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취한 보름달이 싫다

술취한보름달이올라온다..내가제일싫은달이다.

오늘음력으로10월보름…달크기로치면시월상달이다.

추수를끝내고가을떡을돌리는때이다

그러나…내게남아있는10월보름…저술취한듯불그스럼한보름달은….

어느덧고향동네10살배기초등학교시절..

‘땡땡땡.’

우선가슴부터콩닥콩닥놀래는종소리…

신원누구네논머리장둑이터졌다….

동네사람모두가대문뜯고가래들고가마니지게지고들로뛴다..


어느해가을…

정말울음도나오지않을풍경이발생하였다..

보름사리에둑이터져온벌판에베어말리던벼가동네안쪽장둑밑으로밀려와서

검불로덩어리저서쌓여있다..

나야어릴적이었으니그냥저냥어른들눈치나살피고…

모두가담배만뻐끔거리는어른들을바라보기만했었다..

그검불더미를논의크기대로대충나눠가졌다..

엉키고,젖고…타작도힘이드는벼를


오늘한강에서바라본보름달은그날과똑같다.

보름달,둥근달이고,술취한듯불그스레한달…

나혼자한강가거닐면서셔터두어번누르면서소름끼쳐서몸을부수수떨었다..

술취한보름달…

우리동네내어려서부터실전보다더강인한민방위훈련을했다..아니실전상황이었다..

보름달훤한강물…둑에찰름찰름금방이라도터질것같은위험,조바심…

그런조수가밀어들어오면얼마나맑은지,갯벌이훤히들여다보였다.

즐거운광경이아니라,몸서리처지는광경이다…

나는그런종소리에놀라고…

지게지고가마니들고소리치며들로장둑으로뛰는마을사람들이눈에밟힌다..

슬픈추억이다..

저술취한불그스럼한보름달에몸을으스스떤다..무섭다..


그런공포에서헤어나온게,,5.16혁명이었다..

대통령으로자리바뀌고한일청구권자금으로대북방송출력이늘어났고.

세계개발은행차관도입하여아산만방조제를막았다.

그리하여우리동네는조수에의한엄청난피해에떨던시절이끝났다.

서울부산을몇번이나오고간다는수로를만들었고..야산이모두논으로바뀌었다..

아산방조제안에저장된물은평택군화성군안성군..그리고충청도에공급되었다..


그처럼많은세월이흘렀어도..

내가바라보는저보름달은낭만적인게아니다..

종소리에쿵쿵거리며온힘을다해제방으로뛰어가며소리치던

마을사람들..

그리고나는놀라서뜰높은우리집처마에매달린종만처다볼뿐이었다.

놀란가슴을안고서…

오늘오후다섯시경달의광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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