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많은 아내 따라 다녀온 교토와 고베 여행기

미련은 언제나 발목을 잡고 늘어지기 마련이다. 아쉬움에 자꾸 뒤를 돌아보는 것도 그 때문일 게다.

밤새 비는 내렸지만 길을 나설 때쯤에는 맞아도 될 만큼 가늘어져 있었다. 물론 방사능비라고 하면 사정이 달라지겠지만… 어쨌든 간밤의 아쉬움으로 기온(祇園, ぎおん) 거리를 다시 찾아가기로 했다. 숙소에서 7번 버스를 타고 달리니 전날 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흥청거리던 거리가 갑자기 차분해져 있었으니 당황스럽기도 했다. 교토(京都, きょうと)를 떠날 때쯤에야 알게 된 사실은 그 길이 우리가 찾던 기온 거리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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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온인듯 기온 아닌 기온같았던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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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서의 첫 일정은 야사카 신사(八坂神社, やさかじんじゃ)에서 시작했다. 액과 화를 면해주고 상업을 번성하게 해준다고 하여 시민에게 친밀감을 주는 곳이라고 한다. 해마다 7월에는 교토의 3대 축제의 하나로 유명한 ‘기온 마츠리[祇園祭]’가 열린다고 하니 날짜를 잘 맞추면 더 의미 있는 방문이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일행이 그토록 찾아 해멨던 기온 거리가 바로 그 부근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아쉽게도 교토를 떠날 즈음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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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사카 신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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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사카 신사에서 버스로 두 정거장을 이동해서 교토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방문지로 유명한 청수사(?水寺), 즉 기요미즈데라(きよみずでら)로 향했다. 봄에는 벚꽃으로, 가을에는 단풍으로 사랑받는 곳이다. 언뜻 보면 평범한 건물 같아도 건너편으로 넘어와서 보면 절벽 위에 세워진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오게 된다. 그와 함께 기요미즈데라로 향하는 마츠바라(松原通) 거리와 산넨자카(産寧坂) 골목길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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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요미즈데라와 미츠바라 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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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아내가 벼르고 별러서 찾아간 곳은 교토에서 가장 유명한 오코노미야키(お好み?き, okonomiyaki) 집이라는 잇센 요소쿠(壹?洋食, Issen Yoshoku)였다. 메뉴는 오코노미야키 단 하나였고 특이하게 테이블마다 기모노를 갖춰 입은 인형이 하나씩 놓여있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짜기만 하고 입맛에 맞지는 않았다. 길 건너 맥도날드를 찾지 않을 수 없었다는 점이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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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코노미야키 전문점 잇센 요소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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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가야 할 곳은 많았으나 교토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으니 금각사(金閣寺) 긴카쿠지(きんかくじ) 와 천룡사(天龍寺) 텐류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둘 다 유명한 관광지였으니 하나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았으나 대나무 숲길 치쿠린(竹林, ちくりん)에 이끌려 금각사를 포기하고 천룡사(텐류지)로 향했다. 다만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다소 아쉬운 마음이 없지 않았고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자전거까지 빌렸으나 길이 좁아서 제대로 탈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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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룡사 뒷편 대나무 숲길 치쿠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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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둘째 날 숙소가 있는 고베(神戶, こうべ)로 향했다. 없는 일정을 쪼개 굳이 고베까지 가려고 했던 것은 고베 타워와 항구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대관람차를 타기 위해서였다. 그 속에서 까먹는 도시락(일명 벤또, べんとう) 맛이 별미라고 해서 가는 길에 준비까지 해갔는데 먹다 보니 벌써 한 바퀴를 다 돌고 있었다.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2,400엔이나 들이고 도시락만 먹고 나온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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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베항 대관람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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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고베에서 유명하다는 스테이크집을 찾으려다가 날도 춥고 해서 가까운 데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마침 모자이크 가든(モザイクガ?デン)에 분위기가 괜찮아 보이는 집이 있어 들어갔는데 일종의 패밀리 레스토랑이었다. 비쿠리돈키(びっくりドンキ?)라는 곳으로 함박 스테이크가 전문이었는데 창가에 앉으면 건너편의 고베 타워와 고베 항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으므로 굳이 비싼 돈 내고 대관람차를 탈 필요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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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베타워가 보이는 음식점 비쿠리돈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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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西, かんさい)에서의 둘째 날이자 고베에서 묵을 숙소는 호텔1-2-3으로 산노미야(三宮, さんのみや) 역에서 두 정거장 정도 떨어진 곳이다. 불과 84,691원에 예약한 곳이었는데 예약할 때 조식은 빠져 있었는데 도착해서 체크인하니 무려 3인 아침까지 챙겨주는 고마운(?) 곳이었다. 1층 라운지에서는 머신에서 무료로 커피를 뽑아 마시거나 맥주와 함께 다과를 즐길 수도 있다. 시설은 둘째 치고 가격대 성능비, 일명 가성비로는 괜찮은 호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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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렴한 데다 식사까지 제공한 고베 호텔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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