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병상일기 – 이해인

병상일기


아플땐누구라도

외로운섬이되지


하루종일누워지내면

문득그리워지는

일상의바쁜걸음

무작정부럽기만한

이웃의웃음소리


가벼운위로의말은

가벼운수초처럼뜰뿐

마음깊이뿌리내리진못해도

오히려듣고싶어지네


남들보기엔

별것아닌아픔이어도

삶보다는죽음을

더가까이느껴보며

혼자누워있는외딴섬


무너지진말아야지

아픔이주는쓸쓸함을

홀로견디며노래할수있을때

나는처음으로

삶을껴안는너그러움과

겸허한사랑을배우리


병상일기/이해인/0911/경향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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