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떨리던 첫 경험, 후쿠오카 공항에서 살아남기

미지의 세계와의 만남은 설레임과 함께 두려움까지 동반하기 마련이다. 특히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곳에서는 더 할 수밖에 없다. 14시 50분에 인천공항을 출발한 티웨이(Tway) 항공 비행기는 약 1시간 10분을 날아 16시 전후로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했다. 가슴 떨리게 하는 낯선 세계와의 첫 만남이 시작되는 순간이자 이제부터 철저히 몸으로 부딪혀야 하는 두려움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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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쿠오카로 향하는 티웨이 항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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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내려 후쿠오카 공항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입국심사다. 가뜩이나 말도 안 통하는데 이것저것 물어보면 어쩌나 싶었지만 그런 일은 없었고 단지 양쪽 손의 검지손가락을 전자지문기에 인식시키고 얼굴을 들어 사진을 찍는 게 전부였다. 이것도 앞사람이 하는 걸 유심히 지켜보고 그대로 따라 하면 될 일이었다. 입국심사를 마친 후에는 1층으로 내려가 짐을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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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에서의 출발시각은 오후 2시 2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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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공항에서 이동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고속버스(우리식으로는 공항리무진)를 이용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지하철은 바로 이용할 수 없고 먼저 무료셔틀버스를 타고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해야 한다. 셔틀버스 차내 모니터에 한글로 안내되므로 어렵지 않게 타고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국내선에서 하카타역까지는 지하철로 2정거장이고 요금은 250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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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도착을 실감하게 만드는 후쿠오카 공항 조형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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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문제는 지하철이 아닌 버스를 이용할 경우다. 공항 내에서 버스표를 끊을 수 있지만, 한글이나 영문 표시가 없으므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매표소에서 우레시노IC라고 하면서 손가락 두 개를 펼쳐 보이니 편도냐 왕복이냐며 “원웨이, 투웨이?”라고 물어본다. 다음 날 후쿠오카 공항이 아니라 하카타역으로 가야 하므로 원웨이라고 했더니 옆에 있던 직원이 자동판매기를 이용해 표를 끊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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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카타공항의 우레시노행 버스표 자판기와 승강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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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상한 것은 사람 그림이 하나 그려져 있는 버튼을 누른다는 것이었다. 분명히 2명이라고 했고 버튼에는 1인, 2인 표시가 되어있는데 한 사람용 버튼을 눌러 두 장의 표를 내주었다. 가격은 3,300엔이었다. 뭔가 수상했지만 주는 대로 표를 받고 우레시노로 향하는 2번 승강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승강장에 있는 직원에게 손짓 발짓하며 2인용 표인지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디스까운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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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용 왕복 버스표 2장을 2인 편도로 이용하는 것도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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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일본에서는 왕복으로 차표를 끊을 경우 할인을 해주는데 이 1인용 왕복 차표를 당일 두 명이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후쿠오카 공항에서 우레시노로 가는 버스는 하카타역에서 오는 버스이고 요금도 3,300엔으로 동일하므로 왕복표를 끊어도 될 일이었다. 어리버리했지만 어쨌든 공항에서 우레시노로 향하는 버스를 타는 첫 번째 미션은 성공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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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쿠오카 공항에서 우레시노로 향하는 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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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공항에서 우레시노 IC까지는 약 2시간 정도 달린다. 버스 앞 모니터에 하차 정류장이 한글로도 표시되지만, 뒷자리에서는 잘 보이지 않으므로 가급적 앞쪽에 앉는 게 좋겠다(지나치면 나가사키까지 가게 될지도). 또한, 버스 좌석이 다 찼을 경우 1인석에 붙어있는 간이 좌석을 펼쳐서 앉을 수도 있다. 안전을 최우선시한다는 일본에서 어찌 이런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그래도 간이좌석에 안전벨트까지 갖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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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선 세계로 내던져진 우레시노 IC와 대합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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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내린 정류장은 우레시노 IC로 정말 고속도로 IC에서 내려오자마자 바로 앞에 있었다. 맞아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보니 그야말로 낯선 곳에 내던져진 기분이었다. 여기에서 숙소인 카스이엔 료칸까지는 걸어가거나 택시를 이용하거나 픽업을 부탁하는 등 세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다음날 만난 부부는 용감하게도 걸어서 찾아갔다고 하던데 우리는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아 료칸으로 전화해서 무조건 ‘픽업 플리즈’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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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날밤을 보낸 우레시노 카스이엔 료칸의 온천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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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카스이엔 료칸에는 한국인 직원이 상주한다고 했었다. 하지만 칸꼬꾸진(한국인)이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 직원을 연결해 주지는 않았고 우리는 무작정 기다려 보기로 했다. 얼마 후 어느 노신사가 김상을 외치길래 가보니 카스이엔에서 왔다고 한다. 이번에도 역시 어리버리하기는 했어도 어쨌든 공항에서 우레시노행 버스를 타는 첫 번째 미션에 이어 우레시노 IC에서 카스이엔 료칸으로 가는 두 번째 미션까지 성공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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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스이엔 료칸 다다미방과 저녁식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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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칸에는 한국인 직원이 있어서 편하게 한국말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믿을 구석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상당했다. 그제서야 심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우레시노IC에서의 막막했던 기분이 가장 짜릿했던 경험으로 남아있기도 하다. 첫 경험은 그래서 잊지를 못하나 보다. (다음은 우레시노 카스이엔 료칸 탐방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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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스이엔 료칸 전경과 료칸에서 내려다본 주변 경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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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보 여행자를 위한 간단 요약

1. 후쿠오카 공항 입국심사대에서는 양쪽 검지 손가락 지문을 등록하고 사진을 찍는다.
2. 시내로 이동하거나 하카타역으로 가려거든 지하철을 타야하는데 먼저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국내선 청사로 이동해야 한다.
3. 공항에서 하카타역까지는 지하철로 두 정거장이고 요금은 250엔(2013년 3월 기준)이다.
4. 우레시노 또는 나가사키행 버스표는 공항 1층에서 구매할 수 있다.
5. 왕복 버스표를 끊으면 할인(약 10% 정도)을 받을 수 있고 1인 왕복표로 당일 2인이 이용해도 된다.
6. 후쿠오카 공항에서 우레시노 IC까지는 왕복요금으로 3,300엔(2013년 3월 기준)이다.
7. 우레시노 IC는 고속도로 입출구 바로 앞에 있고 대기할 수 있는 대합소도 준비되어 있다.
8. 자동로밍을 이용하면 일본 내에서의 통화요금은 분당 500원(SKT 기준)이다.

(통화요금이 다소 비싸기는 하지만 급한 일을 대비해서 로밍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좋다. 단, 데이터 로밍을 신청하지 않았다면 반드시 데이터 서비스를 꺼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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