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시간짜리거북이걷기..남한산성
아내는일찍고교동창끼리남도여행가느라아침밥차려먹기는나의몫.
기분이괜히쫄아든다이런날집에있으면쫄아드는생각만하지
안돼,바꿔야해…하면서첫전화고향친구..
새벽이지만어디를가나보다'(조용하게)어딜간다’고..
내가전화받았으면’부여다지리산이다’라고말하겠지만
그친구는'(그저)나지금어디가고있어..’.한다..
답답했지만아침부터벅벅거리며어디가느냐고묻기도그래서전화를놓다.
그냥가자..아내도없는데혼자등산준비…
내일이토요일이니은행에서30만원현금찾아속주머니에넣고
1단지앞버스정류장에마천동가는버스를기다린다.
친구황이여기에서버스타면한번에간다는데,,
아니시내에서오면서그친구와내가함께내린적이여러번..
반달전인가버스노선조정에서잠실까지로줄였구나.
롯데백화점까지두정거장가서환승…
마천동들어서자버스는요리빙글저리빙글참많이도이리저리오고간다.
김밥사다..솥에서퍼서그자리에서말아준다.기분이좋다..
언젠가친구들김밥사먹고배앓이한적이있어서김밥사는걸별로…
김이풀풀나는전기밥솥에서퍼서김밥을말아주니안먹던계란도두개샀다.
이계란은비상용이었는데,집에온지금도배낭안에그대로있다.
물한병,커다란봉지에들은(중국산인듯한)밀크캐러멜,그리고귤2천원어치사다..
집에서가저온사과두개까지합치면대단한준비가되겠다..
캠코더무게도만만치않다.
다른사람보다걷기속도를절반으로줄였다..
나혼자이고..마지막산행이었던관악산경험때문에더더욱속으론마음쓴다.
절대오버페이스..금지…
거북이가소풍가는게아니라민달팽이가소풍가듯한다..
그래도성곽바로앞은바위비탈길에경사급하다..땀이난다..
여직껏천천히걸었더니덥기만할뿐,땀은안났었다.
등산점퍼를벗어서배낭에넣고쉬엄쉬엄올라간다.
오직나혼자만의싸움이다..내가그냥돌아가도누군가가말을하지않을것이고..
또기운차게팍팍걸어도누가박수칠리도없다..
오직나혼자결정하고그걸지키고행할뿐이다.
집에있으면모든게마누라책임으로밀어붙였던나.그래서며칠전…
남쪽성곽완주할까,아니면?
오르면서내내오늘할일을따저본다.
일단암문으로성곽을통과한다.남한산성여러군데에암문이있다…
적의눈에안보이게샛구멍으로성안과밖을나가게할수있는작은지하통로..
몸이우람한사람이라면꽉찰듯한통로.
성곽통과하면서잠시계획이마구바뀐다..우선수어장대는다녀가야잖어..
이래서수어장대스냅과동영상으로몇번촬영한다..
젊은이에게카메라건네주고나의멋진모습을곁들인건물전체넣기사진도찍었다..
애개…사람이콩알만하다..그럼그렇지..
앗다.그아줌마들…둘..화단에마주보고앉아거기서점심요기하며커피드는데
대충들고일어나시지…사진속에아니넣으려니이상한촬영처럼마음부담…
눈한번흘겨줬음..하다가그냥내려와수어장대뒤편공간…
막걸리벤치여기저기에점심먹는이들..그리고그빈공간(마당이라는표현이낫겠다)
구석여기저기에또여러무리..그들도점심식사중…
이젠햇살이음지보다훨씬낫다
나는맘편히가장가운데펑퍼짐하게두다리벌리고깔개도없이앉다.
김밥과단무지를어석어석씹는다.김밥정말맛있네..
단무지씹는소리가하늘로날아올라온세상에들렸으리라..
사과네토막으로내어먹고빈벤치에캠코더놓고
마당한가운데앉아밥먹는나를찍고,
스냅카메라로타이머작동시키고사진도찍다..
주위사람들..뭐이상한사람다있네..그럴지도모르지..그러거나말거나
점심맛있게먹고먹다만사과를들고서먹으며카메라계속촬영..
그래시계방향..오늘은시계방향으로북쪽성곽완전히돌기다…
결정이나자천천히걷고사진찍었다…
서문근방단풍이하도빨개서이리저리여러번촬영..
그근방에있던사람들이처다보았을건뻔한일..
남한산성에만있을까..내가좋아하는산국이온성곽에모두노랗게피었다..
많아도이만저만…기분이날아간다..딱한가지품종으로성곽바깥에..
돌아본성곽모두.산국이같은위치에자라서꽃을피웠다..
이렇게성곽을관리식재했나보다
밝은날씨,하얀성벽그리고노랑들국화
내발치정도될틈서리에그렇게엄청많이길러놨다…
아주좋아하는들국화..산국….지금한창이다..
서울시내도한번찰칵,산성안의노랗고빨간단풍찰칵..
성곽길꼬부랑길앞서가는이들이보이면또찰칵…
곡선의아름다움과멀리길떠나는의미가덧붙여지니…
북문쪽암문이끝나면오른쪽엔내리막길아스팔트가보이고
더는아스팔트길은없다..
여러번왔던옛날엔이길로중앙로터리쪽으로나가서여행을끝냈었다.
내짐작으로3/4은걸었지…
내마음의종점은동문.(하남광주에서자동차로들어오는지점).
거기서아스팔트길걸어서성남쪽버스를타던가기운이좀더남았으면
아까처음통과했던마천동쪽암문으로나가서마천동으로가리라했다..
허나이건모를일..
아스팔트내림길이시야에서사라지면서동으로남으로성곽을쫒아계속걷다..
길은야산내리막일줄알았는데,높았다가낮았다가멀고
바닥돌에넘어지면사고가날정도로길도거칠다..
가도가도끝이안보인다..산악자전거동호인들에게물었다..
하남,광주쪽에서버스들어오는길아직멀었나요..하고물으니
젊은이한사람이
‘이거어떻게답하지…하며절있는쪽말인가요..조금더가면되지요..자전거로10분’
‘여보시오,,,내시골말로쬐끔만더가유…’하는게낫겠다..서로웃긴웃었는데
길상태나거리나웃을일은아니다..시큰거리는왼쪽발목…
이거완전히나혼자고립되었는데…
원,나도왕고집이지,속도만아니냈을뿐식사하는시간20분만빼곤계속걷는거…
계단없는급한내리막길이장경사(?)절까지오기전길모양이다…
이제정말단풍의맛이난다..성곽밖으로보이는산도온통단풍의산이요
내곁의성곽안단풍은기울어진햇살에더더욱요염할지경이다..
길도험하고단풍은좋고,시간도많이지났다..
내내사용하던미니디카..바테리떨어졌다고정지한다..
이제부턴캠코더가촬영모두를맡는다.
나혼자만의걷기계속
가끔은한,두무리가오고가고하지만확줄어든산행하는이들
왠젊은이한쌍이걸어나있는쪽으로걸어올라온다.
‘힐신고서이길못갑니다..나는운동화인데도힘들지요…’
(심뽀사나우면그냥가라고더부추겼을까)하여간그길은
운동화를신어도오르고내려가기가아주힘든경사에돌팍길이다…
그래도젊은이가보였다는건절이가까웠다는증거…
절뒷산의단풍은참좋다.빨갛고노랗고..
또,실수…절까지왔으면다내려온걸로알았는데..왠걸…
여기서도급한경사,계단작업을아니해놓은데가있다..
비탈길에돌이툭툭튀어나왔지,비탈길이지,미끄럽지
정말산행을한다
절로통하는아스팔트대로변을일부러피하고
오늘처음부터맘먹은대로성곽길로줄곧다니니힘은더든다..
절오기전까지는비탈길에다가인적도없다..조금무섭다.
제일힘든코스이다..이때는단풍을볼마음여유가없다.
성곽틈으로바로아래를바라보니..와…낭떨어지..
어떻게이런지형을찾아냈고,이런데다가성곽을축조했을까.
감탄이다..
절에서성곽따라힘든길조금더걸으니조금씩길이넓어진다.
아주낭떨어지에축조한성곽은계속된다.
이래저래동문
옛날아내와내가장모님모시고라면끓여점심식사했던동문앞작은터
다시자동차다니는아스팔트길걸어서중앙로터리쪽으로
성남가는9번버스를보는순간마천동으로내려가려던계획을확뒤짚는다.
내가나를또속인다.냉큼버스에오른다..
아무준비도하지않고
혼자서…지난번등산에서그리도혼쭐났건만..
아무사고없이집에도착하니자연스레성호가그어진다.
하느님보호해주셔서감사합니다….
이번산행에서
1.성곽의산국이아주좋다
2.장경사주위의성곽돌기는거친돌길이며힘들다..
산행의맛을즐긴다..단풍이제일좋다
3.서문에서수어장대를제외하고,북쪽성곽을다돌았다..처음있는일이다.
4.성곽의축조기술,위치선정…걸어보니그참맛을알겠다.
그리고
1.최초사진이11:18산성오르기7부능선이다.인가가끝난데가9:58
2.최후사진은16:40캠코더사진…그리고30분여버스타는데까지걷기
3.오전10시부터오후5시까지산행…7시간산행
4.외골수로성곽옆에좋은길이있어도오직성곽담벼락길만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