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다이어트 일기

담배 끊은 남자와 다이어트 성공한 남자에게는 딸을 시집보내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전자는 자주 언급되는 말인데 후자가 진짜로 있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쨋든 다이어트가 담배 끊는것처럼 쉽지 않다는 이야기인듯 합니다.

저 또한 여러가지 이유로 다이어트를 시도했고 약간의 효과를 본 적도 있으나 이내 원점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여러번 겪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딱히 강력한 의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성공이나 실패를 논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듯 합니다.

그러던 차에 최근 3개월간 강력한 의지로 다이어트를 실행했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였습니다. 그 기록을 남겨 보려 합니다.

< 다이어트 기간 중 체중 그래프 >

체중변화화

0. 왕도는 없다. 그러나 정도는 있다.

세상 일이 다 그렇습니다. 빠른 길, 쉬운 길은 없습니다. 하지만 목적지로 안전하게 인도하는 바른 길은 있습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비법이라고 하는 것이 실상은 그 알맹이를 감춘 껍데기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니면 가서는 안되는 길입니다. 다이어트를 위해 위험한 수술을 감행한 한 연예인의 비극은 가서는 안되는 길에 대한 경종을 다시금 울려줍니다. 노력과 인내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가서는 안되는 길입니다. 노력과 인내 없이 위험만 감수하겠다면 그것은 도박의 다른 이름일 뿐입니다. 노력과 인내할 마음자세만 되어 있다면 시중에 나와있는 신뢰할 만한 방법들은 모두 비법이 될 것입니다. 저는 그간 들은 이야기들을 토대로 혼자만의 방법으로 실천하였습니다. 딱히 방법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하지만요.

1. Step 1. 이유 찿기

다이어트를 하고자 하는 명확한 이유를 먼저 찿아야 합니다. 막연히 건강을 위하여 같은 이유로는 계속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유는 거창하기보다는 단순 명료하고 단기적이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건강관리를 위한 일상적인 약들을 끊기 위해서라는 명확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주치의가 일단 살을 빼고 고려해보자고 했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명확해야 합니다.

2. Step 2. 내 몸에게 통보하기

처음부터 무언가를 성취하려고 서두르면 안됩니다. 흔히들 다이어트를 칼로리의 산수라고 하지만 그 산수란게 꼭 덧셈 뺄셈만은 아닙니다. 우리 몸은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우리 몸은 현재의 상태를 항상 유지하려 합니다. 폭식을 하면 열심히 칼로리를 소모하여 살을 덜 찌게 하고, 금식을 하면 비상 상태로 인식하여 칼로리 소모를 줄여 체중을 유지하곤 합니다. 몇일간의 금식으로 빠진 살이 금방 다시 원상복귀하는 이유입니다. 일단 처음 이주일간은 몸에게 준비를 하게 해야 합니다. 급격한 금식보다는 평소에 잦았던 간식이나 야식을 줄이고 밥 한술 덜 먹는다든지 하며 칼로리 입력을 서서히 줄여나가야 하며, 매일 하지않던 규칙적인 운동을 꼭 해야 합니다. 그것만으로도 몸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시작할 겁니다. 아침 산책도 좋고 줄넘기도 좋습니다. 유산소 운동이 좋겠지요. 산책은 40분 이상, 줄넘기는 1,000 개 정도가 적당해 보입니다. 절대 무리하면 안됩니다. 문제는 과연 이 과정을 이주일동안 끌고 나갈수 있는냐이니까요. 3일 이상 빠지지 않고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금방 깨달을 것입니다. 혹자는 이 과정을, 지방을 축적하는 습관에 젖은 몸을 지방을 소비하는 몸으로 바꾸는 단계라고 합니다. 사실상 제일 힘든 기간입니다.

3. Step 3. 세 배의 법칙

무언가를 성취하려면 세 배의 법칙을 기억해야 한다고 합니다. 즉 내가 지금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의 세 배의 노력 이상을 투입해야 성과가 난다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 몸은 산수에 익숙해졌습니다. 즉 입력되는 칼로리와 소모되는 칼로리의 차이만큼 다이어트 효과를 볼수 있는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입력 칼로리가 줄어들고 소모 칼로리가 늘어나는 것을 더 이상 비상 사태로 인식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인지하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이제 세 배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제부턴 무리해야 합니다.

준비 기간에 줄넘기 1,000 개를 꾸준히 했다면 이제는 3,000 개를 매일 하면 됩니다. 단숨에 늘리지는 못할 테지만 그 기간은 짧아야 합니다. 하루에 500개씩 늘려서 단숨에 3,000 개씩 실천해야 합니다. 이제부턴 근력 운동도 필요합니다. 근력 운동은 다이어트에는 큰 효과가 없지만 줄어든 체중을 유지하는 데는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일주일에 두세번 피트니스 센터나 집에서 1시간씩 근력 운동을 동반합니다. 이 때도 어김없이 세 배의 법칙을 적용합니다. 한 운동 기구에서 20개 정도가 내가 생각하는 적당량이라면 그걸 3 set, 즉 60개를 합니다. 실제로 트레이너들은 5배 이상을 시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한번 더 하게 합니다.

산책을 40분 했다면 이제는 2시간 이상 해야 합니다. 하루 세끼 꼬박꼬박 먹었다면 한끼로 줄여야 합니다. 물론 일상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저칼로리 간식으로 에너지를 보충하여야 합니다. 그렇다고 주객이 전도되면 안됩니다. 요는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의 세 배의 노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실천하는 시작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우리 몸은 이미 시동이 걸렸기 때문에 곧 익숙해질 겁니다. 서두르지 말고, 매일 하기가 어려우면 격일로 혹은 번갈아가면서 꾸준하게 무리해야 합니다. 시동이 걸린 상태에서 속도를 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급격한 브레이크만 밟지 않는다면.

4. Step 4. 타협하지 말기 그리고 충격 요법.

가장 무서운 것은 타협입니다.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오늘 특별한 일이 있었는데 빼먹고 내일 하지 등등. 타협하는 순간 모든 것은 끝이 납니다. 담배를 끊을때 ‘오늘 딱 한개피만’ 의 유혹입니다. 목표만 생각하고 타협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 기간중 근력 운동을 하다 눈의 실핏줄이 터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호들갑을 더 떨었는데 병원을 가니 별 거 아니고 가만 놔 두면 괜찮아지고 운동도 계속 해도 된다고 합니다. 비전문가의 호들갑보다는 전문가의 말을 듣고 동요하지 마세요. 세상에는 언제나 되는 이유와 안되는 이유가 존재하고 어떤 걸 선택할지는 각자의 몫입니다

가끔씩 충격 요법이 필요합니다. 이제 우리 몸은 입력 칼로리와 출력 칼로리의 차만큼 비교적 정직하게 체중을 결정하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여유가 있는 주말 10 Km 행군이라던지 100 Km 사이클이라던지 하는 충격 요법으로 뺄셈의 효과를 극대화시켜 보십시오. 입맛이 없다면 하루 정도는 아예 금식을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건강 염려 ? 다이어트를 해야 할 정도라면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듯 하나 의사의 상담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5. Step 5. 포기하지 않으면 게임은 계속된다.

아주 중요한 단계입니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항상 꾸준할 수는 없습니다. 사회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탈은 수시로 있습니다. 회식, 뷔페, 명절 등등… 그리고 가끔씩 주체할수 없는 식욕 등입니다.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원칙이나 완전히 억누르려 하다 보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꼭 필요한 일탈은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나 절대 포기하면 안됩니다. 이미 시동이 걸렸고 속도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에 브레이크는 어쩔수 없으나 시동이 꺼지게 해서는 안됩니다. 하루 일탈을 했다면 바로 더 많은 노력으로 빠른 시간 안에 회복해야 합니다. 위 그래프를 보면 중간 중간 칼로리 입력이 많았던 시점에 어김없이 체중이 상승했지만 그 이후 노력으로 바로 회복을 했기 때문에 추세가 계속 유지되고 있습니다. 나 자신과의 게임은 포기하는 순간 끝나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계속됩니다.

6. Step 6. 배부름에 익숙한 몸에서 배고픔에 익숙한 몸으로

이제 마지막 단계입니다. 만약 성공적으로 과정을 마쳤다면 우리 몸은 큰 변화를 겪었을 것입니다. 과정 중에 행했던 절식과 운동의 습관들은 이제 끝이 아니라 습관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슬픈 이야기이지만 담배를 끊는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영원히 담배를 멀리하는 것이듯이 다이어트의 끝 역시 존재하지 않고 영원히 다이어트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습관이 되었기 때문에 그리 힘든 일이 아니라 조금만 신경을 써 주면 될 일입니다. 끝이라고 선언하는 순간 우리 몸은 다시 이전의 상태를 그리워하며 돌아가려 할 것입니다. 이제는 배고픔이 불쾌한 상태가 아니라 견딜만하고 오히려 즐길만한 일상의 느낌처럼 여겨지기도 할 것입니다. 배부름에 익숙한 몸에서 배고픔에 익숙한 몸으로 바뀌었다면 아마 좀 더 건강한 삶을 살 준비가 된게 아닐까요. 원래 그게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하니까요.

처음에 언급한 담배끊고 다이어트 성공한 남자가 되어버렸습니다. ^^ 위의 그래프와 과정들은 비단 다이어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상 대부분의 일에 다 적용할수 있습니다. 위 그래프를 뒤집어 보면 훌륭한 수익률 그래프가 됩니다.

(가끔씩 연예인들이 나와서 식이요법만으로 체중 감량을 했다고 합니다. 물론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하루 이틀이 아니고 몇달씩 먹고싶은 것을 아예 끊는 것은 다이어트가 아니라 고행과 수행의 영역입니다. 배역에 대한 연예인들의 집념 같은 절박한 생존의 이유가 아니고서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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