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엔 여우비

논벌판뿐인내고향,어릴적

쇠풀한망태는꼭해와야하고

저녁쇠풀뜯기기는내차례


무더운날씨면소도파리만쫒지,풀도뜯질않는다

애꿎게쇠고삐나싸리가지회초리로소엉덩일후려친다

그러다가갑자기소낙비가올라치면

소를앞세워마을을향해뛰거나

소는비를맞히고나는아저씨들지게밑으로기어들었다.

지게가얼마나비그늘이되랴

그냥소를끌고웅덩이속으로들어간다


나의누렁이는나와헤엄치는걸

늘그리해서나도미역감고소도미역감는다

두어길물속은소꼬릴붙들고냅다소리치면

웅덩이를가로질러건너는재미도있었다


오늘한강저녁나절엔여우비가온다.

기상전문하는이들이말하는국지성호우이다.

카메라가냄새를잡아내랴

카메라가작은이슬비를잡아내랴

그래도건성찍어본한강여우비

서쪽하늘엔태양이벌겋고

강건너구의동아차산은비가쏟아지느라회색빛이다


카메라가아무리생활속으로들어와도

나의눈과는아직도먼거리이다

작은나의카메라가벌판장뚝에조르르비를맞는

어린애나를기억할까…



성동구와송파구까지오는소낙비

서울동쪽절반이소낙비오는데태양은빛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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