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나이에도 새로운 인생을 개척할 수 있을까? 혼이 담긴 시선으로

따뜻한 위로의 말 한 마디가 때로는 그 무엇보다 큰 힘이 되어줄 때가 있다. 말 한 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는 말도 그래서 가능할 게다. 현란한 수식어로 가득한 말이 아니라 진심이 담겨있는 말이 갖는 무게라 하겠다. 매일 아침마다 짧지만 가슴을 울리는 내용을 전해주는 ‘고도원의 아침편지(www.godowon.com)’가 15년이나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아닌 비결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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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1년 8월 1일 그가 보낸 첫 번째 편지는 희망을 말하고 있다. 노신의 ‘고향’을 인용해서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는 구절을 소개하며 “희망이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는 희망이 있고, 희망 같은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실제로도 희망은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고도원의 아침편지에 등록되어 있는 이메일 계정은 2015년 5월 5일 오전 8시 현재까지 3,331,775개에 달한다. 약 3백만명이 매일 아침마다 그의 글을 받아본다는 말이다. 등록되어 있다고 반드시 읽어본다는 말은 아니겠으나 어쨌든 적지 않은 사람들이 글의 편지를 통해서 위로를 받는다고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고도원이라는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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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묻고 나에게 답한다’는 부제가 붙어있는 ‘혼이 담긴 시선으로’는 지난 15년 동안 매일 아침마다 편지를 쓰면서, 그리고 아침편지명상치유센터 ‘깊은산속옹달샘을 10년 동안 운영하면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 담겨있는 책이다. 그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함께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것에 대한 책이다. 그러면서 그는 말한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혼이 담긴 시선으로 살아야 한다고.

똑같은 나무도 목수가 누구냐에 따라 단순한 건물에서 작품으로, 작품에서 예술로 올라서듯 인생의 나무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한 번뿐인 내 인생의 유일한 목수는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므로 못질, 대패질을 한 번 해도 혼을 담아야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다고 말한다. 혼을 담아 지은 다리는 오랜 세월이 흐르고 거센 비바람과 눈보라가 몰아쳐도 끄떡없이 건재하지만 건성으로 만든 다리는 그저 작은 충격에도 주저앉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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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장이나 챕터라는 구분이 없다. 그 대신 시선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일 장, 이 장, 삼 장이 아니라 첫 번째 시선, 두 번째 시선, 세 번째 시선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혼이 담긴 시선으로’라는 제목도 제목이지만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관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저자의 신념이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는 간단한 질문이 나오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이어진다.

그 중에서 여섯 번째 시선은 ‘꿈의 씨앗을 심기 위해서’다. 이에 대한 질문은 사십대 남성의 것으로 “마흔은 인생의 기로에 선 시기인 것 같습니다. 두렵고 불안하기도 합니다. 마흔이라는 나이에도 새로운 인생을 개척할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다. 이에 대해 저자는 마흔아홉 살에 시작한 자신의 아침편지를 예로 들면서 꿈에 늦은 나이란 없다고 답한다. 내일 뿌리는 것보다는 오늘 뿌리는 것이 더 이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어느 소설가의 글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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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선배가 후배에게 물었다.
“나이가 몇이냐?”
“스물이에요.”
“야하, 기가 막힌 나이다. 내가 그 나이면 못할 게 없겠다.”

그 선배는 십 년 후에 또 물었다.
“너 나이가 몇이냐?”
“저 서른이에요”
“야하, 좋은 나이다.”

십 년 후 만났을 때 선배는 또 물었다.
“지금 나이가 몇이냐?”
“마흔인데요.”
“야하, 정말 좋은 나이다.”

쉰이 되어서 선배를 또 만났다.
“너 나이가 몇이냐?”
“쉰인데요.”
“내가 쉰이면 뭐든지 다 하겠다.”

저자는 말한다. 행동이 먼저라고. 꿈이란 씨앗을 뿌리는 일과 같고 씨는 언제라도 뿌릴 수 있다고. 사십대는 물론, 오십대, 육십대, 칠십대에도 씨를 뿌릴 수 있으니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바로 도전하라고. 도전하되 씨를 뿌리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늦었다고 걱정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니 씨를 뿌리고 정성껏 가꾸되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마음으로 시작한다면, 꿈에 늦은 나이란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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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하나의 문이 닫혔다고 해서 절망하지 말라고도 한다. 인생에는 언제나 또다른 문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안 될 때는 ‘이 일은 내길이 아닌가 보다” 생각하고, 그 시간에 차라리 다른 공부를 하거나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게 좋다고 권한다. 그러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재능과 관심사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었다.

연세대학교 신학과에 들어간 고도원 자신도 처음에는 목회자가 꿈이었다고 한다. 2학년 때까지만 해도 일등 장학생이었으나 대학신문 기자 일에 푹 빠져 지내고 있을 때 유신헌법이 공포되었고 자신이 쓴 기명 칼럼이 문제가 돼서 긴급조치 9회 위반으로 제적되어 목회자의 꿈을 접어야 했으나 그로 인해 자신 안에 숨어 있던 글쟁이의 꿈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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