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눈박이 친일반민족조사위의 발표를 보고
대통령직속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는27일1905~1945년일본제국주의강점시기1005명의친일반민족행위결정내용을담은보고서를발간했다.

보고서에는이완용박제순처럼조선왕조의고관(高官)으로일제에붙어나라를팔아먹는데앞장선대가로작위를받거나친일단체인일진회회장이용구처럼일왕에게한일합병청원서를제출한공로로한일합방공로은사금(恩賜金)을받았던인물,그리고총독부고위관료로서일제의조선민족말살통치기구에서핵심역할을했던인물,헌병·밀정·고등계형사로서독립운동가를체포·고문해죽음에이르게하고일제의손발이돼악질적으로동포를학대·탄압했던인물들이포함돼있다.

이들은대부분광복직후인1949년친일세력청산을위해만들어졌던반민족행위처벌특별위원회(反民特委)가조사를위해작성했던명단에이미올라있던인물들이다.반민특위는극악했던일제의민족말살통치시기를막빠져나왔던시기에만들어져국민전체가누가일제를위해진짜로몸과마음을팔았고,누가진짜일제의앞잡이로서동포의손에수갑을채우고고문했는가를똑똑히기억하고있던상황에서활동했다.반민특위위원과조사관들은비밀독립운동단체의회원으로서일제의통치에맞선독립운동가나일제가강제징집했던학병을탈출해중국본토나만주에서광복군에가담했던인사들이었다.조사관의이름과경력은당시언론에공개됐다.조사관들의독립운동체험과국민들의생생한기억이종합돼작성한반민특위조사대상이688명이었다.반민특위총무과장겸조사관을지낸이원용씨는"광복직후의친일파청산의지는지금보다훨씬강했다.반민특위가작성했던명단이그당시의최선이었다"고했다.

그런데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는이번에4년동안377억원의예산을들인조사결과라며,60년전반민특위가작성한688명에300여명을추가하면서유진오백낙준김활란고황경이숙종등교육계인사,김동인김기창서정주유치진노기남등문화·종교계인사,방응모김성수등언론계인사,백선엽신현준등군원로들을추가로포함시켰다.일제말전시동원체제에서일제의강요로학병권유연설을했거나그런내용의글을썼거나일제가조선의유지(有志)와지식인들을강제로얽어매조직했던임전보국단등전쟁지원을위한일제관변단체에이름을올렸다는게이유다.

그러나일제의학병권유강연장단상(壇上)에는일제가강제로동원한조선의유지들이연사(演士)로앉아있었고,단하(壇下)의청중석에는일제가강제로동원한연희전문보성전문학생들이앉아있었다.단상·단하가함께일제에강제로끌려나왔지만이자리가진심을말할수없는자리라는것을너무나잘알고있었기에단상·단하가나라잃은백성들의설움을안으로삼키며함께울었다는것을세상이모두알고있었다.광복후학병권유연설장에서연사들의선동에떠밀려학병에지원했다고말한사람은아무도없었다.단하의학생으로서훗날반민특위조사관이됐던이들은진짜악질적부일(附日)협력자를제외하고는강제동원된연사들을문제삼지않았던것도이때문이다.언론에학병권유문을발표한사람중에자기가진짜일왕(日王)의자식이나된듯이날뛰던무리도있었다.반민특위는물론이고당시국민은그들이누군지다알고있었다.그랬기에반민특위의명단에는그들의이름만올라있었다.

일제강압통치하에서중국과미국으로탈출했던극소수인사를제외한당시조선의지도급인사들은조선이이민족(異民族)의압제를벗어나독립의날을기약(期約)하려면교육을통해인재를키우고언론을통해민족의잠든얼을일깨우고종교를통해정신적자주(自主)인간으로재탄생해야한다는데뜻을같이했다.태평양전쟁에광분(狂奔)한일제는바로이대목을약점으로잡고학교문을닫겠다,신문사를폐간하겠다,교회문을닫겠다고위협했던것이다.그러나좌우대립의어느한편에서서,처참한식민지현실에무지(無知)하거나무지한체하는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위원과조사관들은유진오백낙준이보성전문·연희전문학생들에게민족의진로를일깨웠던1000번의강의에는일부러귀를막고,신채호문일평한용운이우리말우리글이일제에목졸려죽음에몰리던상황속에서한글을붙들고조선일보동아일보지상(紙上)을통해고구려의웅대한혼(魂),백제의영화(榮華),신라화랑(花郞)의충용(忠勇)을들어잠든민족의정신을일깨운수천편의논설에는눈을감고,노기남이명동성당에서무거운짐을진식민지백성을어루만지던강론을애써모른체하며,김활란고황경이봉건의틀에갇혀숨죽여살던조선여성을해방시키려노력했던외로운고투(苦鬪)를외면한채그들이마에친일부역자(附逆者)의도장을마구잡이로찍어냈다.

광복후대한민국헌법을기초한유진오,그리고백낙준은고려대학과연세대학총장으로두대학을세계의대학으로키우는기틀을만들었고,김활란고황경은이화여대와서울여대의오늘을일궜으며,백선엽은북한의6·25침략으로낙동강변까지밀려났던전세(戰勢)를다부동전투의선두에서서뒤엎어대한민국을지켜냈고,신현준은해병대를이끌어북한군을몰아내고9·28서울수복후중앙청을탈환했으며,소설가김동인,화가김기창,시인서정주,극작가유치진등은모두20세기한국예술의밑거름을뿌렸고,김성수와방응모는자신의전인생과전재산을민족언론,민족학교의건립에쏟아부었다.이들중상당수는6·25때북한군에피랍돼이북(以北)산하에외롭게뼈를묻어야했다.

외눈박이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대한민국수립60년이지난지금대한민국을만들고지키고키운이들을친일의오명(汚名)속에빠뜨려파묻으려하는것은과연누구의이익을위해서이고누구를쓰러뜨리기위해서인지묻지않을수없다.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를만든전(前)대통령은취임직후인2003년3·1절기념사에서"한국현대사는정의가패배하고기회주의가득세한역사"라고규정했다.만일대한민국이정말그런나라였다면오늘우리가5000년역사이래처음으로세계의선진국을목전(目前)에두고민족의힘을모을수있었겠는가.이제그들이대답할차례다.

퍼온데…..조선닷컴09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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