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이세돌, 인공지능 …

바둑계가 다시 발칵 뒤집혔다. 한국과 중국의 온라인 바둑 사이트에서 세계 랭킹 1위 중국의 커제 9단을 비롯해 랭킹 2위인 한국의 박정환 9단등 세계 상위 랭크들이 미지의 상대에게 90연패를 당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미지의 상대는 알파고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밝혀졌다.

바둑에 문외한인지라 그 세계를 그저 동경의 눈으로 봐 왔지만 바둑계는 상상 그 이상의 충격인가 보다. 몇달전 간단하게 말하면 쇠붙이 기계에 불과한 알파고에, 현존하는 인류 최고의 바둑 고수라고 하는 이세돌 9단이 연패를 당했을때가 생각난다.

물론 이세돌 9단이 현재 세계 랭킹 1위는 아니다. 1위는 중국의 못배운 망나니같은 친구 커제로 알고 있다. 당시,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바둑이라는 말을, 고수라는 말을 같다붙이기가 민망할 정도로 배워먹지 못한 친구였다. 당시 구글이 이세돌을 상대로 점찍은 이유는 이세돌은 말 그대로 지난 10년간 바둑계를 지배해 온 그야말로 고수였기 때문이었다.

바둑을 잘 모르기에 해설자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일수밖에 없는데 당시 2국 중후반까지만 해도 해설자라고 하는 프로 기사들이 이세돌이 승기를 완벽하게 잡고 알파고를 테스트해보는 중이라고 했다. 그 말을 철석같이 믿고 지인들에게 소식을 전파하고 집에 와 보니 이세돌의 2연패다. 당사자가 아닌 관전자인 난다긴다하는 프로 기사들조차 알파고에 케이오당한 셈이다. 제 1국이 이세돌의 불계패로 끝났을때 해설을 하던 유창혁 9단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유 9단의 충격을 느낄수 있는 광경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적어도 바둑만큼은 우리 생애에서는 컴퓨터에 정복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알파고가 너무 세다. 사람보다 세다. 그만큼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개발되어지고 훈련되어졌다. 이세돌이 바둑 천재라면 알파고의 개발자는 그냥 천재다. 천재 대 천재 의 경기에서 이세돌이 진 것이었다.  물론 그 이면에는 불공정함이 존재한다.

알파고는 모든 정보를 학습했었지만 이세돌은 알파고에 대한 정보를 거의 제공받지 못했었다. 결정적으로 알파고를 얕보았음은 물론이었다. 알파고는 네트워크로 외부와 연결되어 같은 기계로부터 무한정의 훈수를 받을 수 있으나 이세돌은 철저하게 혼자였다. 그러나 늦었다. 정말 그런 것들이 불공정하다고 생각되었다면 게임을 받아들이기 전에 이를 바로잡았어야 했었다. 한마디로 알파고를 지금까지의 컴퓨터 바둑 기사와 같이 생각해서 깔본 것이었다. 결국 이세돌은 알파고에 1승 4패로 무릎을 꿇었고 지금 돌이켜보면 그 1승이 알파고에 사람이 거둔 유일한 승리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도처에서 그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인공지능, 급변하는 세상, 이를 주도하는 천재들,  우리도 이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동참하려면 획기적인 전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새로운 세대에게 맡기자 이제는. 걱정은 접어두고.

2 Comments

  1. journeyman

    2017년 1월 10일 at 6:41 오후

    알파고가 강하다는 사실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어차피 바둑은 인간 대 인간의 대결이니
    굳이 알파고의 존재에 그다지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있을까 싶어요.
    바둑뿐만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인공지능을 사람이 따라갈 수 없을 텐데 말이죠.
    최후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바둑마저 인공지능이 접수해버렸다는 점에서 충격일 수는 있지만 바둑은 사람과 사람이 둘 때만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 jhk0908

      2017년 1월 11일 at 3:27 오후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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