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처가의세가족이한방을쓰다보니 내잠버릇이고약한지라 쪽마루처럼내달은작은마루방.. 일부러거길택하여잠을청한다 오랜만에여행하다보면 나의잠꼬대나숨소리가,또는내옆의누군가가서로방해되는걸 그래서쪽마루를얼른선택했다. 가족들이안으로들어와침대에자라해도내가먼저잠자리를잡았다. 새벽부터비와예약과행선지를놓고얼마나마음썼는지 출발직전까지아무런결정도없이그냥차에올라시동을걸었다. 왠비가이리도오나…. 장마끝났다는기상대예보는정말거짓뿌렁이다.. 고단하니이내잠이들었다.. 한숨을잤을까,아마두세시는되었을것같다. 비가또내린다…그런데비가이토록아깝도록정다운소리를들려줄까. 아파트높은층에선비가오면오나보다.개면개었나보다..하는정도인데 빗방울이땅에떨어지는소리며,조금떨어진콩밭에떨어지는소리 그리고추녀받이에서양철통으로내려오는소리… 일어나앉았다…진정비내리는소리를안면도한적한휴양소콘도에서찾아낸것이다. 두그루서있는엄나무커다란이파리가내리는빗방울에조금씩기웃둥거리는흔들림도어렴풋이보인다.. 내어릴적고향집에서듣던그소리..빗소리… 가을비치고너무자주오고그양도많아서생활에불편함도있어서 하늘탓도했지만,한밤중멀리떨어진가로등빛만아련한아주조용한시골에서 나혼자밤잠을깨고앉아듣는소리.. 정말반갑고,옛날을다시찾은듯기쁨으로넘쳐무릎을그러앉고서 그소릴즐긴다.. 옛날로돌아감이이토록즐거운것인가.. 다른이들에게이런사실을알리면어떤느낌을가질까.. 아주,단순하고도,별것아닌자연현상을가지고그런다고할테지.. 깜깜한밤하늘에서또록또록흘러내리는추녀물잡이소리며, 톡톡톡토독..하는빗소리며,,,콩잎에,엄나무잎에떨어지는소리가다다른걸.. 이번여행에서나혼자아주소중한것을하나도로찾아냈다. 그것은옛날로다시돌아가는즐거운빗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