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한 보령댐 통나무집 휴게소

보령댐

대천 하면 흔히 바닷가와 해수욕장만 떠올리게 마련인데 대천에 간 김에 들러보면 좋을 곳 중의 하나가 보령댐이다. 보령댐이 있는 보령호는 대천 해수욕장에서 약 50여 분(20여km)을 달려야 하는 그리 가깝지 않은 곳이기는 하지만 바닷가와는 또 다른 분위기와 정취를 누릴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보령댐은 진입로부터 남다르다. 드라이브를 만끽할 수 있는 유명한 드라이브 코스인 까닭에서다. 길이 정갈하고 양쪽에 늘어선 나무들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와 닿을 정도다. 호수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마음을 빼앗겼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꽃 피는 봄에도 좋겠고 잎새가 무성한 여름이나 요즘 같은 가을에도 좋겠다. 다만, 잎이 일찍 지기 시작했다는 점은 아쉽다.

규모로만 보면 수도권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소양강댐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소양강 댐이 높이 123m, 제방길이 530m, 수면면적 70㎢, 총 저수량 29억t이라면 보령댐은 높이 50m, 길이 291m, 총 저수량 1억 1,700만t 정도에 불과하다. 소양강댐에 비하면 보령댐은 꼬마인 셈이다. 게다가 소양강댐이 지어진지 43년(1973년 10월 준공) 되었다면 보령댐은 이제 20년(1996년 10월 완공) 정도 되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점이 바로 보령댐의 매력이기도 하다. 언제나 많은 인파로 북적거리는 소양강댐에 비하면 오히려 은밀한 보령댐이 더욱 근사하게 느껴지는 이유에서다. 소양강댐이 인파로 가득한 도시의 번화가 같다면 한적한 보령댐은 시골 별장의 앞마당 같은 곳이라 하겠다. 지친 몸과 마음을 식히러 갔다가 사람에 치이고 돌아오는 것보다 얼마나 매력적이란 말인가. 그야말로 힐링캠프라고도 할 수 있겠다.

보령댐에서는 통나무 휴게소에 들러 차 한잔 마셔줘야 한다. 잔잔하게 일렁이는 물결과 여릿한 호수바람, 그리고 그 사이로 흐르는 추억의 노래를 들으며 마시는 차 맛이 일품이기 때문이다. 맛이 아니라 멋으로 마시는 차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잠시나마 호사스러운 여유를 부려볼 만하다. 차를 마시며 도란도란 밀린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좋겠지만 가급적 아무 말없이 경치를 바라보는 것이 더 좋겠다. 찻값은 3~4천원선.

이곳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한적하다는 점이다. 머리를 식히거나 바람을 쐬러 오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없어 보일 정도다. 물론 한눈에 봐도 알아볼 수 있는 불륜 커플도 눈에 띄기는 하지만 뭐 그리 흉측해 보이지는 않았다. 아마도 마음의 여유가 생겼기 때문일 게다. 왠지 그곳에서는 모든 걸 다 용서해줄 수 있을 것만 같다. 어쩌면 그런저런 생각들로 마음을 어지럽혀 나만의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은 이유가 더 크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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