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디, 오쥐’ 정권, 공돌이는 살아있다.

현 정부 출범후 얼마되지 않아 광화문 한글학회 건물 앞을 지날 일이 있었다. 한글학회에서 내건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다. “중소벤처기업부 명칭 철회하라”. 국가부처 이름에 외래어를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였다. 그럴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명칭은 그대로 사용되어졌다. 정작 더 큰 문제는 이후에 터졌다.

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내정된 후보자의 이력이 연일 화제가 되더니 결국 낙마하고 말았다. 정체 불명의 ‘창조과학’ 신봉자에다 현 정권의 정체성과 전혀 맞지않는 뉴라이트 공방까지 점입가경이었다.

공학계와 과학계의 입장은 분명했다. 창조과학은 과학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성경을 믿을 권리는 자유이고 누구라도 상관없다. 그러나 성경의 내용을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여 주장하는 것은 공학도 과학도의 입장에서 한치도 용납할수 없으며 이러한 비과학적이고 상식에 어긋난 사고에 젖은 인물이 관련 부서의 수장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공학계, 과학계의 지속적인 사퇴 주장에 정부와 해당 후보자는 끝끝내 사퇴하지 않고 청문회까지 버티더니 만장일치 부적격 판정을 받고 사퇴하였다. 그 오기와 무지에 과학계, 공학인들은 허망할 뿐이다. 지구 나이가 6,000 년이라고 믿는 사람이 과학, 공학 관련 부서, 첨단 산업을 책임지는 부서의 장관이 되어서는 안된다.

뉴라이트 사관 또한 개인의 자유이다. 문제는 현 정권의 정체성과 전혀 맞지 않을뿐더러 이를 변명하는 청와대 비서실장의 어처구니없는 발언에서 빵하고 터져버렸다. 일반 공학도로서 역사에 대하여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는 취지였다. 쉽게 이야기하면 “공돌이라서 역사에 관심이 없었다”인데… 공돌이의 한명으로서 어이가 없다. 공학 전공자들은 역사와 사회현상에 대하여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싸워왔다. 17년전, 10년전에도 그랬고 불과 몇개월 전에도. 그 역사의 중심에 섰던 청와대 비서실장(그 또한 공돌이다^^)의 허언과 ‘오만’에 할 말이 없다.

모든 일에는 전조가 있고 짐작할만한 근거가 있다고 믿는다. 대선 기간 문대통령은 3D, 5G 를 삼디, 오쥐로 읽어 구설수에 올랐다. 그럴수 있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나 관계자가 아닌 상태에서 해당 분야의 용어에 익숙하지 않음은 당연하다. 하지만 해당 분야에서 상식으로 통하는 용어에 대하여 인지한 다음부터는 관례를 따름이 당연할 것이다. 그것이 자신이 잘 모르는 해당 분야에 대한 존중이자 예의이다. 문대통령은 그 해프닝 이후에도 일부러 삼디 오쥐를 고수했다. 결과적으로 유독 과학 분야에서 계속적으로 인사 난맥을 보여주고 있는 현 정부의 단면을 미리 보여주었던 전조이자 에피소드가 되고 말았다.

터무니없는 사고를 가진 후보는 사퇴하였지만 관련 분야에서 사심없이 매진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심사숙고하여 받아들임은 현 정부의 숙제로 남았다. 부디 앞으로는 ‘쓰리디’, ‘파이브쥐’라고 읽는데 주저하지 말았으면 한다. 그리고 다시는 공돌이를 건드리지 말았으면 한다. ‘공돌이는 살아있다’.

2 Comments

  1. ss8000

    2017년 9월 21일 at 4:39 오전

    이런 간절한 충고나 부탁의 말씀을
    그느미 알아 주기나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늠이 한 나라를 다스리고 있습니다.
    이 나라는 이 국민은 정말 가련한 국가고 국민입니다.

    • jhk0908

      2017년 9월 21일 at 10:10 오전

      예, 아쉬운 부분이 점점 보입니다. 그래도 지난 정부보다는 많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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