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많은 아내 따라 다녀온 일본 여행기 시작

다분히 충동적이었다. 엔화가 싸졌다거나 아이들 졸업이라는 핑계도 없지는 않았지만, 목적지를 오사카(大阪, おおさか)로 잡아야 할 하등의 이유는 없었다. 굳이 이유를 찾는다면 큰아이가 친구들과 일본여행을 앞두고 있었고 그 첫 번째 여행지가 오사카라는 점이었다. 우리도 일본에나 다녀올까 하는 충동이 일었고 욕심 많은 아내는 단칼에 실행으로 옮기고야 말았다. 지금부터 못 말리는 아내 따라 다녀온 간사이간사이(?西, かんさい) 지방 여행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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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 피치항공 카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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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를 오사카로 정했으면서도 간사이 여행기라 하는 것은 순전히 아내의 욕심 때문이다. 오사카로는 성에 차지 않기에 근처에 있는 교토(京都, きょうと)와 고베(神戶, こうべ)까지 돌아보는 일정을 세운 탓이다. 3박 4일로는 무리한 일정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아내의 결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기왕에 나선 길이니 가는 길에 다 둘러봐야 한다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당연히 강행군의 연속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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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사이 공항행 피치항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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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사카로 출발

간사이 공항행 피치항공의 출발시각은 오전 10시 25분이었다. 가격만 따지면 오후 출발이 더 싸지만 3박 4일이라는 길지 않은 여정이니만큼 돈을 조금 더 주고라도 오전에 출발하기로 했다. 도착이 12시 5분인데 주말이라 사람이 몰리면 처음부터 일정이 틀어질 수도 있었다. 아사히 맥주 공장 견학이 3시로 예약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초행길에 대한 부담이 커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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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사이 공항에서 스이타 역을 향해 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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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사히 맥주 공장 찾아 삼만리

별다른 무리는 없었다. 인파로 붐비지도 않았고 나름대로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다. 사전에 계획한 대로 이리저리 찾아다니기는 했지만 역시나 시간은 빠듯했다. 난바역(難波?, なんばえ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우연히 파블로(PABLO)라는 치즈타르트 전문점을 발견했다. 시간에 쫓기다 보니 식사도 거른 채 걸음을 재촉해야 했기에 파블로에서 800엔짜리 에그타르트를 하나 사 들고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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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이타 역 바로 앞에 있는 식당 루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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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마워요 아줌마

스이타역(吹田?, すいたえき)에 도착한 시각은 이미 3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약속을 칼같이 지킨다는 일본이다 보니 늦어서 못 들어간다면 그처럼 낭패도 없을 터였다.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 지 몰라 서성이다 가까이에 있는 식당에 들어서 아사히 맥주 공장(アサヒビ?ル, あさひび?る)이라 쓰여진 글자를 보여주면서 도움을 청했다. 다행히 싫은 표정 없이 직진해서 좌측으로 꺾어지라며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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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 아사히 맥주 공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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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늦었지만 괜찮아

아사히 맥주 공장에 도착한 시간은 예약시간인 3시에서 약 10분 정도를 넘긴 즈음이었다. 마감됐다면서 안 들여보내 주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그래도 많이 늦은 것은 아니어서 3시 방문단 꽁무니에 붙을 수 있었다. 공장에 대한 설명은 일어로만 진행하는데 각 공정마다 한글 설명이 붙어있었고 간단한 내용으로 요약한 한글 별지도 제공하므로 무슨 말인지 몰라 멀뚱멀뚱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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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사히 맥주 공장 견학 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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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아사히 맥주 시음시간

공장 견학을 마치고 나면 아사히 맥주 시음시간이 주어진다. 제한 시간은 20분으로 그 사이에 1인당 3잔씩 제공되고 미성년자를 위해서는 음료수도 준비되어 있다. 맥주는 4종류로 엑스트라 콜드 슈퍼드라이, 드라이 프리미엄, 슈퍼드라이, 그리고 흑맥주 등이다. 맥주가 4종류면 4잔씩 허용해야지 왜 3잔으로 제한해서 고민하게 만드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모처럼 시원하고 맛있는 맥주를 맛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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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장 견학의 하이라이트 아사히 맥주 시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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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루나에서 첫 끼니를

아사히 맥주 공장에서 술 한잔 걸치고 교토로 가기 위해 다시 스이타역으로 돌아오자 아까 친절하게 길을 안내해준 아줌마가 생각났다. 어차피 식사도 해야 하니 오사카에서의 첫 끼니를 기꺼이 그 집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이름은 루나(ルナ). 역전 식당이 다 그렇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달달한 맛이 괜찮았다. 역전 식당에 대한 편견은 한국에서나 유효한 걸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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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이타 역전 식당 루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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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교토에서 첫날밤을

간사이 쓰루 패스를 이용해서 교토로 이동했다. 첫날 숙소는 이코이노이에(Ikoi-no-ie). 호텔은 아니고 게스트하우스였는데 주말이기 때문인지 다른 호텔에서 방 잡기가 쉽지 않았다. 시설은 제일 뒤지는데도 이번 여행에서 가장 비싼 곳이었다는 점은 함정. 그나마 일본식 가정집을 개조했기에 아기자기한 맛은 느낄 수 있었다. 3인이 쓰는 방은 복도 끝 문을 열고 나가는 별체식이고 창문이 없으므로 작은 정원이 꾸며져 있다는 점은 재미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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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토 게스트하우스 이코이노이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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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도대체 기온거리는 어디에

해 질 무렵이면 게이샤를 만날 수 있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늦은 시간이지만 굳이 기온거리를 찾아 돌아다닌 이유다. 하지만 기온(祇園, ぎおん) 거리가 어디인지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개천가라는 말만 믿고 개천을 따라 올라가 보았지만, 긴가민가 싶기만 할 뿐이었다. 게다가 그 동네는 무슨 아가씨집이 그리도 많은지. 다음날에야 알았지만 기온 거리는 그곳이 아니라 야사카 신사(八坂神社, やさかじんじゃ) 방향에 있었다. 어쨌든 욕심 많은 아내 따라 나선 일본에서의 첫날이 저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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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온 거리라 착각했던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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