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병을 화분으로 재활용하기

무늬접란 잘 키우는 사람들이 쓴 글을 보니, 이 식물이 워낙 왕성하게 잘 자라서, 일년에 한두번 포기 나누기를 해준다고 한다. 일전에 우리집 무늬접란이 자꾸 잎끝이 타들어가고, 잘 자라지 않은 이유도, 이제보니, 뿌리가 너무 자라서 숨쉬기 어려웠던 것 아닌가 싶다.
확실히, 그 후 러너들을 잘라서 물에 넣어 뿌리를 더 내린 다음에 작은 화분에 옮겨 심으며 관찰한 바, 한두 뿌리만 심은 화분의 것들이 더 잘 자라고, 여러 개 함께 심은 화분에서는 더디 자란다.

작은 화분을 계속 사기도 그렇고 해서 궁리하던 중, 생수병을 화분으로 이용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처음엔 그냥 절반 잘라서 아래 바닥에 물구멍을 낼까 했는데, 그보다는 물이 넘쳐도 숨구멍이 막힐 염려없는 방식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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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가운데를 잘라서 윗부분을 뒤집어 꽂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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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부분이 너무 높아서 균형 잡기 어려울 것 같아서, 한마디 정도를 잘라낸다. 더 이상 자르면, 윗부분을 걸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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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부분에는 숨구멍을 한쪽에 열개 정도 뚫을 것이다. 물이 절반 높이로 차올라도 숨을 쉴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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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 부분에는 스치로폴을 잘게 잘라서 넣고, 그 부위에도 숨구멍을 대여섯개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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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화분에 네 뿌리 정도 자라고 있었는데, 그 중 두개를 뽑았다. 뿌리는 그다지 많이 엉킨 것 같지는 않고, 플라스틱 스푼으로 꾹 누르니 분리가 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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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모양이다.  전에 분갈이 하면서 남은 흙 중에서 마사토가 많이 들어간 흙으로 거의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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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 조금 줬더니 바로 밑으로 배수된다.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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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병 절반 정도의 흙의 양은, 한달 반 전에 다이소에서 2천원주고 산 미니 해바라기 씨앗과 화분 세트 정도의 분량이다.  몇 달 후에는 또 포기나누기를 해줘야할 지도 모르겠다. 아이비처럼 너무 잘 자라면, 골치 아파진다. 사람들에게 좀 분양시켜야하는데, 가져가겠다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토요일 대 멕시코 전을 보다가,   한골 먹는 것을 보다가 심장 멎을지도 몰라서, 이 분갈이 작업을 하면서 TV를 소리로만 들었다)

 

1 Comment

  1. 데레사

    2018년 6월 26일 at 8:42 오전

    ㅎㅎ
    심장 졸이기는 마찬가지지만 저는 끝까지
    봤어요.
    패트병 아이디어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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