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리는 지금 어방축제 중

광안리는 지금 어방축제 중

 

 

백수가 과로사 한다는 말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딱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하루해가 어떻게 가는지를 알지 못할 만큼 시간이 후딱후딱 지나버리길 하는 것이다. 시간과 나이는 비례한다고 하던가. 50대는 시속 50킬로로, 60대는 60킬로로, 70대는 70킬로라는 말이 전혀 억지가 아니라는 듯이 시간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 듯싶었다.

언제 그 아까운 청춘이, 불혹이, 지천명이, 이순이, 새벽의 이슬같이 사라졌는지를 알지 못해 하는 이즘이다.

 

오늘은 학원에 포토샵 수업을 들으러가야 한다. 젊은 날 하다 만 사진작업을 고희를 앞두고서 다시 시작하고 보니 필카 시대에 느껴보지 못했던 다양한 촬영 후 작업이 디카 시대엔 필수가 된 듯싶어서 마지못해 전문학원에 등록을 하고 몇 주째 청강을 하고 있긴 하다. 일주에 한번 출석인데 지난주엔 초등학교 총동기회 모임 건으로 고향에 다녀오느라 출석을 못했고, 오늘은 이달 들어 세 번째 출석이 된다. 뒤늦게 낯선 공부를 하느라 굳어진 머리에 쥐가 내릴 지경인데, 그것도 완전초보가 기초부터 자상한 설명을 곁들인 개인지도방식이 아닌 집단지도 교습에, 치매초기인 듯 기억력이 젬병인 노화된 머리로 선배기수에 끼어서 진도를 따라가기란 애당초 불가능한 노릇이었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 했다. 있는 눈치 없는 코치 다 부려 하나라도 따라가려면 분골쇄신 노력할 밖엔 다른 방법이 없다는 생각에 미친다. 비슷하게라도 눈에 익혀 놓으면 반복학습 때 필시 도움이 되리라는 자위로 간신히 시간 때우기를 하는 셈이다.

 

학원 수업이 끝나면 오늘은 또 꼭 들려야 할 곳이 있다. 바로 광안리 「어방축제」에 출사할 일이다. 모든 축제에는 사진의 소재가 될 내용이 풍부하리라는 내 나름의 판단이 서서다. 학원이 있는 금정구 구서동에서 수영구 광안리역까지 가려면 도시철도로 약 1시간이 걸릴 듯싶어 조바심이 났다. 어차피 개막식은 못 볼 것이나 해지기 전에 공개행사가 있다면 몇 커트 담을 수 있을 것 같아 그것이 걸음을 재촉하는 빌미가 되었다. 시니어가 살아가는 방법에 무슨 기발한 묘안이 있을 리 없다. 그저 하루하루 작은 기대가 있고 의욕이 있어 몸을 움직일 수만 있다면 그것이 그대로 삶의 활력소가 된다고 믿고 실천할 따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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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방(漁坊)』은 예로부터 어로활동이 활발했던 수영지방의 어업협동체를 일컫는 말로 전통을 이어간다는 의미에서 “광안리어방축제“로 명칭을 정하고 매년 4월 중에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수영지방은 예로부터 어자원이 풍부하여 부산지역에서는 가장 먼저 어업이 발달한 곳인데, 조선시대 경상좌수의 설치에 따른 수군의 부식문제와 관련하여 어업은 더욱 발달한 것으로 여겨진다.

현종 11년에는 성(城)에 어방(漁坊)을 두고 어업의 권장과 진흥을 위하여 어업기술을 지도하였는데, 이것이 좌수영어방이며, 이 어방은 어촌 지방의 어업협동기구로 현대의 수산업 협동조합(어촌계)와 비슷한 의미이며, 공동어로 작업때에 피로를 잊고, 또 일손을 맞추어 능률을 올리며 어민들의 정서를 위해서 노래를 권장한 것이다.

당시 행해지던 어로작업과정을 놀이로 구성한 것이 『좌수영어방놀이』로 중요무형문화재 제62호로 지정되어 보존*전승되고 있으며 광안리어방축제는 이러한 수영 지방의 전통을 이어나간다는 의미에서 「어방(漁坊)」이라는 축제명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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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수영구청과 자매결연을 맺은 전북 부안군청에서 홍보관을 열고 특산물을 선봬고 있다. 때맞춰 부안군청도 다가오는 5월6일부터 8일까지 『부안마실축제』를 홍보하느라 어방축제에 놀러나온 관광객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는 등 열의를 보여 훈훈한 지자체들과의 우정을 돈독히 하는 모습이었다

4 Comments

  1. 靑睦

    2016년 4월 24일 at 1:10 오전

    이중으로 포스팅한 건, 앞서 올린 것에 사진이 배꼽만 나온다기에 다시 올려본 것입니다. 기능이 정상적이면 하나는 삭제하겠습니다.

  2. 데레사

    2016년 4월 24일 at 5:03 오전

    여기는 사진이 제대로 다 보입니다.
    어방축제가 무슨 뜻인가요?

    광안리에 잠깐 살았던 적이 있어요.
    물론 그시절의 모습은 간데 없겠지만 그리움으로
    남아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3. 산고수장

    2016년 4월 27일 at 8:42 오후

    이렇게 어려운 위블에서
    글과사진을 세심하게 다듬어 올리신 기술에 감탄하겠습니다.
    자주들러서 많이 배워가겠습니다.
    오시어서 베푼 따뜻한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많이 회복되어 오늘은 친구와
    스크린 골프 한게임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靑睦

      2016년 4월 29일 at 1:41 오전

      처츰차츰 회복 되실겁니다. 이젠 나이가 초조해 할 그럴 때는 아니지요. 만물과 만사를 일정 간격으로 두고 관조하면서 살아나가야 할 나이입니다. 그래도 블로그를 운영 하실 줄 아시니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거기에 고생하시는 어부인께 매일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말과 행동으로 표하신다면 금상첨화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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