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문턱에서돌아와이일을해보겠다고결심…유족들불화풀때보람
정유진(26),이향미(28),강주희(22)씨는20대의나이에매일죽음과마주한다.대학졸업후장례지도사로첫걸음을떼고한달에6~7건의장례를진행한다.죽은이의몸을씻긴뒤옷을입히는염습을포함,모든장례절차를이끄는일이다.장례지도사중여성은5%에불과하다.하지만최근상당히늘어난다고한다.고인이여성인경우,여성장례지도사를원하는유족이많아져가기때문이다.
"처음에는유족들이’어린여자애가뭘안다고’들하세요.그런데시간이갈수록더쉽게마음을열고의지합니다.시신을염할때도내가족이라고생각하면서끊임없이대화해요.돌아가신분이여성이면메이크업도예쁘게해드리죠.여성이더잘할수있는직업이라고생각해요."
- ▲왼쪽부터이향미·정유진·강주희씨.이들은“어떤이유인지는모르지만서로한참이나안만나던유족들이우리가조율에나서결국얼싸안고화해할때가장보람을느낀다”고했다./이태경기자ecaro@chosun.com
셋중연장인이향미씨는직장생활을하다5년전아버지죽음을계기로장례지도사의길을택했다.폐암을앓다떠난아버지를정성껏염하고입관하는장례지도사의모습에감동받았다고한다."그분도여성이었어요.한사람의인생을잘마무리해하늘로보내는모습이천사같았죠.아버지가가시면서제게갈길을보여준것같은생각도들었어요."
정유진씨는사춘기시절의방황이자살시도로이어져,죽음의문턱을찍고돌아와이일을택했다.’내가살기를잘했다’싶을만큼의미있는일을하겠다는생각때문이었다.그는서울보건대장례지도과를졸업했다.
"시신의차가운촉감은금방익숙해집니다.정말힘든건살아있는사람들이에요.유족간의불화말입니다.유산을두고장례식장에서서로욕설을퍼붓는형제들,생활고때문에가족시신을병원장례식장에두고가는사람들….그럴때는제가고인에게미안해져요."
강주희씨는부산에서일한다.남으로갈수록장례절차에유·불교색채가강하고집안마다관행도다양해유족과의조율이까다롭다고한다.입관후유족이넣어주는소위’노잣돈’관행도지방일수록많이남아있다.강씨는"사고사한경우엔시신을평소모습처럼복구해야하는데,유족들이진심으로고마워하며돈을준다"며"그럴때는다시돈을돌려주느라애를먹는다"고했다.
한국교직원공제회가운영중인상조회사’예다함’소속인이들은장례지도사로나선후세상보는눈도많이달라졌다고한다.죽음앞에숙연해지고,유족들슬픔을위로하다보니또래보다인생을훨씬먼저알아버린탓이다.
"유족들의사회적지위가높고낮음에따라장례식장분위기가확달라지는건사실입니다.그런데고인을염습하고있다보면,죽음앞에선다똑같구나싶어요."
퍼온데조선닷컴10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