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930 오늘의 일기 3장

나는아직도시골사람


–햇고추다듬는아주머니

어제강변을돌다가반정자아래에비닐깔개깔아놓고서

커다란비닐자루에마른고추를두자루담아다가고추가르는내누님또래할머니를보았다..

옆엔집안정리하는아주머니일까포대기로어린애를업고서서있었다…

시골,어렸을때보았던풍경이서울한복판한강변반텐트아래에서벌어진정경이다.

허리춤에서얼른카메라를꺼냈다.

그순간…(안돼!)하는마음의소리에내가놀랜다.

도로카메라집에넣는다..

그냥안본체걸으면서몇번을훔처보았을까..

내어릴적어머님모습에다,그옆애기를업은여인을내가동생업고있는걸로

얼른바꿔본다…뭐가마음이급해서그랬을까..

여늬때같으면주춤거리고근방에서서성이다가말을건넸을터인데…

‘햇물인가봐요,색깔도곱고,고추가실하네요…’하면서얘기의끈을풀었으리라..


이만치더걸어나오면서자칫내나름대로대화를만들다가혹시말재주가말을낳아서

저아주머니마음을흔들어놓았을것같은생각이나를더빨리떠민다..

왜,내가살아온정경을만나면,상황이그렇게바뀌면나는가슴부터뛸까..

너무반가워서접근을못하고되레더빨리거길떠나려한다면나도아직은쑥맥인가보다.

그만큼,나는도회에살아도,내가컴퓨터를하고어려운동영상촬영하고편집하고,

조그맣게글줄을써도,,,,내가슴과맘속엔시골사람이차지하고있다..


–고추말리는아내

사강처제네가서고추순따며겸사로딴붉은고추…

햇볕쫒아다니며말린다…

‘여보기왕에말리려면고추를따요’내가하는말

‘바로갈라놓으면빨리마르는게아니라썩어요..비들비들말린다음갈라야되어요’하면서

길게가르는게아니라두세번가로로성둥짜른단다..

이방법은내가여직껏보아온방법이아닌데…하며다시묻는눈매를주니

가로로자르는게덜묽어진단다(덜썩는다)

내가사과를까면뱅뱅돌려까서처음부터끊어지지않게돌려벗기지만

요즘은우선사과를2등분다시2등분하여네개로만들고그걸껍질벗기는형상처럼변한것일까…

우리가사는아파트는얼마나공간이용을효율적으로했는지,고추도토리를말려보면안다..

잠간볕을쫒아가서널어놓으면금세그늘이된다..아파트공간이무척넓어도볕이많이,

오래들어오는공간은거의없다시피한다.

그래도아내는잘찾아내는말리는자리..아파트공간에수석처리한작은수석공원..

벤치서너개놓고풍경산수화처럼노송몇그루,흰색과검은색이겹겹켜로쌓인수석으로장식한소공원..

거기가아내가아주좋아하는볕이다..고추말리고,도토리말리고,,,

작년인가는커다란화분에배추두포기를길렀었다…

저녁에그고추를담아서되가저오는당번은나…

몇줌소쿠리에담다가핸드폰카메라로찍었다..아무래도흔하지않은정경이기에…


–곰국과호박잎쌈

내가내장과양을좋아하는걸아는아내는곧잘가락시장에간다…

보통재래시장에서도소고기그런부위는팔지도않아서아예아내는가락시장에간다

며느리가오는날은이러저러한방법으로손질하고더운물로살작울그고

양념은무얼넣고어찌어찌조리하라…고선생님이된다…

언젠가는허파를공짜로엄청얻어와서조리해서먹었는데…

어라,공짜는역시,공짜…많이먹어서그런가맛이줄었었다..

아내얼굴바라보며..공짜는역시공짜야…하는표정을읽게해줬다.

오늘저녁밥상은진주성찬이다…곰국이자릴잡았고

청평아우네서뜯은호박잎…거친껍질을살짝벗겨서보내왔다..

호박잎과강된장…이정도만생각해도침이도는나..엄청좋아하는정도가아니다..

거기에다우렁된장찌개만더있으면…임금님수랏상보다더낫지…

오늘은애호박찌개를거의비운상태…

나혼자만맛있다는세상으로살면나도어쩔수없는어둑사니일게다..


도회에살고커다란아파트에살고승용차내나름대로아주좋은소나타타고

캠코더들고이리서시오.저쪽처다보세요..온갖횡포를다부려도

나는아직도시골사람이다..강된장에호박잎싸서먹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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