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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룽지 前총리가 임칙서 고향을 찾은 까닭

주룽지 前총리가 임칙서 고향을 찾은 까닭

지해범

지난 2003년 초 퇴임 이후 공개장소에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던 주룽지(朱鎔基) 전 중국 총리(82세)가 3월말 일반인들 앞에나타났다. 그가 등장한 곳은 복건성 복주의 임칙서(林則徐) 기념관.이날 비가 내리는 가운데 그는 부인 라오안(勞安) 여사와 함께 짙은 코트 차림으로 직접 우산을 들고 기념관을 참관했다고 중국 언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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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룽지 전총리와 부인 라오안 여사>

당시 기념관에는 일반 관람객들이 적지 않았고 이들이 주 전 총리를 알아보고 핸드폰카메라 등으로 사진을 찍었으나, 경호원들에 의해 가까이 접근하지는 못했다고한다. 주민들에 따르면 주 전총리는머리를 염색했음에도 불구하고하얗게 샌 것이 드러날 정도였으나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주 전총리는 복주를 방문하기전 미리 복주시에 기념관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기념관에서 주 전총리는 아편전쟁으로 서양제국주의에 저항한 임칙서가 ‘협상파’에 밀려 신강(新疆) 국경지역인 이리(伊犁) 변방부대 지휘관으로 강등되어 떠날 때 남긴 유명한 시 ‘부술등정구점시가인(赴戍登程口占示家人/군복무를 떠나며 가족에게 부침)’의 두 구절을 소리내어 낭송했다고 한다.

구이국가생사이(苟利國家生死以) /나라에 이로운 일이라면 목숨을 바쳐 다할 뿐

기인화복피추지(豈因禍福避趨之) /어찌 개인의 화복에 따라 그것을 피하거나 급히 쫒으리오

<참고로 이 시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力微任重久神疲,再竭衰庸定不支。
苟利国家生死以,岂因祸福避趋之
谪居正是君恩厚,养拙刚于戍卒宜。
戏与山妻谈故事,试吟断送老头皮。

재임 시절 주 총리는 ‘나라의 공복으로서 온 몸이 부서지도록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밝힌바 있으며, 특히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면서 "내 관(棺)부터 준비하라"며죽음을 무릅쓰고밀어부쳐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았었다. 퇴임 후 국경절 행사 등 공개석상에 여러번 나타난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과 달리, 주 전총리는 "후임자들에게 부담을 준다"며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전통음악과 얼후에빠져있다는 소식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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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시절의 주룽지>

행동 하나와 말 한마디가 매우 용의주도한 주 전총리가 일반인들의눈에 띄는임칙서 기념관에 나타난 것은, 어떤 정치적 의도가있는 것으로해석할 수 있다. 가령 그는 1996년 청도(靑島)맥주 공장을 방문해서는 ‘민족산업’의 보호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고, 퇴임 후인 2004 8월에도 산동성 연대(煙臺)의 와인 업체인 장유(張裕)를 방문해 외국산 포도주 대신 국산을 애용할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은인자중하며 유유자적하던 그가 이번에임칙서 기념관을 찾은것 역시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려는 것일 수 있다. 그중 하나는 대외정책과 관련한메시지다. 그는 부총리-총리 재임 당시미국의 힘에 눌려 참아야 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금융위기 이후 ‘이빨 빠진 호랑이’ 격이 된미국이 최근 중국에 인민폐 절상압력을가하는 등다시 중국을 견제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후진타오 정부에"강하게 대처하라"는 주문을 넣고싶은 의도일 수 있다.

또 하나는 반부패와 청렴의 메시지다.경제발전과 더불어 부패사건과 부패공무원이 늘어나는 사회풍조에 대해 ‘위국헌신’의자세를 강조하려 한 것일 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의 이런 잠행(潛行)은 퇴임후 어떻게든 또 한자리 해보려고발버둥치는국내의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와 대조적이어서눈길을 끈다./조선일보 지해범중국전문기자 hbjee@chosun.com

1 Comment

  1. 寒菊忍

    2010년 3월 30일 at 4:36 오후

    중국 지도자의 용이주도함,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처세는
    정말 본받을 만합니다.

    그런데 미국이 과연
    중국이 원하는대로 정말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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