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 가장 짜릿하고 황홀했던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해리포터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일정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3박 4일 간의 간사이 여행에서 2박 2일을 교토와 고베에서 보내고 나니 오사카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은 1박 2일에 불과했다. 그 시간을 쪼개서 유니버셜 스튜디오(USJ)를 다녀온다면 그야말로 하루를 통째로 날려버리는 것과 같은 일이었다. 그렇다고 오사카까지 왔는데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안 갈 수도 없으니 이래저래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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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타는 순간까지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갈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여행박사를 통해서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입장권을 구매해 놓기는 했었다. 가지 못했어도 서울에 와서 다시 팔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에서였다. 마침 여행박사에서는 난바 역에서 유니버설 시티 역까지 타고 갈 수 있는 JR 승차권(편도)을 덤으로 주는 이벤트까지 진행하고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되는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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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문제는 남아 있었다. 교토에서 하룻밤을 자고 고베로 넘어와서 하룻밤을 지냈기에 아침 일찍 서둘러 나서야 한다는 점이었다. 고베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저녁 시간이 전부였다. 고베는 그냥 잠만 자고 가는 곳이 될 판이었다. 게다가 사람에 치이지 않기 위해서는 아침 10시 개장과 동시에 입장하는 게 좋다는 충고에 의하면 여러가지로 불리한 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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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저런 악조건에도 불리하고 끝내는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가기로 결정했다. 언제 다시 오게될 지도 모르는 일이니 이번 기회에 가보자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이미 준비는 모두 끝났으니 더 이상의 문제는 없었다. 오사카 투어를 위한 시간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하나를 얻기 위해 다른 하나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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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셜 스튜디오에 대한 흥분은 유니버셜 시티 역을 나서면서부터 시작된다. 입구로 향하는 길목부터 이미 스튜디오에 들어선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주인공들과 킹콩이 벽을 뚫고 나와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었고 입구 앞에 설치된 유니버셜 스튜디오 구조물이 비로서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가까이 왔음을 실감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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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트장을 그대로 옮겨놓은듯한 이국적인 분위기에 취해 걷다보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해리포터 입장권리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어차피 해리포터 어트랙션에 입장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니 다른 볼 일은 그때 처리하면 된다. 11시 넘어서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입장한 우리가 확보한 입장정리권도 그로부터 무려 2시간이나 뒤인 1시 30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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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정리권을 확보하고 나면 밀린 숙제를 처리한 것처럼 다소 마음의 여유가 생기게 된다. 약 2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으므로 돌아다니면서 이국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도 되고, 비교적 대기줄이 짧은 다른 어트랙션을 찾아가도 된다. 우리의 경우 그 시간을 이용해서 ‘터미네이터 2: 3D’에 다녀왔고 멜즈 드라이브인에서 식사도 했다. 개장 시간에 맞춰 올 걸 그랬다고 후회해 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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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제일 먼저 체험한 어트랙션은 ‘터미네이터 2: 3D’였는데 무대와 스크린이 교차하는 신선한 충격을 주는 작품이었다. 가령 정면을 향해 질주하던 오토바이가 스크린을 뚫고 나와 무대로 등장해서는 악당들과 총격전을 펼치다가 다시 스크린으로 들어가면 영화가 계속되는 식으로 진행된다. 나름 흥미로운 내용이므로 남는 시간을 이용하기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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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즈 드라이브인은 중앙에 위치한 패스트 푸드점이다. 드라이브 인이라는 주제에 맞춰 입구에는 고풍스러운 클래식카가 서있고 그 뒤로 들어서면 스낵카처럼 생긴 공간도 나온다. 분위기로는 스낵카가 좋지만 쉽사리 자리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여기까지 온 김에 큰 맘 먹고 비싼 타워버거를 먹으려고 했으나 무려 30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포기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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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한 시간에 맞춰 해리포터로 향하면 지금까지 본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만큼 인기 좋은 곳인데 들어가면 왜 그런지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환상의 세계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멋들어지게 꾸며놓았기 때문이다. 중년의 남성에게도 그럴진대 해리포터에 열광했던 세대라면 말해 무엇하랴. 중세 유럽 마법의 마을에 와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그 자체만으로도 와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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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존에 들어와서도 분위기에 취해 있으면 곤란하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가장 인기있는 어트랙션인 ‘해리포터 앤드 더 포비든 저니(Harry Potter and the Forbidden Journey)’를 찾아 가야 한다. 어영부영하다가는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시 30분에 입장한 우리도 무려 3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했다. 날도 춥고 다리도 아프고 여러 가지로 힘들지만 참아야 한다. 지상에서 가장 짜릿하고 황홀한 5분이 기다리고 있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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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해서 ‘해리포터 앤드 더 포비든 저니’는 4D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한 4D가 아니다. 실제로 마법의 빗자루를 타고 날아가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해리포터를 따라 하늘 높이 솟구쳤다가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치기도 하고 퀴디치(quidditch) 경기에 참가하기도 한다. 그 시간이 너무 짜릿해서 중년의 남성으로 하여금 황홀한 기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소리까지 지르게 만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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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의 기다림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내돈들여서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냐며 대기하는 3시간 내내 궁시렁 거렸던 아내조차도 3시간을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번 더 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그럴려면 다시 3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개장과 동시에 입장해야만 했다. 입장과 동시에 먼저 들러야 나중에 한 번 더 탈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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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는 해리포터샵과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아직 흥분이 가시지 않은 상태이므로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든다. 아이는 물론이고 어른들 마음도 관대해진다. 해리포터 기념품을 사고 싶어하는 아이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되기 때문이다. 다만, 매장이 너무 협소하고 사람은 너무 많아서 여유롭게 쇼핑할 수는 없다. 우리가 찍힌 사진을 보려고 했으나 어디인지 찾지 못해 그냥 돌아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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