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나의 여름방학

내가국민학교다닐무렵.
대개7남매-9남매…한집에열댓명의가족이살았다.
내가여름방학이되면외갓집가는일을고대하였고
가끔성환이모네가보고싶은게모두…

허나큰댁엔외갓집을찾아오는고종형제와사촌들로버글거렸다.
그땐방학이25일이었으니그25일동안큰댁은스물댓명
우리집은열댓명의식구들로버글거렸다.
식량도저녁마다절구에보리를찧어그걸삶아소쿠리에얹어
쥐가덤비지못하게커다란못이달린마루기둥이나안마당빨래줄에걸어놨었다.

버얼건보리개떡을서로빼앗아가며먹었고
싸리가지로개구리잡아뒷다리만모깃불에구워먹은게
조금먹을게있는날은일찍알을후벼낸감자를삶거나
아이들손에서용케남은일그러진옥수수를삶아내면그게다였다.

그렇게들살았는데도나는그저미역이나감고
얼레미들고붕어나더듬어서잡아오면
누이한테매일잡아와서파리들끓는다고되레욕을먹으면서도매일잡아왔다.
붕어나우렁잡는건,눈감고도,둑을막아물을푸지않고서도
더듬기만하면한대야족히잡아냈었다.
뽐뿌옆에호박잎커다란놈꺽어다가거기에붕어밸과창자를뽑아내곤
누이눈치보며외양간으로도망갔던여름방학

아들만둘인나…손주는각각두명씩손녀..그래서손녀가넷
직장나가는둘째네며느리
그래서아이들유아원,놀이방에서방학하니그대로내게고스란히쏟아져온손녀.
날짜가사흘어긋나서근열흘간아이는아이대로,어른은어른대로힘이겨운여름방학
첫째네는며느리가전업주부라하루동안왔다가수영장에들렀다가갔다.
그날..손녀가넷….

내가제일어른이니얼굴어둡게할수는없다.
우선작은아들네두손녀를밖으로데리고나갔고
큰아들네는그틈에수영장으로빼내는수법을썼다.
조카까지데리고수영장다녀오라고는못한다.
젖먹이달렸으니…

둘째네도수영장을즈이가족끼리가게했다.
바로수영장을옆에두고도아내와나는왠일인지가보고싶다는생각조차하질않는다.
그전같으면수영복꺼내서홰션쇼라도벌릴만한나의요란함도
이상하리만치조금도개의하지않는이번여름방학의아내와나.

드디어오늘손녀를보내고집에도착하니밤10시…
두손탁탁터는그런기분이다…
내일이면또다시애틋하게보들보들한얼굴을대보고싶은손녀들이겠건만
우선
오늘은손을탁탁털어본다.
아내와나의이번여름방학은이렇게끝난다.

안산어린이놀이집에서이미개학한지우를데리고나오다(사진속가방든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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