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을 뜨다

 

음력 정월 초사흩날이며 양력으로 2월10일날은

간장을 담느라 진한 소금물에 쥐눈이 콩 메주와 건청양고추 대여섯개와

대추, 숯을 섞어 담가놓은지 꼭 41일째이다.

40일이 경과되면 간장을 뜨기 좋은 날이라했다.

간장을 큰 항아리에 담가놓고 수시로 들여다 보곤했다.

가끔은 새끼손가락을 간장물에 넣었다가 빼서 혀에 대 보곤했다.

짭짜름한 맛이 제법 간장 같았다.

검은빛을 띤 쥐눈이콩이라 그런지 벌써부터 간장빛이 나는듯도 했다.

항아리 속에 있는 걸 봐서 그렇지 간장물을 떠서 보면 빛이 연해보이리라.

깨끗이 씻어서 말려 놓은 빈항아리를 작업하는 곁에다 옮겨 놓았다.

개복숭아청이 오래 담겨있던 항아리는 향긋한 과일향이 났다.

향이 나는데 괜찮을까..어때 음식에도 넣는데..향이니 괜찮겠지..

된장향하고 같니?..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다 한다.

주방에서 뜰채를 가져다 항아리 안에서 둥둥 떠 있거나 가라앉은 메주조각들을 건졌다.

함께 떠 있는 고추랑 숯과 대추가 거틱거렸다.

이걸 어쩌지?..하다가 모두 건져서 빈 항아리 밑에 깔았다.

대추는 일일이 씨를 발라냈다.

어디서 대추씨는 아니지만 매실이나 복숭아 씨앗은 청을 담아 100일이 지나면 독이 나온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안전한게 제일이지 하면서 대추씨를 발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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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도 여름에 혹여 벌레라도 나면 어쩌나.. 혹시 방제가 되지 않으려나 싶어 깔기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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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져낸 메주를 두손으로 문지르고 비벼서 뭉친것들을 뭉그려트렸다.

곱게 뭉그려진 메주를 항아리에 차곡차곡 꼭꼭 눌러 담았다.

그리고 항아리 뚜껑을 꼭 덮어 놓았다.

해가 잘드는 창앞에 옮겨 놓고 부디 맛난 된장이 되길 빌었다.

간장을 뜨다”에 대한 14개의 생각

  1. 데레사

    나도 지금 이 타입으로 방을 꾸며봤드니 컴 밑에 자꾸만 위험성이라는 경고가 뜨고
    또 댓글이 사라지고 그 전 포스트들도 줄줄이 보이고 해서 도로 옛날로 돌려
    놓았습니다.
    지금 예원님 사진이 엑스박스인데 그건 왜 그럴까요?
    방 한번 예쁘게 꾸며 볼려고 했드니 그것도 뭔 방해가 많아서 좀 더 연구해서
    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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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睿元예원 글쓴이

      카테고리가 주인에게만 보이는군요.
      데레사님 요즘은 글을 자주 못쓰고 하니 무신경해집니다.
      설명절 잘 보내셨는지요?
      올해도 건강하셔서 좋은 글 많이 보여 주셔야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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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벤자민

    과거 어릴적에 고추랑 숯 띄워던 생각납니다
    위의 사진이 배꼽으로 나오고 있어요
    호주가 너무 멀어 오다가 쉬었다 오는걸까요 ㅎㅎ
    구정 잘 보내셨습니까?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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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睿元예원 글쓴이

      간장에 듸웠던 거를 된장 바닥에 까느라고 중얼거렸지요.ㅎㅎ
      구정 긴긴연휴를 잘 보냈습니다.
      벤자민님도 새해에 큰복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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