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탕이라는 말에 정신이 혼미해졌던 긴린코

12시 18분에 하카타 역을 출발했던 오이타행 특급열차는 14시 41분 유후인 역에 도착했다. 다시 하카타 역으로 돌아가는 유후인노모리 열차의 출발 시각이 17시 07분이므로 약 두 시간 정도의 여유만 있는 셈이다. 그 사이 유후인을 대표하는 관광지 긴린코도 가봐야 하고 젊은이의 성지라는 유후인 거리도 거닐어야 한다. 더불어서 거리에 가득한 미니샵 쇼핑도 즐겨야 하기에 마음이 조급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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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후인을 오가는 오이타행 특급열차와 유후인노모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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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최대한 절약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도보는 무리일듯싶었다. 관광마차(1시간 1,500엔)나 클래식 버스(1시간 1,200엔) 또는 인력거(10분에 2,000엔)를 타고 둘러볼 수도 있지만, 시간적인 제약을 받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비용적인 부담도 부담이지만 인력거 외에는 출발 시각이 정해져 있었기에 원하는 시간에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력거라면 시간적인 제한이 없게 되지만 반대로 비용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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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후인에서 타볼 수 있는 관광마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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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만 있다면 걸어서 다니는 게 최선이다. 직선 코스로 가면 유후인 역에서 긴린코까지 30~40분 정도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다른 수단을 빌리는 수밖에 없다. 자전거는 유후인 역 내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빌릴 수 있으며 1시간에 200엔으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지만 5분이라도 넘기면 1시간의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선불이 아닌 후불제인 이유일게다. 안내인은 한국말을 못하지만, 대신 한글이 쓰여있는 안내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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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사용에 대한 안내와 두 대의 자전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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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이렇다. 자전거 대여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고 요금은 1시간에 200엔이며 5시간 이상 이용할 경우 1,000엔이 상한선이다. 5분이라도 넘기면 1시간의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하고 만일 분실하였을 경우 실비를 내야 한다. 다른 교통수단에 비하면 상당히 저렴하고 정해진 시각이 아니라 원하는 시간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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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후인 역과 역 앞에서 본 유후인 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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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후인 역은 오이타 출신의 유명 건축가 이소자키 신이 설계한 건물로 역 자체가 볼거리라고 하므로 역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어두는 게 좋겠다. 그리고 관광안내소에서 한글로 된 유후인 지도를 얻을 수 있지만, 단순히 지명이 한글로만 표시되어 있을 뿐 내용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으므로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게다가 일본 사람에게 길을 물어보려면 한글 지도로는 난감한 지경에 이를 수 있으므로 일어 지도까지 챙겨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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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린코로 가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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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의 상태는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고장 난 자전거가 즐비한 것으로 보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듯 여겨지기도 한다. 어쨌든 자물쇠를 잠그는 방법과 열쇠로 여는 방법을 차근히 설명해 주므로 크게 어렵지 않게 알아들을 수는 있었다. 자! 이제 자전거를 타고 긴린코를 향해 출발하자. 하지만 작은 시골 마을이므로 편도 1차선(왕복 2차선)의 차도로 달려야 한다는 점은 부담 아닌 부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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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의 긴린코를 한가로이 거니는 오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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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린코는 유후인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온천수가 솟아나는 호수다. 둘레는 400m이고 수심은 약 2m 정도라고 한다. 새벽에 수증기로 인해 호수 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장관이라고 하지만 근처에서 투숙하지 않는 이상 볼 수 없는 풍경이겠다. 낮에는 그저 평범한 호수로만 보인다는 점은 상당히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로 치면 산정호수 정도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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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린코 노천탕은 정말 혼탕이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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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위를 뛰어오르는 잉어 비늘이 석양에 비쳐 황금빛을 띠는 것을 보고 황금 비늘이라는 뜻의 ‘긴린코’로 불렸다고 하는데 수면 위를 뛰어오르는 잉어는 한 마리도 볼 수 없었으니 이 또한 그저 전설(또는 사기?)에 불과할 뿐이었다. 다만, 근처의 한국인 관광객을 대동한 한국어 가이드가 건너편 노천탕이 혼탕이라는 말에 귀가 번쩍 뜨이게 만든다. 그래 봤자 여자는 없고 남자들만 득실거릴 텐데도 왜 혼탕이라면 기분이 묘해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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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린코 뒷편의 신사와 인력거. 오른쪽 젊은이가 인력거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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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린코 오른편으로는 전통가옥들이 있어서 잠시 민속촌에라도 들어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가 있다. 또한, 긴린코 뒷쪽에는 작은 신사가 있었는데 인력거를 타고 온 젊은이들이 인력거꾼의 안내에 따라 의식을 치르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긴린코는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걸어서도 금새 돌아볼 수 있고 대충 찍게 되면 평범한 사진만 나올 뿐이므로 환상적인 구도를 원한다면 다른 사진들을 충분히 연구하고 관찰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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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린코 호수 주위의 신사와 미니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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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보 여행자를 위한 간단 요약

1. 유후인에서는 돌아갈 열차 시각을 먼저 확인하고 나머지 일정을 짜도록 하자.

2. 유후인발 하카타행 유후인노모리는 17시 07분이 막차며 전석 지성석이므로 반드시 예매해야 탈 수 있다.

3. 유후인에서 자전거는 역 안에 있는 안내소에서 대여해 준다.

4. 자전거 대여료는 1시간에 200엔이지만 단 5분만 늦어도 1시간의 추가요금을 물어야 한다.

5. 긴린코와 유후인을 여유있게 들러불 수 있도록 무리한 일정은 피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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