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고 있는 바다 새들의 섬, 사이판 새섬

새섬

이슬레타 마이고 파항(Isleta Maigo Fahang). 흔히 ‘새섬(Bird Island)’이라고 불리는 사이판 최고 명소의 원래 이름이다. 원주민 말로 “잠자고 있는 바다 새들의 섬(island of sleeping seabirds)”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이 섬은 그 이름대로 새들을 위한 섬이라고 할 수 있다. 산호초 위에 솟아있는 석회석 바위섬이며 바위 표면에 나있는 수많은 구멍들이 새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새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람의 접근이 금지되어 있고 전망대에서만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대부분의 관광객은 새섬을 날아다니는 새들을 군무를 볼 수는 없다. 낮동안은 너무 더워서 새들이 둥지를 떠나있다가 선선해지는 저녁이나 되어서야 돌아오기 때문이란다. 이 시간이 되면 지는 저녁놀과 함께 어우러지는 새들의 춤사위를 엿볼 수 있다지만 주로 오전에 방문하게 되는 관광객들은 그저 이름이 ‘새섬’이니 그런가보다 할 뿐 ‘새섬’의 진가를 확인하지는 못하게 되는 셈이다. 그래서 왜 이름이 ‘새섬’인지도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새섬’은 많은 새들이 살고 있는 섬이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이 붙여졌기도 하지만 하늘에서 내려다본 섬의 모습이 새를 닮았다고도 하고 해안의 파도가 새모양을 그리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그에비해 옆에서 본 섬의 모양은 거북이와 비슷하게 보이기도 한다. 패키지가 아닌 자유여행이라면 새들이 돌아온다는 오후 시간에 다시 한번 ‘새섬’에 들러 위의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해 보기 바란다. 특이한 것은 바다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짠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새섬 주위에 분포되어 있는 산호들이 바다의 짠내를 순화시켜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이판 안내 책자에는 ‘새섬’을 가리켜 “원 오프 더 베스트(One of The Best)”라는 표현을 쓰고 있었다. 우리식으로 하면 단양 8경처럼 사이판을 대표하는 명소를 뜻한다고 하겠다. 그러나 “좋다”는 생각은 들어도 “멋있다”까지는 아니라고 할지도 모른다. 새섬의 모양이 특이하게 생기기는 했어도 작은 돌섬에 불과하고 바다에 대한 감탄은 이미 ‘만세절벽’에서 먼저 경험했던 탓일게다. 그런 이유로 사이판 관광은 불과 두어 시간만에 끝나곤 하는데 이는 각 관광지에서 보내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러니 스쳐 지나가듯 다녀오면 나중에 기억에 남는것은 그리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체류시간은 짧다해도 여기저기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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