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보리밭에서

몽촌토성에갈꺼야,갈라우?
하고몇마디대화..
요즘아내와내가나누는대화는거의토막수준
아껴서그런가…
아니다..말이서로오고가다보면어딘가흠이짚어지고
더커다란아이슬란드화산처럼되기에
아내와나는잘조련된짐승처럼
그렇게대화나누길곧잘..

성당가방에등산조끼만을넣고똑닥이디카만달랑
요즘내행색은아주간단,또간단이다..
캠코더도넣질않는다..
그냥간단하게..돈도1만2천원..

서쪽부터밀,보리,그리고동쪽엔유채밭
이삭패서한결더예쁘다..
욕심을더부리면촬영하기좋게스리안개현상만없었으면…
보리가일렁이고보리밭에서놀란노고지리가솟아오르면서
노래라도불렀으면…

연상찰칵,또찰칵..

도심한가운데에커다란보리밀밭이있다는건
시골태생인나에게마음의산소통이다..
노랑유채꽃도한창예쁘다..
민둥언덕에은행나무향나무도좋고
풀뽑다가줄을일부러세운것처럼옆으로길게앉아있는
아주머니모임도풀밭에어우러진다.

젊은이셋이서교대로모델되어주며
사랑하는표정과삣죽하는표정을연출하며찍는다.
반웃음띠며아내와내가보다가
어,,젊은이우리도그렇게좀찍어주…

흔쾌히대답하는그들..
그리고우린젊은잉꼬처럼바라보았다가뒤틀렸다가…
그렇게킬킬거리며찍었다.


아직카메라에서컴퓨터로넘어오질않았다..

아,푸른청보리밭..
나,살것같다…
아주천천히걸으며촬영,또촬영…
똑닥이디카..
요즘하루에백장이상매일찍어벌써늙은이티가난다
열을받기시작하네..

참,고마운카메라…


애들처럼가방에서연양갱을꺼내어잘라먹는다.
요즘점점어린애처럼철부지가되어간다
초록보리밭,노랑유채밭너머로남한산성이멀리서푸르게다가온다

고맙다..청보리밭아…
내인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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