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문구류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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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펜이라는 미국회사도 나름 이름있다. 적어도 미국인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아버지 유품인지 생전에 내가 얻어온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 샤프는 거의 안 쓴다.  이 재질이 스뎅일텐데 오래 방치되어 벌건 녹 슨 것도 봤다.
크로스의 이 가느다란 형태의 볼펜도 흔한데 클립이 일찍 휜다. 다 내다 버렸다.
난 이 디자인이 맘에 안든다.너무 가늘어서 잡고 쓰기 불편하다.
이 샤프에 들어있는 연필심은 내가 산 걸까? H 심 쯤 되는 듯 ..너무 옅은 심이다…  드로잉할 때 써 보려고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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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검색해보니, 이 모델이 거의 오리지널인 것 같다. Cross Classic Century 모델이다. Classic 은 연필심이 0.9mm 다. 이후 Century 모델은 0.7mm, 0.5 mm 심으로 변경되었다.  0.9mm심을 찾는 것도 힘들다. ebay에도 여러가지 회사제품이 있긴한데, 배송비가 제품값의 3배쯤한다. 우리집 동네에 아트박스가 있던데 한번 가봐야하겠다.  0.9mm심이야 지금 몇개 들어있으니, 아마 10년은 더 쓸 것인데, 이게 HB이거나 H쯤 되는 듯… B나 2B사려하니 ebay에서 비싸게 사야하니, 어디 미국 갔다올 사람한테 부탁하던지.. 아니면 가까운 일본이라도..
또 Red, Green, Blue 심도 있던데, 칼라 0.9mm심은 진짜 구하기 어렵네..

누가 그랬다. 고급 (비싸다는 의미로) 문구를 사는 이유는, 실제로 그 용도로 탁월한 기능이 있어서 사는 게 아니고, 과시용으로 사는 것이라고 했다. 그 설명이 대강 맞다. 비싼 벤츠 자동차 사는 이유와 같은 것이다. 특히나 샤프펜을 왜 사겠나. 일제 샤프 몇천원이면 아주 좋은 거 아주 가는 연필심이랑 아주 좋은데, 왜 몇만원 혹은 몇십만원짜리 샤프펜슬을 사는가 하면, 비즈니스 상, 상대방이 고급 만년필이나 볼펜 등을 꺼내서 끄적 거리면 그 사용자의 안목을 인정해주게 된다. 싸구려 플라스틱 볼펜 꺼내서 사용하는 사람은 일단 평가절하하는 식이다.  몽블랑 볼펜이나 만년필 혹은 듀퐁 라이터 등을 사갖고 다니면서 거래 상대방에서 슬쩍 슬쩍 보여주는 것만해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본다.   이런 것은, 남자 비즈니스 세계에서 흔하다. 고급 양복이라든가, 고급 서류가방 등에 상대방은 뭔가 주눅이 들 수 있다.
특히 빈티지의 경우는, 그걸 빈티지로 알아보는 사람에게는 대단한 효과가 있다. 비즈니스 상대자와 사업 외적인 이런 것으로 교감할 수 있는 효과는 무시못한다.

Cross Classic Century 0.9mm 심을 사용하는 샤프를 (반짝반짝 잘 손질해서) 회의 테이블 위에 꺼내놓는다든지, 프레젠테이션 할 때 이런 것을 사용해서 가르킨다든가 할 때 누군가가 그게 빈티지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다.

이 classic 형과 0.7mm century model 공용의 지우개가 있는데, 모델 No. 가 #8753 인가 하고.. 0.9mm 용으로 원래 나왔던 건 8403인가 하는데,  #8753 을 뒤졌더니, 다행히 펜카페에서 아직 재고가 있나보다. 쥐똥만한거 5개 값이 6천원쯤…  여기에 배송료 2,500원.. 그래도 ebay에서 배송료 포함 2만여원 내는 것 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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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배송료 내는데 연필깎기도 샀다. 지난 번 영풍문고에서 산 천원짜리는 언제 뿌러질지 모를 정도로 약하게 만들었다.  파버카스텔 브랜드치고는 아주 싸다. 3,200원.

자.. 이렇게 하면 완성이다… 난 필요없고, 아들아이에게 설명해주고, 훗날 아들아이가 유용하게 쓰게 되길 바랄 뿐이다.

1 Comment

  1. 데레사

    2018년 7월 12일 at 8:29 오전

    나는 필요없고…에 빵 터졌습니다.
    저는 뭐 그때 그때 손에 잡히는대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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