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표 숫자에 감춰진 비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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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의 가격표(price tag)에 간교한 가격 책정 술수(sneaky pricing tricks)가 깔려 있다는 건 누구나 안다. 9.99달러와 10달러 사이에 불과 1센트 차이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넘어간다. 그런데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천양지차(a world of differences)의 심리적 효과도 있다. 가령 9.99처럼 소수점이 붙어 있는 숫자(number with decimal points)는 남성들, 10처럼 우수리 없는 숫자(round number)는 여성들에게 더 관심을 끈다고 한다. 따라서 고객이 남성이냐 여성이냐에 따라 가격을 살짝 바꾼다(slightly tweak the price).

9.99와 같은 가격 형태가 처음 도입된 원래의 이유(original rationale)는 따로 있다. 계산대 직원이 현금을 슬쩍 호주머니에 넣는(whisk the cash into their pockets)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잔돈을 거슬러 주려면(give change) 계산대 서랍을 열고 판매 기록을 남겨야 해서 ‘삥땅’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것이 염가·할인 판매를 하는(sell on sale or at a discount) 것 같은 효과를 불러오게 됐던 것이다. ‘왼쪽 숫자 효과(left digit effect)’라는 것도 있다. 소비자들이 애써 가격표의 끝 숫자까지 읽으려 하지 않고(can’t be bothered to read all the way to the end of a price) 맨 왼쪽 숫자가 낮으면 싸다고 성급한 판단을 내리는(make hasty judgments) 것을 말한다.

그러나 고가의 상품을 파는 곳에선 .99를 거의 붙이지 않는다. 부유층 고객이 소수점 이하에 신경도 쓰지(pay attention to them) 않을뿐더러 오히려 싸구려 이미지를 풍기는 역효과만 내기(cause a reverse effect) 때문이다. 어차피 고급 상점에는 필요성보다 욕구를 사러 들어가는 것이어서 가격에 대한 의식적 결정을 내리지(make conscious decision) 못한다.

고급 식당(high-end restaurant) 메뉴판에는 가격 숫자만 적혀 있고 화폐 단위는 없는 경우가 많다. 이것도 하나의 심리적 전략(psychological strategy)이다. 90,000원의 ‘원’과 같은 화폐 단위는 손님에게 돈을 너무 많이 쓴다는 쓰라림을 생각나게 한다(remind diners of the pain associated with spending too much money). 비싸다는 느낌이 들게 된다. 반면 90,000이라고 적어놓으면 그런 심리적 부담에 둔감해진다(become insensitive to such psychological burdens).

어떤 레스토랑에서는 아예 음식값을 숫자가 아닌 글자로 써놓기도 한다. $90 대신 ninety dollars라고 표기하는 식이다. 그러면 가격을 판독하고(spell out the price) 이해하는 데 시간이 더 걸려서(take a few more moments to comprehend) 비싸다는 느낌도 느슨해진다. Ninety dollars와 같이 기울임꼴로 써놓은(write it out in italics) 곳도 있다. 왜? 좀 더 시간이 걸리는 효과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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