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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논리에 ‘길들여지는’ 한국인들

中國 논리에 ‘길들여지지’ 않으려면

지해범(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장 겸 논설위원)

 

이명박 정부 시기 주중 한국 대사가 중국 외교관을 만나지 못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대사 개인의 역량도 도마에 올랐지만, 중국 정부는 집요하게 ‘이명박 정부의 친미 외교’ 탓으로 돌렸다. 국내 일부 학자도 “한·중 관계가 수교 후 최악”이라며 이에 동조했다. 당시 중국은 미국이 금융 위기로 흔들리는 것을 보고 대국(大國) 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아시아의 미국 동맹 체제 가운데 가장 약한 고리인 ‘한·미 동맹’의 틈을 벌리고자 이명박 정부를 ‘친미 정권’이라고 공격했다. 국내 일부 학자가 이런 측면을 도외시하고 중국 주장을 그대로 옮긴 것은 중국 논리에 길들여진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
불법조업중국어선1

<불법조업 중국 어선>

중국은 ‘논리와 명분 만들기’에 강하다. 서해 불법 조업과 관련해 ‘문명적 법집행(文明執法)’이란 용어로 한국을 공격한 적이 있다. 입어(入漁) 허가를 받지 않은 중국 어민들이 한국의 배타적경제수역으로 넘어와(1차 범법), 한국 해경의 정선 명령을 거부하고(2차 범법), 단속하는 해경대원을 흉기로 공격(3차 범법)했는데도, 중국은 ‘원인’은 쏙 빼고 ‘결과’만 부각했다. 만약 한국 어민이 중국 해역에 들어가 흉기로 저항했다면 전원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중국은 최근 사드(THAAD·미국 高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와 관련해 한국을 길들이려 하고 있다. 중국 측 학자와 군인들은 “미국이 한국에 배치하려는 사드는 대북 군사 억지 효과가 없으며 중국을 겨냥한 것이기 때문에 이 무기 체계가 한국에 배치되면 한·중 관계는 파탄 날 것”이란 주장을 편다. 이 주장은 한국에 상당히 먹혀들고 있다. 그러나 ‘사드가 대북 군사 억지 효과가 없다’는 중국 주장부터 틀렸다. 사드는 북한 내륙 깊숙한 곳으로 이동해 한국을 향해 발사되는 중거리 미사일을 타격하는 데 효과가 있다. 또 ‘사드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기 때문에 용납할 수 없다’는 중국 주장도 ‘위협을 과장’한 것이다.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작전 범위로 하는 미국·일본·인도·러시아의 전투기, 미사일, 이지스함은 사드보다 훨씬 중국에 위협적이다. ‘중국의 일부분’인 대만마저도 최근 25억달러를 투입해 대중국 미사일 방어 체계인 ‘천궁(天弓)-3’ 도입을 결정했다. ‘큰 위협’을 두고 ‘작은 위협’을 과장하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다.

중국이 북핵 위협을 제거하지 못하는 한, 한국이 어떤 방어 체계를 도입하든 간섭할 권리가 없다. 만약 중국이 핵무기가 없는 상황에서 인접 적대국이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중국은 가만히 있겠는가? 한국은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핵미사일 방어 체계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그것이 사드든, 아이언돔이든,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KAMD)든, 가격 대비 성능이 가장 효율적인 것을 선택할 권리가 한국에 있다. 칼을 든 강도는 그대로 둔 채 방패를 찾는 피해자만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중국은 한국이 대북 미사일 방어 체계를 갖추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이유가 없다. 미사일 방어 체계를 갖추면 북한의 핵 위협이 먹혀들지 않아 군사 도발 가능성은 낮아진다. 북한도 대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이는 중국의 국익에도 이롭다.

중국은 한반도에서 ‘패권주의’ 유혹을 받기 쉽다. 때론 부당한 논리도 편다. 건강한 한·중 관계를 만들려면, 자위력 강화 노력과 함께 강대국의 부당한 주장을 깰 합리적 ‘논리와 명분’이 필요하다. 이것이 한국 외교에 주어진 과제 중 하나다.

[이 글은 조선일보 2014.10.27 실린 칼럼입니다]

3 Comments

  1. 오옥자

    2014년 10월 30일 at 6:29 오후

    블로그 들어오기가 좀 어려워 진것 같아요.
    기자블로그로 들어와야만 읽을수 있게 되었나 봐요. 이웃새글에 안 뜨네요.

    중국논리에 길들여져 간다는것은 정말 비극입니다.
    그렇게 되어서는 안되는데….

  2. 한국인

    2014년 10월 31일 at 11:44 오전

    한국이 사는 길은 한미관계를 흐트러뜨리지 않는 것입니다.
    결코 남한마저 중국의 완충지대로 전락하는 일은 없어야 하는데…
    요즈음 너무 중국 쪽으로…

    다 그런 구조적 이유가 있겠지요.
    정치란 속을 까뒤집어 보면 기겁할 일이…

    들어오기가 미서버지네요.

  3. 지해범

    2014년 11월 17일 at 3:36 오후

    제 답장이 너무 늦었지요.
    기자 블로그를 새로운 방식으로 바꾸면서 저 역시 들어오기가 어려워졌어요.
    400만이 넘는 방문객을 기록한 옛날 블로그가 하루아침에 내버려지는 것도 안타깝고요.
    그래도 잊지않고 찾아오셔서 댓글을 달아주신 두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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