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걸었어요

아내와내가엊저녁일찍잠자리에들었기에
새벽녁에깨다.
나는밀린일기를쓰고블로그나카페를뒤적이는게새벽에할일이다.
아내가전기가아까운지슬금슬금내방으로뭔가를밀고들어온다.
며칠전성남모란장에같이가서사온말린통고추.
물행주로닦으면서연신나를바라본다.
같이하자는거…

카페나블로그나뭐별로특이사항이없다.
요즘올리는파일도내가봐도심드렁하기도하고
달랑내것만올리고마니찾아주는이도아주줄었다.
어제조금색갈을달리하기를배경음악에탱고곡을넣었다.
예전가곡이나징징거리는흘러간노래에서조금씩밝은쪽으로바꾸고있다.
허기야MT가는대학생들도한잔술넘어가면금세’울고넘는박달재’가나온다니…

오래다니던직장을그만두고두어군데얼마큼씩다니다가이내그마저도
그만두었다.
지금,가끔은단순노동이라면괜찮은데..까지선을밑으로내려긋고있다.

나와같이꼭지따고물행주로먼지랑농약이랑함께닦던아내는
아침식사준비하러이리저리자릴옮긴다.
자연고추일깜은거의내차지..
단순노동이라면할만하다고?
1.자루에서고추를꺼낸다.
2.고추더미앞으로그러앉는다.
3.오른손에물행주를,왼손에고추하나집어서꼭지를잡는다
4.고추를돌려가면두어차례닦는다.
5.고추꼭지를따고,다른그릇에고추를담는다.

한근에만원달래는고추,9500원에열근을사서
아내와나,절반씩전철타고왔다.
그럼그안에고추가몇개나되지…
5단계단순작업을고추하나하나마다.손질간다.
마음과머리는딴데로돈다.

허리와다리가아프다…단순노동은할만하다고?

특별한일도아들도내게도없는데
아들의전화를받은적을생각한다.
‘….그냥걸었어요.’
원별쓸데없는전화를하다니….그당시는그런생각으로전활끊었다.
얼만큼뒤…
‘이런….’내가아비가아니구나…아비노릇을못하는구나…
나혼자미안해서…혼자서절절매었다.

고향집쓸쓸하게어머니혼자계실때
괜히장남인형님한테속으로울화도내보고…
그러다가그냥어머니한테전화를넣었다.
한참만에받으시는걸보면..아마초저녁설핏잠에잠겼었나보다.
‘과넁이냐………..’
‘별일없으시지요?(그냥걸었어요)….’

내가그랬다.
아들들이그런걸벌써잊다니…
딸들연상감기로병원에다니지..
직장일힘들지….
즈이엄마입맛에길들었는데,,,아무리아내가반찬해도즈이엄마반찬생각은날것…

한번은아내가어쩌다고추가루를조금더넣은김치를아들들에게돌렸더니
첫째네…..’이거당신이한거야’
둘째네….’장모님이만든거야’
….하더란다.
매운걸못먹는나때문에우리집김치서껀,왠만한반찬은싱거울지경이다.
그렇게아들들도입이익었구나…

그냥걸었어요
그냥걸었어요
고추를꺼내고,닦고,그릇에다시담으면서
내내그말이머리와가슴을맴돈다

시작은나의컴퓨터방에서시작했으나

날이밝으면서거실로자리를옮긴고추물행주치기

블로그에올릴파일을렌더링하느라컴퓨터가선풍기를쬐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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