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로 유명한 터키 카파도키아 으흘라라 계곡에 갔더니

터키으흐라라

 

때로는 신화나 전설보다 강력한 것이 있다. 으흘라라 계곡(또는 으흘랄라 계곡, Ihlara Vadisi)이 그렇다. ‘협곡 안에 동굴을 만들면 겉에서 잘 눈에 띄지 않아 초기 기독교인들은 로마 군인들의 탄압을 피해 이곳에 주거지를 형성하였다’는 역사적인 사실보다는 ‘스타워즈'(Star Wars)의 촬영장으로 더 유명하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았든 보지 않았든 당연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라고 할 수 있었다.

먼저 가이드 책자에서 설명하는 내용부터 보자.

데린쿠유에서 30km 정도 떨어져 있는 계곡. 그린 투어로 온 경우 계곡 한쪽 끝 주차장에 버스를 세워두고, 계곡을 따라난 오솔길을 1시간 정도 걸으며 트레킹을 즐긴다. 계곡 양옆에는 비잔티움 시대에 은둔 생활을 하던 수도사들이 만든 100여 개의 교회와 수도원의 흔적이 남아 있다. 보통 그리스도 승천 장면이 그려진 아아찰트 교회와 24인의 대부와 40명의 순교자가 그려진 일란르 교회 정도를 둘러본다. 트레킹이 끝난 후에는 계곡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 터키 100배 줄기기(RHK) 中에서

또한, 위키백과에서는 으흘라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으흘라라 협곡은 카파도키아 남쪽의 엘지에스 산(Erciyes)의 수차례 분화에 의한 화성암이 침식된 16km 길이의 골짜기이다. 협곡을 따라 멜렌디즈(Melendiz) 천이 흐르고 있다. 이곳은 고대 비잔틴 시대에 벌집 모양으로 뚫린 동굴들이 지하 거주지로 활용된 점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때문에 현재 중부 터키의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 위키백과 바로 가기

이처럼 으흘라라 계곡은 멀찍이 떨어져서 감상하는 곳이 아니라 직접 돌아다니면서 면면을 살펴보는 곳이어야 한다. 가이드 책자에서도 계곡을 따라난 오솔길을 1시간 정도 걸으며 트레킹을 즐기라고 나와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눈물을 머금고 돌아서야만 했다. 폭설로 내려가는 길이 무척 위험해 보이기 때문이었다. 자칫 낙상 사고라도 났다가는 멀리 이국에서 유명을 달리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주차장에 버스를 세워두고 내려다보기에도 아득한 길이었다. 계곡 아래로 미끄러지지 않고 내려간다고 해도 엉금엉금 기어 다녀야 할 판이니 시간이 얼마나 걸리게 될는지도 예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일생의 한 번이 될지도 모를 기회이니 패키지여행만 아니라면 목숨을 걸어볼 수도 있겠으나, 어쨌든 그럴 형편이 아니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서는 수밖에 없었다.

괴레메 야외박물관을 시작으로 파샤바 계곡과 젤베, 그리고 데린큐유에 이르기까지 눈 속을 파헤치고 다녔던 카파도키아에서의 일정은 그렇게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 짧은 여정이다 보니 에페소처럼 유서 깊은 관광지나 파묵칼레와 같은 유명 여행지를 둘러보지 못하고 돌아가야 했지만 아쉬움보다는 더 큰 설렘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부터는 터키의 심장 이스탄불에서의 일정이 시작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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