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대 미인 온천으로 유명하다는 카스이엔에 가보니

일본 온천이라면 모두들 노천탕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도심을 벗어나 자연과 하나 되어 모든 시름을 던져버리고 한가로이 즐기는 온천이라니 생각만 해도 개운한 느낌이 들기 마련이다. 어쩌면 남녀 혼탕을 기대할런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으로 일본 3대 미인 온천으로 유명하다는 우레시노에 있는 카스이엔 료칸에 들어서면 당황할 수도 있다. 생각과 달라도 너무 다른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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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레시노 카스이엔 료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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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료칸 분위기에 당황할 것이다. 우레시노 IC에서 카스이엔 료칸까지 가다 보면 전통가옥 형식의 료칸도 있는 듯한데 정작 우리가 묵었던 료칸은 전통 가옥 형태가 아니라 비즈니스 호텔형이었기 때문이다. 료칸(りょかん)이라는 단어가 단순히 여관(旅館)이라는 의미라는 점을 떠올린다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으나 어쨌든 료칸이라는 말이 주는 어감은 전통가옥에 가깝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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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스이엔 료칸의 남탕과 여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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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온천 분위기에 당황할 것이다. 일본으로 떠나오기 전부터 기대했던 야외 노천탕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흔한 대중목욕탕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이건 실망을 넘어 분노마저 느끼게 될런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리 물이 좋다고는 해도 자연과 하나 되는 노천탕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고 나면 그 좋은 물에서 별다른 감흥을 찾을 수 없을 수도 있는 까닭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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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 1층 로비 한 켠에 있는 대나무 장식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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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스이엔 료칸 온천이 감동으로 기억되는 것은 혼자서 마음껏 휘젓고 다닐 수 있는 호사를 누렸던 덕분이었다. 카스이엔 료칸에는 지하 1층에 대욕탕이 있고 9층에 노천탕이 있었는데 평일 비수기이다 보니 다른 사람을 의식할 필요도 없이 마치 개인 전용 온천을 즐기듯 할 수 있었다. 대욕탕에서 한 명이 다녀가기는 했지만 10문 남짓에 불과했을 뿐이고 나머지 시간은 오직 나만의 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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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스이엔 료칸 9층에 있는 노천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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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욕탕에서의 시간이 무료해지면 유카타를 걸치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9층 노천탕으로 가면 된다. 아직 날씨가 서늘했지만, 탕에서 몸을 녹이다 다시 나와서 바람을 쐬고 그러다 다시 탕에 들어갔다 나와서 경치 구경하는 식으로 시간을 보내니 내려가기가 싫어질 정도였다. 특히 혼자서 탕에 누워 밤하늘의 별빛을 바라보고 있으니 그 어떤 노천탕도 부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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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스이엔 료칸 지하 1층의 대욕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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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물은 어떤가? 일본 3대 미인 온천이라는 말처럼 좋았을까 아니면 과대광고에 불과할까? 온천에 들어가기 전 직원의 말에 의하면 물이 좋아 미끄러우니 넘어지지 않도록 바닥을 조심하라고 했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설마 했었는데 실제로 탕에 앉아 몸을 만져보니 마치 기름을 바른 것처럼 미끄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피부가 반들반들해지는 느낌도 좋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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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스이엔 료칸의 오래된 홍보 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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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온천을 이용하면서 료칸의 다다미방 외에도 색다른 체험을 해볼 수 있었는데 일본식 전통의상의 하나인 유카타가 그랬다. 처음에는 가운만 입고 돌아다닌다는 점이 어색하기도 했지만 만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보니 용기를 낼 수 있었는데 의외로 편리하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구니에 유카타를 벗어놓고 탕에 들어갔다가 나와서 다시 유카타만 걸쳐입으면 될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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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 1층 로비에 준비되어 있는 냉녹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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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층 대욕탕 입구에는 시원한 냉녹차가 준비되어 있어서 언제든지 부담 없이 맛볼 수 있다. 특히 객실에 무료로 제공하는 생수 하나 없으므로 오다가다 두어 잔씩 마셔두는 게 좋겠다. 또한, 한국의 사우나와 달리 탕에는 수건이 비치되어 있지 않으므로 객실에 있는 타월을 챙겨서 들고 다녀야 한다. 깜빡하고 잊었다면 하는 수 없다. 시침 뚝 때고 유카타를 걸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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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천탕 내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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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은 새벽 5시 30분부터 밤 12시 30분까지 개방된다. 우리 부부의 경우 저녁 6시 조금 넘어 료칸에 도착해서 7시에 식사를 하고 8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2시간 정도 온천을 이용했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오전 7시부터 7시 30분까지 온천을 이용했는데 일정이 촉박해서 더 오래 이용하지 못한 점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특히 노천탕은 밤에는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낮에는 마을을 구경하는 재미가 여간 솔솔한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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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천탕에서 내려다본 마을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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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보 여행자를 위한 간단 요약

1. 카스이엔 료칸에는 지하1층에 대욕탕이 있고 지상 9층에 노천탕이 있다.

2. 지하 1층 여탕에는 조그마한 노천탕도 있다고 하더라.

3. 지하 1층 로비에는 냉녹차가 준비되어 있으므로 마음껏 마실 수 있다.

4. 유카타는 온천 이용할 때 쉽게 입고 벗을 수 있어 편하다.

5. 수건을 제공하지 않으므로 객실의 타월을 챙겨서 가지고 다녀야 한다.

6. 한국의 사우나처럼 탕은 알몸으로 이용한다.

7. 온천은 새벽 5시 30분부터 밤 12시 30분까지 이용할 수 있다.

8. 지하1층 로비에 음료수와 맥주, 아이스크림, 담배 자판기가 준비되어 있다.

9. 비수기 평일과 달리 성수기 휴일이라면 위의 내용과는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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