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 우롱하는 제주 미니랜드

미니랜드

세계의 유명 관광지들의 건축물을 축소해 놓은 미니어처 테마파크를 찾아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해당 관광지를 직접 찾아가 볼 수는 없지만, 간접적으로나마 아름다움을 느껴보는 것이 하나이고 걸리버가 다녀온 소인국의 짜릿함을 느껴보는 것이 다른 하나이다. 이런 테마파크의 생명은 실물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정교함과 마치 실물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의 사실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에는 이런 미니어처 테마파크가 두 군데나 마련되어 있다. 하나는 서귀포시에 자리한 소인국 테마파크이고 다른 하나는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제주미니랜드다. 입장요금은 소인국 테마파크와 제주미니랜드 모두 성인기준 9천원이다. 가격 차이는 없지만 동부(제주미니랜드)와 남서부(소인국 테마파크)라는 지리적인 차이가 있으므로 여행 일정에 따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번 여행에서 소인국 테마파크를 제쳐두고 제주미니랜드를 찾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가격보다는 기차 타고 유럽식 정원을 둘러볼 수 있는 에코랜드와 거대한 햄버거를 맛볼 수 있는 황금률 빅버거가 위치해 있는 예이츠 산장과 제주미니랜드가 가까웠던 것이다. 사실 미니어쳐 테마파크 시설이 거기서 거기일 거라는 생각도 없지 않았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건 해도 너무했다. 새로 생긴 시설도 아니니 낡은 거야 이해한다고 쳐도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때 묻고 얼룩진 거야 야외 시설물이니 그럴 수도 있는 일이지만 여기저기 부서지고 뭉개진 시설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것은 방문자에게는 무성의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한 번 왔다가 떠날 사람들을 대상으로 장사하는 거라 해도 너무하지 않은가.

이러한 흉물스러운 모습은 외국 건축물의 경우에도 그렇거니와 국내 건축물은 그 경우가 너무 심했는데 청색 기와 건물의 경우 청와대라는 팻말을 보지 못하면 청와대인지 알 수도 없을 지경이고 그나마도 여기저기가 부서지고 깨져지고 칠도 벗겨져서 흡사 흉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외국 건축물도 다르지는 않았지만, 눈에 익은 국내 건축물의 경우에는 특히 그 정도가 더 심하게 느껴졌다.

물론 미니어처는 멀리서 보면 그럴듯해 보이기도 한다. 사진으로 찍을 때는 나름대로 배경으로 활용할 수 있기도 하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현장을 방문한 방문자들로 하여금 최소한 눈살을 찌푸리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을 보면 못돼도 30년 이상은 된 듯 부실하고 조악하기 그지없는데 고작 15년(2001년 개장)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니 더 허탈하기도 하다. 제주미니랜드를 강력하게 비추하는 이유다.

1 Comment

  1. 참나무.

    2016년 6월 24일 at 10:16 오전

    참나무.: Journeyman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제 댓글이 안달리는 이유가 이것때문인가요
    손전화로 해서 그런가 했는데 컴으로 해도 안달리더군요
    동춘서커스 칸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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