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의 비극

전문성이나 관련 경력, 지식이 없는 사람을 연줄이나 청탁에 의하여 조직의 수장에 임명하는 것을 낙하산이라고 한다. 최근 잇다른 철도 사고로 코레일 사장이 자진사퇴했다. 잦은 사고가 나면 책임지고 이를 수습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게 조직의 수장이 할 일일텐데 그만두면 다인가라는 생각이 잠시 스치는 순간. 낯익은 이름 석자가 지나간다. 자진사퇴한 코레일 사장, 과거 전국대학생협의회의 의장까지 지냈던 인사다. 군사독재와 민주화 과정에서의 과거 경력이야 자랑스러운 것일지 모르나 대체 왜 그가 저 자리에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결국 나눠먹기식 낙하산 인사가 자초한 예상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몇년째 과거를 죄다 뒤집으며 적폐청산을 부르짖는 정부에서 과거와 똑같은 낙하산 인사가 횡행하고 있다. 게다가 국민의 안전이 걸린 중차대한 자리에까지. 지금 당장 그만두지 않으면 더 큰 불행으로 이어질 것임은 깊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명약관화이다. 과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지금이 영원할 것으로 생각한다면 돌이킬수 없는 비극으로 돌아올 것이다. 

비슷한 풍경이 국내의 한 저가항공사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저가항공사라고 하기엔 너무 커 버린 모 항공사에서도 지금 피바람이 불고 있다. 해당 항공사를 맡아서 지금의 알토란같은 회사로 키운 회장이(오너의 사위라고 한다) 자진사퇴했다. 누가봐도 파워게임에서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그 밑으로 줄줄이 직원들을 내쫓았다. 회사를 위해 헌신했던 직원들을 그들간의 알력다툼에 거슬린다는 단 하나의 이유로 말이다. 더구나 항공이라는 안전이 걸린 중차대한 영역도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그 자리에는 항공산업에 대해 아무 경력이나 지식이 없는 오너의 조카가 낙하산으로 내려왔다. 한편의 코미디, 조폭영화를 보는듯하다. 당분간 해당 항공사의 비행기는 타지 않을 것이다.

낙하산이 무슨 뜻이냐고 묻는 아이의 질문에 이런저런 예를 들며 설명하면서도 참 민망하고 난감하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