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딴지의 추억


뚱딴지의추억


뚱딴지?

새로이사온지얼마되지않을때석촌호수를어림잡아가는중에옆아파트단지앞을지날때였다..

화단에눈에익은돼지감자가노란꽃을피워올렸다.

고향집터근방에서보아온식물이라내심반가워한참을바라보았다..

해바라기꽃과같되크기가작고,줄기도연약하다..

언듯보면시원찮게자란해바라기…

그런데밑둥옆푯말엔‘뚱딴지’로써있다..아닌데….돼지감자인데…


올여름강원도경상도를여행하면서멀리해바라기밭이커다란데가여러군데서눈에띠었다…산중에왠해바라기..해바라기는중국에서간식으로먹는다는데,,,우리나라에선뭣하지…여러군데얼핏보다가어디쯤인가에서바로길가옆을지나는데잘보였다.

다름아닌돼지감자였다…다시머릿속엔뭐하는데쓰이지..저렇게많이심었는데..


내가보면서자라온고향에선울타리근방에대여섯줄기가제멋대로자라올라와노랑꽃몇번달고있다가어느틈에사라진거밖엔남은추억이없다..

뭐하는데..쓰지..필연코저렇게곱게키웠으면뭔가쓰임새가있을터…


그러던뚱딴지,아니돼지감자가KBS6시내고향전파를11월25일탔다.

전라도부안어디…

아래에보이는사진은HD영상으로녹화했다가재생하면서카메라로화면촬영한것이다.

날로먹기,전으로부처먹기,사료….

흔하게나오는약으로쓰인다거나어디좋다는표현은뚜렸이없었다..내심그걸보려고기다렸었는데…

그냥마을의효자농산물정도…어디서무엇에쓰나를더정확하게나타냈으면…


내가얼핏들은말로는깍두기,국,칼국수정도였는데,맞는지는나도알수없다.

다만내가확실하게어릴적해왔던일을적어보자


언땅녹으면밭가에서,논뚝에서메와삘기줄기를캐서씹었다..

봄이올때쯤달착지근해서먹을게없던시골에선그나마군것질거리였다.

그런때에또하나재미는돼지감자캐기…

딱딱한땅,울타리밑에서호미겨우날이들어갈까말까하는굳은땅을파헤치면

거기에작은감자알갱이가나온다..바지춤에썩썩문질러서날로먹는다.

약간은아리지만감자맛

그리고토란처럼진한끈적임…

반바가지실히캐온날은성적이좋은날…두어개먹으면더는먹지못하게스리

아리고찐득거린다…


그런데그런어느날….일고여덟살짜리내게아주즐거운날이생겼다..

바지저고리쪼끼입던시절..쪼끼주머니가불룩하도록돼지감자를넣고다니다가

외양간누렁소에게장난삼아돼지감자를줄듯말듯놀리던중커다란소의혀가내어린손을통째로거칠게핥더니어엇!하는사이에돼지감자가소의입안으로들어갔다.

동그랗고작은그돼지감자는소의고개가이리저리흔들면서허연침을입가에잔뜩달고서야어적어적씹어먹는게아닌가…

얼른주머니에서또하나꺼내어소의얼굴앞에서원을그리며놀렸다..

아까보다도더긴혀(아마30센티도넘게길게나온것같다)가허공에서내손을쫒아다닌다..놀리다가냉큼혀바닥에놓는척…소는점점허연침을길게길게밖으로흘리며아주맛있게어적어적씹느다..더달라는듯커다란눈과침에젖은콧등이나를핧아넣으려는듯나를보고만있었다.

이런일이있은다음부터소의훈련감은의레돼지감자였다..

그날부터쪼끼주머니엔동래의돼지감자는모두들어있었고

고삐를뿔두개에칭칭감아풀리지않게하고내가길을나서면

소는나를따라다녔다…소뒤에서고삐잡고이려이려왼쪽궁둥이,오른쪽궁둥이를가려서찰싹찰싹때리며길방향을바꾸는일이없어졌다..

그뒤로나는소멕이기를거의고삐없이나와친구하며살았다..

내가미역감으러웅덩이에뛰어들면소도따라들어왔고..또한마리내키보다더큰누렁이개도같이들어와놀아주었다..


소꼬리를붇들고깊은데도돌아다니고…장뚝에나오면소가내몸을핥아주어도그냥좋기만했다..그다음부터나는소잔등에타고다녔다..맨잔등에타고다니기는내엉덩이도아팠지만동네아이들누구도그런적이없어서늘나는애들,어른들이이상한놈이다하고바라보고,,소를타고저녁들길걸어마당에도착할때,,동네어른들은담뱃대투덕투덕뜰섬돌에두드리면서나의얘기를재미삼아했었을것이다.


뚱딴지로소와나는친구가되는데더좋은촉매제였다.

쇠풀베어오기,쇠풀뜯기기,목욕시키기,쇠마답에매어놓고잔등긁어주기..

쇠죽끓일땐고운겨를쇠죽박으로한번더퍼다가넣어끓였다..

사랑방아궁이의커다란솥에서쇠죽이끓어김이허옇게날쯤이면외양간누렁이는목을길게빼고부드럽고낮은톤으로어메..하고울며밥을달라고했다…


그런소를평택장에서사오던날,아버진처음으로나를30리벌판신작로길로데리고가서장터에서김이허옇게나는국밥을처음으로외식으로사주셨다.어른들틈의쇠장터..겁도많고익숙치도않는먼평택장..거기에처음으로따라온아버지와나의외출,아니첫여행길…

그날누렁이를사고서30리길되돌아오는신작로길에선아버지와내가교대로소를몰았다..남의손에몰려가는소는가끔울었다..그소는울었지만나와아버진소를하나마련했다는즐거움에꼬박60리신작로길이멀었어도멀지않았다.다리아프다는소리도못했다…

그런소였다..

우연히HD화면속으로녹화된뚱딴지를보는나의생각은벌판.논벌판..논으로뺑둘러쌓인동네..그한가운데뜰높고넓었던우리집…

엊그제찾아가니남의손에몇차례넘어가누군가가소작논농사짓고타작다한뒤…

그루터기가회색먼지..동네농기구방치터로….

뚱딴지가더점점없어진나의초가집까지끌고간다…

아,그립다.초가집,뚱딴지캐는솜바지저고리쪼끼입고박박깍은머리의촌티애녀석모습이보이는듯하다…

퍼가기하실땐’어느분임을댓글로밝혀주시고웹주소도밝혀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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