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곡 홍릉 유릉에서 가을 하늘을 보다
추석도지나고,밀린일거리대충치우자
바깥바람을맞고싶었다.
자,떠나자……어느그림그리는스님이두팔벌리고옛성곽을거닐던
어느풍경다큐가그리워지던날…
나도…자아.떠나자….

계획도생각도없이오늘은참오랜만에차를몰고나왔다.
첫목적지는올림픽공원몽촌토성…
허나잠실네거리에내차는좌회전선에있었다.
올림픽대교를건너첫우측램프로내려가강북도로연장선구리로…
구리코스모스벌판에서강바람을맞고싶었다.
시민공원으로들어서자거대하얀천막으로조립된거대전시장..
그전시장서쪽에만주차장…차를세우고보니동쪽코스모스밭은너무나멀었다.

쓰윽…차빼는소리
사릉이다…목적지가또바뀐다.
금곡북쪽에있었지..어느분의묘소인진모르나..퍽조용할거같다는생각…
어,이근방에동구능이있었지…
여보이정표좀보구려,,,어디쯤에고동색으로동구능이있었던것같아…

차는금곡역고갯마루…
보이는이정표엔오른쪽으로홍릉유릉…
그사이이름이바뀌었나…
중학교때소풍으로동구능을다녀간뒤한번도가보질않아서
지리적위치느낌은없다.그냥이근방어디에…정도이다.
금곡사거리에서우회전하여남쪽으로가다보니이정표가아니보인다.
(지나간것같아)
기름도넣을겸유턴하여주유소에서기름넣으며위치확인한다.
북쪽세번째전주에서오른쪽으로가세요…

그래서도착한데가홍릉유릉이다.
매표소언니에게묻는다.
동구능이…?
동구릉은구리쪽에있고,조선조초기임금님들묘소이구요.
여기홍릉유릉은조선말임금님들이계신곳이지요…
허어..그렇구나..
지금이야구리다금곡이다따로부르지만
중학교시절내지리부도엔그냥양주땅어디쯤
초기임금님은서쪽에,말기임금님은동쪽에계시는구나.

묘역은생각보다는그리넓지는않다.
중학교시절OO능소풍가서묘역이어디에서어디까지인줄모른다가
올초거길갔다가아주실망했었다.
내생각으로국립왕궁땅일텐데,요리조리쪼개어무슨무슨시설짓고
담을쌓아서아주작아저있었다.

이곳도차츰커지는도시주택이야금야금곁으로밀려들어와
자동차소음,이웃학교의확성기소리가들릴정도로작아져있었다..
(이것은내짐작이다)

먼저동쪽홍릉을찾았다….서울에있는홍릉이아님을…
조선말고종과왕비민씨..민비
릉바로앞의제각…문이열려있다…가만히반절을하다…
시아버지흥선대원군과맞서며힘들었던나라살림을챙긴여장부…
똑똑한여걸(女傑)임을생각한다…

홍릉과릉정문사이엔작은연못이있다.수련자색꽃이가을인데도피었다.
릉이나마을앞의강이나물은기를막거나돌려주는역할을한다는데
이연못도그렇게조성된것인지,정원조경인지를알수는없다.

다시유릉…홍릉의서쪽에있다.
조금다른풍광은홍살문쪽에서릉을올려다보면봉분이아주조금만보인다.
다른릉에서도완전하게봉분이드러나질않지만
여기유릉은아주조금만보인다.
유릉은동쪽고종임금의아들인순종임금…
그러니까,이릉의묘역엔아버지는동쪽에,아드님은서쪽에잠드신것이다…
제각을보수중이다..
관리소계신분이내가그래도관심있는듯이보이자
‘내일이민비왕후제삿날입니다.내일열한시쯤오시면제례를보실수있습니다..’

아,아까워라…하루차이가…
아침부지런히만든김밥과단한가지반찬깍두기를
홍릉과유릉사이커다란소나무밑에서아내와먹는다
소나무윗가지만흔들고지나가는바람에흰구름이걸려있다

아주커다란소나무
맑은바람,
초록산냄새
그리고
아내와내가간간이주고받는이야기

가을이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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