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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나폴레옹은 스핑크스의 코를 뭉개지 않았다는데… 비주얼 세계사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나폴레옹은 스핑크스의 코를 뭉개지 않았다는데… 비주얼 세계사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한때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인다고 하던 우스개 소리처럼 보이는 사람에게만 보인다는 말이다. 이는 혼령이 보이는 ‘식스센스(The Sixth Sense, 1999)의 주인공 이야기가 아니다. 개인의 지식과 경험에 따라 접할 수 있는 세상이 달라진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잘 나고 못 나고의 문제는 아니다. 정도의 차이일 뿐이다. 인간이 살면서 평생 배워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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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파리 루브르 박물관(Louvre Museum)에 갔을 때 일이다. 어마어마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노련한 가이드는 핵심 작품 몇 편만 찍어서 설명하고는 이동하기를 반복했다. 웬만한 방문자들로서는 무슨 그림들인지 알 수 없으니 그저 그림이 멋있네 어쩌네 할 뿐이지만 그림에 담긴 의미를 알게되면 그 그림 역시 달리 보이게 된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기 전에 조금이라도 사전 지식이 반드시 필요한 것도 그때문이다.

아트북스에서 출간한 ‘비주얼 경제사’는 그림으로 세계사와 경제사를 동시에 들려주는 책이다. 미술공부와 역사공부, 그리고 경제공부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셈이다. 의미를 모른 상태에서는 박물관에 가서도 자칫 스쳐지나갔을 수 있는 그림들이지만 이 책을 보고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작가가 무슨 의도에서 그러한 그림을 그렸는지, 당시의 시대상은 어떠했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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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 ‘무엇이 그들을 끔찍한 죽음으로 몰아넣었나?’에서는 1497~1499년작 ‘역병 희생자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성 세바스티아누스’를 통해서 유럽을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었던 역병과 온몸에 화살 투성이인 성 세바스티아누스의 관계를 설명한다. 그는 로마시대 장교로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경호를 담당할 만큼 신임을 받았는데, 은밀히 기독교로 개종한 후 기독교인들을 도왔다는 이유로 화살형에 처해진 인물이었다.

처형될 때 그는 여러 대의 화살을 맞고도 죽지 않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이 그림에 세바스티아누스가 등장하는 것은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당시에 역병이 왜 발병했는지 모르다 보니 자신들을 지켜줄 성인이 필요했던데다 역병은 하늘에서 빗발치는 화살과 같아서 누구는 치명상을 입고, 누구는 운 좋게 피하기도 하며, 누구는 맞고도 죽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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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1340년대 유럽 인구의 3분의 1의 목숨을 잃게 만든 흑사병으로 이어지는데 이 병은 1347년 흑해의 무역항 카파에서 창궐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킵차크한국의 자니베크 칸이 이끄는 몽골군이 제노바인들이 방어하던 카파를 포위하고 공격 명령만을 기다리다 역병이 발생하자 시신을 투석기에 얹어 성내에 던져 놓고 철수했다는 것이다. 현대에도 공포의 대상인 생물학전의 원조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모두 22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시대를 넘나드는 이야기도 경이롭지만 그 많은 자료를 어디서 구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저자 송병건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영구 옥스퍼드 대학에서 경제사를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은 후에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연구를 계속했다고 한다. 영국에서 생활하면서 유럽 여기저기를 여행하며 박물관과 미술관을 구경하는 재미에 눈을 떴다고 하니 이 책은 그 지식과 경험의 부산물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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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죽어 가는 자, 위로하는 자는 누구인가 : 알렉산더, 동서양을 융합한 코스모폴리탄 문화를 창조하다
02 한漢 무제武帝의 예불 : 장건, 실크로드 개척에 시동을 걸다
03 장거리 무역의 귀재 : 이슬람 상인, 지구 절반을 촘촘한 무역망으로 엮다
04 무엇이 그들을 끔찍한 죽음으로 몰아넣었나 : 팍스 몽골리카 시대, 동서 무역이 질병을 세계화하다
05 허풍쟁이의 베스트셀러 탄생기 : 마르코 폴로의 중국 여행기, 미래 탐험가들을 키우다
06 콘스탄티노플의 철옹성은 어떻게 무너졌나 : 비잔틴제국의 최후 전투, 세계 경제를 뒤흔들다
07 임진왜란과 세계 노예무역, 그 함수 관계 : 대항해 시대, ‘부유한 산’의 은銀이 세계를 일주하다
08 백지에서 시작된 유럽의 지식 혁명 : 중국 발명품, 유럽의 지식 대중화를 선도하다
09 역사상 최고가의 꽃 : 네덜란드 금융시장, 알뿌리가 거품을 낳다
10 세계 최대 국가의 탄생 배경 : 명품 모피에 대한 소비욕, 시베리아 정복을 이끌다
11 나폴레옹이 스핑크스를 납작코로 만들었다 : 프랑스의 이집트 원정, 영국과의 지식 전쟁으로 이어지다
12 인간의 탐욕이 낳은 가장 잔인한 무역품 : 1,600만 명의 아프리카인 노예, 아메리카로 팔려 나가다
13 석탄과 기계 시대의 재해 : 산업혁명 시기, 산업재해는 이렇게 일어나고 이렇게 극복되었다
14 영국의 ‘3중 전성시대’ : 만국박람회, 산업혁명을 유럽 전역에 확산시키다
15 아일랜드인의 운명을 바꾼 ‘악마의 식물’ : 1840년대 감자 흉작, 아일랜드의 대기근과 이민을 초래하다
16 일본 탈아시아 정책의 서막 : 페리 제독의 흑선黑船, 일본 사회 개조의 닻을 올리다
17 여행은 어떻게 중산층의 취미가 되었나 : 19세기 중반 서구인들, 휴양지의 맛에 빠져들다
18 아메리카 대평원의 버펄로, 그 비극적 운명 : 생태계의 세계화로 인간과 버펄로 간의 균형이 깨지다
19 인도의 철도, 그 이익을 가져간 곳은 : 식민지 인도, 강제적 세계화의 끝을 보여 주다
20 거대기업 황금시대 : 철도왕, 석유왕, 금융왕이 경제를 장악하다
21 프랑스 흡혈귀는 독일 여인의 피를 빨고 산다 : 제1차 세계대전 후 배상금과 채무 갈등, 세계화를 후퇴시키다
22 산타클로스, 그 이미지의 진화 : 성인聖人에서 대중소비의 아이콘으로 변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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