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죄가 없다

1979년 10월 27일 아침, 소년은 엉엉 울면서 학교로 향했다. 대통령이 죽었단다. 그렇게 슬프게 하루를 보냈다. 나중에 그 소년이 크서, 그렇게 슬퍼한 그 대통령이 자신의 큰 업적에도 불구하고 말년에 국민을 죽이고 학대했다는 사실을 알고 또 슬펐다. 대통령은 어떤 순간에도 국민을 학대하여서는 안되기에..

2016년 11월, 그렇게 엉엉 울던 아이는 아빠가 됐고, 그 소년의 아이가 직접 그린 그림을 가지고 묻는다. “아빠 대통령이  이런 사람이래”. 그렇게 슬픈 역사는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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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영애”, 딱 그기까지여야 했다. 그렇게 국민의 보호속에, 한때는 국민의 우상이었던 아버지의 비운의 딸로서 국민들의 마음 한켠에 남았어야 했다. 딱 그기까지여만 했던 사람을 누가 이렇게 만들었나. 주술로 그를 홀린 사람들, 그 옆에 붙어서 권력의 단맛을 쫓다 지금은 그 반대의 편에서 열심인 사람들, 자격이 모자람이 뻔히 보임에도, 동정심에, 실체없는 종북 타령에 무작정 그를 지금 이 자리에 올려놓은 사람들.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음에도 이를 방조하고 오히려 이용한 사람들. 그 결말이 예상되었음에도 더 적극적으로 이를 저지하려 애쓰지 않았던 사람들. 한때는 자신의 권력을 지켜줄 방패막이로 이용하다 그 이용가치가 다하자 날을 세워 공격하는 대한민국 일등이라고 자부하는 모 언론. 꼭두각시는 죄가 없다. 그를 조정한 사람들의 죄다.

야권 유력 대권 후보의 제안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자격이 안되는 그 자리에서 빨리 내려와서 국민들의 선처를 받기를. 법의 심판은 어쩔수 없겠지만 그 이후의 길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국민들의 감정에 호소하기를. 한가닥 남은 명예라도 지키고 보호받기를. 다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더 이상의 과오는 없어야 한다.

37년전 그렇게 그 아버지의 죽음에 슬퍼했던 소년의 마음속에는 아직도 아주 조그맣게나마 ‘비운의 영애’에 대한 동정심이 남아있다. 그 마지막 조각마저 사라지기전에 본분의 위치로 돌아갈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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