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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리 암탉을 거느린 수탉(百鷄王)

‘백계왕(百鷄王)’

지해범 조선일보 논설위원 동북아연구소장

周永康5<저우융캉>

한·중 수교 직후 서울 특급 호텔에선 사흘이 멀다 하고 중국 지방정부의 투자 설명회가 열렸다. 행사장에 가보면 중국 성장(省長)이나 시장 곁에 미모 여성이 동행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행사 관계자에게 물어보면 처음엔 “○○ 국장”이라고 직함을 대다 나중엔 한쪽 눈을 끔뻑이며 “애인”이라고 귀띔해줬다. 고위 공직자가 출장길에 ‘애인’을 동반하고, 그걸 일행이 묵인하는 중국 관료 사회의 ‘성(性) 개방’에 놀랐다.

▶중국에서 권력자의 탈선은 흠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하다. 왕조시대가 물려준 일종의 ‘문화’다. 마오쩌둥은 네 아내와 결혼하고도 배우, 외국 여기자, 열차 승무원까지 숱한 여자와 잠자리를 했다. 그는 평생 치아와 중요한 부분을 씻지 않았다고 한다. 그와 관계하고 성병에 걸린 여자들은 오히려 훈장으로 여길 정도였다. 3세대 지도자 장쩌민 역시 묘족(苗族) 출신 여가수와 내연 관계였다는 중화권 보도가 나왔다.

▶윗물이 흐리면 아랫물도 흐리게 마련이다. 중국 인민대학 위기관리연구센터가 조사해보니 부패 관리의 95%가 정부(情婦)를 뒀고 최고위 간부 60% 이상이 첩이 있었다. 권력과 부패와 축첩(蓄妾)이 맞물려 있다는 얘기다. 몇 년 전 중국의 한 인터넷 블로거가 120만 회원의 투표를 받아 가상 ‘얼나이(二奶·첩) 올림픽’을 열어 풍자했다. 정부 146명을 둔 관리에겐 수량(數量)상, 여대생 17명과 호텔을 드나든 관리에겐 정력상, 애인들과의 성생활을 일기 95권에 기록한 관리에겐 학술상이 돌아갔다.

보시라이가족<보시라이와 부인 구카이라이, 아들 보과과>

▶보시라이 전 충칭 당서기의 몰락도 축첩에서 시작했다. 그는 다롄 시장 시절 다롄TV 미녀 아나운서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다 아내에게 발각됐다. 사이가 틀어진 아내는 영국인과 사업을 모색하다 그를 독살해 남편의 정치 생명에 치명타를 안겼다. 술·담배를 안 하는 보시라이는 정부 28명을 거느려 ‘보치라이(勃起來·발기래)’라는 별명까지 있었다.

▶중국 반부패 투쟁의 최대 거물 ‘호랑이’로 꼽혀 온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의 7대 범죄 혐의에도 어김없이 ‘간통과 매춘’이 들어 있다. 당국은 그제 저우가 “권력과 금력을 매개로 다수 여성과 관계했다”고 발표했다. 사람들은 그를 100마리 암탉의 왕, ‘백계왕(百鷄王)’으로 불렀다. 스물여섯 살 아래 방송사 여기자와 결혼하려고 조강지처를 교통사고로 위장 살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첩 둔 관료들이 몸을 사리겠지만, 축첩은 곰팡이처럼 다시 피어날 것이다. 축첩에 너그러운 풍토가 사라지지 않는 한.

[이 글은 조선일보 2014.12.9 만물상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지해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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