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김치와 친구

<총각김치와친구>


1.총각김치


‘여보,이거좀더있나‘

눈으로가르킨총각김치..

익었나안익었나를맛보라며내놓는총각김치한입베어물고는

아내에게던진말이다..

바로저그릇만큼을냉큼주워들고아직도장가가지않는늙은내총각친구에게

가져갈양으로말이오고가는아침상머리…

어제인가그제인가…아내가다듬다가반을쪼갠총각무를비닐로엉성하게싸서들고

어디론가갈듯하기에

(어디가우)눈으로물었다.

속이단단하고병이나서되물리려수퍼에간다는말

(바꿔줄까?)


그렇게해서다시만든총각김치..

입안에서젓갈향기와맛이환하다..

이맛…정말이맛…


언젠가처가가족을이끌고작년황산다녀오듯올해는외포리(나중엔설악산도)

다녀오다가외포리수산시장에서밴댕이젓을아내의허락도듣기전에내가사서일가에돌렸다…

이삼일바깥에그냥두어요(숙성시키라는말)..냄새가좀난다싶으면냉장고넣고서

쓸때는필요한량만큼꺼내어슬쩍행궈서양념넣고몇번썰어올려보세요…

그렇게했다…씼으라는말은너무짜서헹궈먹어야감칠맛이살아난다는말이다.

비린내,씹히는맛,아삭아삭…내가한국인임을확인하는방법이되었다..


아내가조금싼테마여행으로공주알밤줍기와강경젓갈시장을둘러보는데를즐겨간다.

거기서다시사온밴댕이젓…

이번총각김치에넣었다.

살짝헹구고다려서국물만받아내서그걸김치버무릴때넣은것..


한입살짝베어물고친구생각을해낸것이다.

‘너무적어서둘째네도다른걸챙겨주었는데…..’

이런답이다…

오늘오후에큰아들네가오면줄거란다…

그리고상에보이는게우리가먹을거고…

아내얼굴엔(다음엔며느리들데리고같이담근다..원체힘이들어서

그리고반으로쪼개지않아야맛이산다)고써있다.

(내가도와줌되잖어)

(…….)



2.무채


왠남자가먹을거타령이지…

얼마전내가산에가니아내는손이풀리자

청평동생네로냉큼다녀왔다.

햇들기름꿔왔단다.

약간은단단한무채썰고고춧가루젓갈넣어반나절두어두고


들기름,고추장,커다란그릇…

좌로돌려요,아니북반구에사니오른쪽으로돌리자

썩썩비벼서한입넣고조개젓한알넣어보자…


고급레스또랑에서서빙기다리며먹는이름모르는식사보다몇배나더낫지..

그런데서먹는건먹어도먹어도먹은것같지않는내촌티..

언젠가장모님모시고63빌딩맨꼭대기에서바깥경치근사한데서

불란서게요리를먹은적이있다.

장모님왈..

이게얼마라고..쌀이몇가마아녀

물리고짜장면?하셨다.

나도그랬다..네명인가먹었는데아마30만원넘었지..

먹은거같지않았다.


한입더…입가에고춧가루붙이며입속에서아삭아삭…

우리거시최고여어..하는소린이때하는거아녀…



3.친구


어제예식장6층올라가는데는교회차가와서그런가

두줄로서다가나중엔범벅..

그기다림속에서아차하는일이벌어졌다.

일필휘지양휘지체로봉투써놓고일금을넣은봉투몇장을그냥두고왔다.

혹시차속에서일벌어졌나하고아내에게전화(이런땐핸드폰참요긴하다)

그냥TV위에있단다.

그럼어쩌지..

앞에나보다훨씬큰사람어깨를퉁치고

‘나돈O만원만“

그북쇄통에서친구는돈을세어서내게건넨다.


야,저기과녕이온다..

하고친구가차를세우고문열어놓은채나를낚아채듯그말을받은친구가

차속으로나를밀어넣었다.

다음예식장으로시간맞춰가랴…여럿이모인자리에서뒤끝을다못보고막7호선타려고나오던참에당한일이다..

19년째택시하는친구…

나도그를좋아하지만,,,오늘그일로해서그친구를더사랑해야했다..

나를멀리서보고일부러차에탄일행기다리게해놓고나를끌어다태운친구…


이렇게나는좋은친구를가졌다..

사는내인생에서푸근함을가져다주는산타같은존재이다.

아침상에서김치생각나게한친구느

‘야,요새사는게삐들삐들해,어디갈데없냐’하면

동강이고정선이고아픈척을아니하면서나를데리고간다

우리고등학교다닐적에이세상에서제일머리좋은사람은

교통부에서기차시간표짜는사람이라고했다.

그만큼여행프로그램알차게짜는친구가있고

여행가면먹을거,시장,반찬만들기에어쩌면마나님보다나은친구가있고

세상온통좋은이메일은긁어다주는친구가있고

나,문자메시지보낼줄몰러..하고촌티내면이메일로가르쳐주는묵중한친구도있다

여행예약을12명으로했는데,갑자기한사람이아니나온다고내게벌충하라고..

아내는그날다른데여행가니어쩔수없었다.3만원인가4만원인가를빵꾸낼수없기에

김OO,이렇게됐는데,이번엔같이가줄수있어..

그녀가나와전혀모르는내친구동아리속에섞였다…

S형,미안헙니다.내가마나님하고맛있는여행중입니다.

왠만하면나들이같이헙시다..그리고..참,나중에만나서짜장면먹읍시다

그런여자친구도있다

방송대모임,동창,,방송대사람들나는참좋아한다.

나이차이가엄청나지만사는게각양각색이고늘눈동자가살아있다.

내가방송대를다니면서얻어낸친구들은보석같다.


또그중에는나와고등학교도같지만10년후배..

언제나내마음을다들여다보고,내말엔싫다소리한번아니한친구도있다.



4.에필로그


내가친구들과섞여서하는말

이건내가나에게하는말도된다

‘일을만드는사람도있어,너는쫗아가기만해도돼’


맛있는총각무와무채나물..그리고친구들이있어서

비오는일요일바깥날씨보단한결따스한시간임을즐거워한다.

친구들…그리고여기에올리지않는더많은친구들

나를행복하게해줘서고맙다…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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