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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리는 샌디에이고


출처:http://ublog.sbs.co.kr/forumjoon?targetBlog=34228

그렇게화창하다는샌디에고날씨가

스산하다못해부슬부슬비까지내리는것을보고영찜찜하다싶었다.

우리선수들이우중경기에더강한이유가

돔구장하나없기때문이라는기사를읽으며억지위안은했지만

서울의봄보다는도쿄의초겨울에더가까운분위기에아무래도불길한예감이들었다.

한번그런예감에휩싸인뒤에는보는것마다의심스럽다.

조1위로올라간덕에홈팀이돼하얀유니폼을입은우리선수들이어쩐지점잖은선비같았다면

만화에나오는우주전사같이치장한일본팀은싸울준비가돼있어보였다.

불길한예감이적중할때의짜증스런심정이란…

경기시작부터팽팽한투수전이펼쳐졌다.

특히일본선발우에하라의구위에는독기가서려있었다.

이종범,이승엽,최희섭으로이어지는라인업이작심하고배트를휘둘러도

번번히파울이나는데거의한결같이당기지못하고밀려맞는방향이다.

그리고는악몽의7회.

스포츠에서맞수끼리의승부란마치홍수에둑이무너지는것과같다.

버티다버티다순식간에모든인내가수포로돌아가는것이다.

실력은간발의차이에불과해도점수는터무니없이벌어지기일쑤다.

그해의베스트두팀이맞붙는미국수퍼볼도번번히큰점수차로승부가갈린다고하지않는가.

한번승기를잡으면방망이든공이든몇배로크게보이는법인가보다.

반면둑이무너진우리팀선수들은순식간에근육의탄력을잃었다.

경기는일본의일방적인승리로끝났지만관중석에서벌어진또다른경기는한국의압승이었다.

붉은악마도없었고따로응원석이마련된것도아니었지만

우리교민들은남가주지역의압도적인교민분포를기반으로뜨거운응원을펼쳤다.

패색이짙어가는9회말까지비와추위에도불구하고

한결같이자리를지키며대~한.민.국을외치는모습이고마웠다.

우리가이기기는했어도

샌디에고의한일간응원전은서울이나도쿄의그것과는사뭇달랐다.

한국관중들에포위돼마치독도처럼외롭게모여앉아서도

거리낌없이일장기흔드는일본인들모습이자연스러웠다.

우리쪽에서대~한.민.국을목청껏외치다잠시숨돌릴라치면

어김없이‘이치로파이팅’이나‘GoJapan’같은구호가끼어들었다.

그모습에한국관중들이웃음을터뜨리며박수까지쳐주면

일본관중들도뭐가그리좋은지낄낄거리며목소리를더높이곤하는것이었다.

한일본인관중이손에들었던일장기를떨어뜨린것도모르고걸어가자

뒤따르던한국인관중이집어건네주는장면도목격됐고

비를피해천장안쪽으로사람들이몰렸을때는

한.일.한.일.한.한.한.일같은순서로서로어울려경기재개를기다리기도했다.

샌디에고펫코경기장은이를테면한.일갈등자유지대였다.

일본인들몇몇을인터뷰했다.

"한국이너무강해서일본은정신력으로이긴겁니다.”

"한국선수들도참잘했습니다.하지만세번붙어서세번다이길수는없잖아요.”

대부분이런대답들이다.

한일본인은

"어쨌든아시아팀이4강에나란히오른게자랑스럽지않습니까?”라고했다.

‘당신지금아시아운운하는게혹시대동아공영권얘기하는거아냐?’라는

속좁은생각도들었지만얼른뱃속으로삼켰다.

그는고통의역사를이해하지못하는어린유학생일뿐이다.

사실해외에나와보면일본인들을한국인보다훨씬더외롭다.

많은외국인들은엔화의달콤한맛을노려

겉으로는일본인들을그럴듯하게대접하지만뒤로돌아서면그만이다.

역사에씻지못할죄를짓고도별로뉘우칠기미를보이지않는일본낡은세대가남긴업보다.

유엔과저개발국가들에그토록돈을쏟아붓고도

안전보장이사회진출이난망일수밖에없는이유가여기있다.

그래서그런지외국에나가면일본인들은

한국사람만보면좀친해보려고기웃거리는경향이있다.

왠지익숙한느낌이드는모양이다.일방적인친근감인셈이다.

대학시절기숙사에나오키라는일본유학생이있었다.

늘외롭게지내는게안쓰러워서한국학생들끼리어울릴때몇차례끼워줬더니

그날부터우리뒤를졸졸따라다니며반한국인이됐다.

그는일본유수증권회사의중간간부가된지금껏공개적이고적극적인친한파로남아있다.

외로운일본인.

해방60년이넘도록나아지는게없는한일관계를개선할단초가

여기에있을수도있다고하면지나친확대해석일까.

따질건따지고책임을물을건묻더라도

외로운사람들을때때로가슴에품어주면달라지는게있을법도하다.

어제에대한인식이없는일본의젊은이들이특히좋은대상이다.

기성세대의집요한국민교육에현혹돼

똑같은역사인식으로무장하기이전에우리가먼저그들의마음을사는것이다.

잘못한쪽이먼저고개숙이고나와야지

피해자인우리가뭣하러그러냐는볼멘소리는잠시접어두자.

역사가아무리약육강식의반복이라고하지만

그래도옹졸한민족보다는가슴넓은민족이더잘살아왔다.

이젠뭐,일본의국기라는야구에서도3판이면우리가양승을하는세상인데……

아니룻다의 눈병

Photo:sni629

부처님께서기원정사에계실때였다.

그자리에아니룻다도있었는데그는법회중에꾸벅꾸벅졸았다.

부처님께서법회가끝난뒤아니룻다를따로불러말씀하셨다.

"아니룻다야,너는어째서집을나와도를배우느냐?"

"그런데너는설법을하고있는자리에서졸고있으니
어떻게된일이냐?"

아니룻다는큰허물을뉘우치고꿇어앉아부처님께대답하였다.
"이제부터는이몸이부서지는한이있더라도다시는부처님께서

설법하실때졸지않겠습니다."

이때부터아니룻다는밤에도자지않고뚠눈으로계속정진하다가

마침내눈병이나고말았다.
부처님은아니룻다에게타이르셨다.

"아니룻다야,너무애쓰면조바심과어울리고

너무게으르면번뇌와어울리게된다.

너는그중간을취하도록하여라."

그러나아니룻다는전에부처님앞에서다시는졸지
않겠다고맹세한일을상기하면서부처님의타이름을들으려하지않았다.


아니룻다의눈병은날로심각해져마침내앞을볼수없게되고말았다.
그러나애써정진한끝에마음의눈이열리게되었다.

[증일아함경역품(力品)]


"Spring"-LudwigVanBeethoven
SonataNo.5forPiano&ViolininFMajor
1stMovement-Allegro
By.man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