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그런데였다
마을앞도랑을신발벗어양손에들고
가만가만발가락으로더듬으며
보이지않는물속이어도어디쯤엔깊은데가있고
어딘가엔걸림돌이있다는걸다알고있지
동구밖엘나서면더넓게보이던논벌판
납작히엎드린초가동네가어깨를곁듯
나부작히모여있던데
꼬부랑마을길에언제든지또래들노는소리가왁자하고
뜰팡엔어르신네담배연기가피어올랐지
고향은그런데였다
떠난사람만이고향을안고가슴앓이한다
막상찾아가도아는이보다모르는이가얼굴내밀고
이미닫혀버린몇채기웃둥한집들
회색빛연륜의어른들두엇만날까
잘못길들여놓은동네처럼마음은바삐떠나라하지만
마음속고향이더그리운데였다
떠난사람만이앓는마음병이었다
가만가만발더듬이로건너가도되는마을도랑
보이지않는흙탕물속을다알고있는
고향은그런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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