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짓기]쇠풀 한 망태


쇠풀한망태

여름보다더많이오고자주오는비

늘손에우산을들고강변을돈다

이젠아주자주돌아다니는한강가.

남의이목도살펴지지않는주인처럼나돈다

오늘비가많이오니어릴적습관이나를강가로몰아간다

걷기목표지점인10000보걷기타겟,올림픽대교남단강변길에오면

올림픽대교를왔다는표지로사진을한장넣는다

며칠전까진다리기둥에올라간능소화를찍었지만

철이지났는지,비바람에꽃이다떨어져나갔는지꽃송이가보이질않아

저멀리한송이피어있는데를줌으로당겨찍었지만

찍는순간에별로잘나올것같지않다는생각..

요즘카메라를늘갖고다니니사진촬영순간에

대충오는감각이있다..이사진은괜찮을거야,아니야별로야…하는식으로…


다시되돌아가는발길

시골티내기..

길가너른정원…

사람의시야에제일좋은녹색의벌판

그러나내가느끼는초록풀은좀다르다

어릴적하루한번은쇠풀(쇠꼴)한망태를베어와야

저녁밥을맘놓고먹어야했던어릴적으로돌아간다.

그시절아버진참무서웠다..

막대기나몽둥이질은아니지만아버지의말한마디나표정이무서웠다

국민학교다니면서여물쑤고외양간소를쇠마답에내매고쇠털긁기

외양간마른짚더깔아주기..마당에쇠풀널고말리기

그리고쇠풀한망태해놓고..

또있다..저녁쇠풀뜯기기


논만있는벌판이지만뚝이란뚝은온통콩심어서

쇠풀한망태하기란그리쉬운게아니었다.

오늘은어디로가서쇠풀을베지..

늘머릿속엔그생각이맴돌았다..


이태전장안동에살면서중랑천고수부지너른벌판

아내는거기에얼갈이열무를심었으면좋겠다고했고

나는그근방에저절로자란풀을보면서쇠풀로아주알맞아서

아까워했었다.


이제잠실쪽으로이사왔어도그생각은늘떠나질않는다.

한줌크게쥐고오른손으로낫으로써억벨정도가아니라

아주실하고연한풀이많아서그냥낫으로후리면되겠다싶었다.

어릴절쇠풀한망태채우려면몇시간이고이쪽저쪽남의논뚝콩을헤치면서

베어내던쇠풀…

이런데선몇번만내리후리치면금세한망태채울텐데

참말아깝다…너무좋은풀이어서…..


그때배워둔낫갈기…

엇갈았다는말을고향에선옥갈았다고한다

칼이나낫을숫돌과조금만경사지게쥐고갈아야하는데

그때경사가들쭉날쭉하면날만더버리게된다..

아버지가늘갈아주시던낫..

얼마후엔내가갈았다..

처음엔옥갈아서몇번만풀베면낫이들지않아서몹시도마음바빴던시절..

지금은아내가한꺼번에서너개씩내놓는부엌칼은내가도맡아갈아준다.

다갈은칼은날을세우고천천히엄지손바닥으로밀어보면

조금거스렁거리면서나가야제대로갈아진것이다.

매끄럽게쉽게밀어지면그것은다시갈아야한다..


장안동중랑천고수부지나,잠실정원속의여린풀더미를보면

지금도그냥지나치질못한다.

정말아까워서..

그리고..지금도쇠마답근방을어정거리면누렁소가혀를길게빼고

어서쇠풀달라고쇠마답을빙빙도는모습이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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