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요리 강요하는 집밥 백선생에 대한 변명

화장을 해서 예쁜 여자와 화장 안하고 예쁘지 않은 여자 중에서 고르라면 누구를 선택하겠는가? 물론 화장 안한 쌩얼로도 예쁜 여자면 더 좋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자를 선호한다. 화장이란 자신의 단점을 가리기 위한(감추는 것과는 다르다) 노력이기도 하거니와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한 배려라고도 생각하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말해서 못생긴 건 죄가 아니지만 못생긴 걸 모르는 건 죄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를 요리에 대입해보면 설탕을 넣어서 맛있는 음식과 그렇지 않고 맛없는 요리 중에서 고르라면 어떤 것을 선택하겠는가?라고 물을 수 있을 것이다. 입에 단 것은 몸에 나쁘다거나 입에 쓴 것은 몸에 좋다는 말도 있듯이 건강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후자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자를 지지하고 싶다. 약이 아니라 음식이라면 최소한의 맛은 보장되어야 한다는 믿음에서다.

쉐프들의 전성시대라고 할 수 있을만큼 쿡방(요리방송)이 번성하고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가 바로 백주부로 불리는 백종원이다. 탤런트 소유진과 15살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결혼에 성공한 이야기로도 유명하지만 ‘새마을 식당’, ‘본가’, ‘홍콩반점’, ‘한신포차’, ‘역전우동’ 등 무려 28개의 사업체를 거느리고 있는 외식 사업가로도 유명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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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바쁘실 양반을 요즘 방송에서 만나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토요일 밤마다 MBC ‘마이 리틀 텔리비전(마리텔)’에서 만날 수 있고, 화요일 저녁이면 tvN ‘집밥 백선생’에서도 볼 수 있다. 목요일에는 tvN ‘한식대첩3’ 심사위원으로도 출연하고 있다. 특히 마리텔에서는 다른 방송 진행자들과는 현격한 시청률 차이로 독주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 백주부는 열열한 지지와 더불어서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집밥이 아니라 식당밥을 만든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아낌없이 부어주는 설탕이 있다. 설탕을 그렇게 넣으니 맛이 없을 수가 없을 것이라는 비난과 함께 맛도 맛이지만 가족들의 건강까지 생각해야 하는 주부들의 입장에서는 불량식품으로 평가받는 것이다.

조선일보 김성윤기자는 ‘김성윤의 맛 세상‘이라는 칼럼에서 ‘슈거보이’가 훌륭한 ‘식당밥 선생’일 수는 있어도 집밥 선생’이면 안된다고 했다. 대중식당에서는 제한된 예산에서 맛을 내기 위해 설탕이나 인공조미료(MSG)를 쓸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으나 설탕과 인공조미료는 몸에 해로운 물질은 아니기에 사먹는 손님이 선택할 일이지만 아무리 쉽고 맛있어도 가족의 식사를 책임지는 엄마(또는 아빠)라면 그럴 수 없다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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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인이 아닌 집사람도 백주부의 설탕에 대해서 강한 거부감을 일으킬 정도니 음식전문 기자나 요리사들이 부정적으로 보는 것도 당연하다. 어찌보면 라면 스프를 활용하는 것만큼이나 반칙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천덕꾸러기 냉장고의 신분상승 프로젝트’라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의 거창한 슬로건처럼 제한된 메뉴와 제한된 시간으로 제대로 만들어내야 제대로라고

하지만 독신에 포커스를 맞춰보자. 요리에 자신없는 독신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나가서 사 먹을 것인가 아니면 집에서 배달시켜 먹을 것인가 둘 중의 하나다. 집밥은 어차피 고려대상이 아닌 셈이다. ‘집밥 백선생’에 출연 중인 윤상의 고백이기도 하다. 그런 사람들에게 그처럼 고마운 프로도 없을 것이다. 때마다 사먹기도 부담스럽던 차에 간단하게 요리하는 법을 알려주니 말이다.

이는 요리라고는 라면밖에 할 줄 모르는 나 자신도 마찬가지다. 다른 프로는 그냥 웃으며 넘기곤 했었는데 백선생 요리프로를 보고나면 요리에 대한 의욕이 솟아오른다. 저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다. 사실 설탕이야 얼마든지 조절이 가능한 일이다. 요리에 자신이 붙으면 얼마든지 자신만의 레시피도 갖추게 될 것이다. 그러니 집밥이냐 식당밥이냐 하는 논란은 부질없다. 요리를 무서워(?)하던 남자들을 부엌으로 불러들인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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