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에 취해 시간이 멈춘 동화 속 세상 유후인

유후인에서는 누구나 동화 속 주인공이 된다. 시간은 천천히 흐르고 마치 마법에라도 홀린 듯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게 되는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모든 게 신기하고 모든 게 예쁘다. 거리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넘쳐나고 따사로운 햇볕마저도 정겹다. 술에 취하지 않았어도 분위기에 취해 몽롱한 기분마저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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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이 아니라 동화 세트장 같은 유후인 역 앞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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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후인에 대한 첫인상은 마을 전체가 마치 동화처럼 만들어진 세트장 같다는 것이었다. 특히 유후인노모리를 타고 왔다면 그 느낌은 훨씬 강렬할 것으로 생각된다. 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신비한 열차를 타고 와서는 동화처럼 예쁜 신비의 세계에 내렸으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물론 내 경우에는 유후인노모리가 아니라 아키타행 특급열차였지만 객차가 목조분위기였던 탓인지 마치 시간을 거슬러온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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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린코 근처에 있는 작은 잡화점 천엔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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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유후인을 즐기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그저 마음 내키는 대로 돌아다니는 것으로 아무런 계획이나 사전 정보 없이 가고 싶은 길로 가고 들어서고 싶은 가게로 들어서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의외의 발견을 통해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다만, 이렇게 돌아다니다 보면 시간 안배가 쉽지 않다는 점은 기억해둘 필요가 있겠다. 기차 시간도 맞춰야 하지만 이곳의 상점들은 대부분 일찍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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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80년대 추억의 소품들을 팔던 미니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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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하나는 철저히 계산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어디로 갈지 무엇을 볼지 어떤 것을 살지 사전에 미리 계획하는 것이다. 그리 많지 않은 시간으로 움직여야 할 때 적합한 방식이라 하겠다. 이때 반드시 필요한 게 바로 사전 정보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남들이 추천하는 곳만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뭔가 계산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유후인하고는 맞지 않는 방식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선택은 순전히 여행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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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의 소품들이 전시되어있는 작은 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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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우에는 전자였다.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이 그저 발길 닿는 대로 바람이 이끄는 대로 유후인 거리를 돌아다녀 봤다. 바람은 시원했고 햇살은 따사로웠다. 하지만 원해서 그랬던 것이 아니라는 점은 함정이겠다. 짐을 줄인다고 하카타 역에 있는 코인 락커에 대부분의 짐을 두고 왔는데 유후인에 대한 여행 정보까지 두고 온 것이었다. 유후인 관광안내소에서 약간의 가이드 정보를 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달랑 지도만 있을 뿐이었다. 처음에는 막막하기만 했는데 그게 또 나쁘지는 않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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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꿀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하치미츠노모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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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때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가 꼭 가보려고 했던 곳을 놓친다는 점이었다. ‘믿을 수 있는 100% 양봉 벌꿀과 벌꿀 관련 다양한 상품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소개되어 있는 하치미츠노모리(Bee-Honey)에서 벌꿀 아이스크림을 맛보기는 했지만 ‘튀김옷은 바삭하게, 안은 연한 고기를 잘게 다져 마치 크림처럼 부드러운 맛을 자랑하는 코롯케 전문점’이라는 킨쇼 코롯케는 아쉽게도 먹어보지 못했다. 그 앞을 지나왔으면서도 알아보지 못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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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 테마로 유명한 고양이샵과 그 옆에 있는 킨쇼고로케 2호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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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하나. ‘롤 케이크가 별거 있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 번 그 맛을 본 사람들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예약을 하지 않으면 맛볼 수 없을 정도로 인기’라는 비-스피크(B-SPEAK)도 먹어봐야겠다고 찍어둔 곳이었는데 어딘지 찾지를 못해서 그냥 돌아와야 했다. 이름도 기억하지 못한 상태에서 롤 케이크 집이 여기저기 있다 보니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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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웃집 토토로를 비롯한 캐릭터 샵 동그리노모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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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이 아니다. 내키는 대로 돌아다니다 보니 시간 조절이 안되는 통에 나중에는 기차역을 향해 자전거 페달을 힘껏 밟아야 했는데 그로 인해 유명한 테마샵 구경을 놓쳤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마음을 단단히 먹지 않으면 지름신이 제대로 강림하는 곳’이라는 오르골 테마샵 오르고르노모리도 그렇고 ‘이웃집 토토로를 비롯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지브리오 스튜디오 작품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캐릭터 상품을 모아 놓은 잡화 숍’이라는 동그리노모리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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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쁜 거리와 과자공방 고에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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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후인 상점들의 폐점 시간은 오후 5시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하카타 역으로 떠나는 유후인노모리의 막차도 17시 07분이다. 그러니 5시 이전에 모든 일정을 마치는 게 좋겠다. 그래야 유후인 역에서 족욕이라도 할 수 있겠다. 유후인노모리는 전 좌석이 지정석이므로 반드시 예약을 해야만 이용할 수 있는데 좌석이 없거나 예약을 안 했다면 오이타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타야 한다. 막차 시간은 18시 4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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