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고향 새벽이
일찍일어나석유등잔에불을켜지도않은채
뒤란쪽으로나있는미닫이작은창…
내어린손반뼘만큼네모가연달아나무틀로꽉짜여진그창문…
엄니한테혼나면서도바늘로구멍을내면
‘뽁’소리가나면서바늘이창호지를뚫고나가는게재미가있었다..
그바늘구멍으로밖을내다본다..한쪽눈만창호지그바늘구멍에바짝대고..
어둠에걷히지않은겨울이른아침은아무것도보이는게없다..
희끄무레하게보이는장독대의쌓인눈…
아직도하늘에몇개남아있는별
조금답답하니미닫이문을조금열고울타리넘어들판을언듯바라본다.
저멀리윗말이자리할거기에도등불은없다..
아직이부자리속에있는형동생누이생각하여얼른문을닫는다
그새찬바람이몰려와목화양발대충신은내발이시렵다..
언듯내어릴적새벽고향마을에마음으로다녀왔다.
형광등을끄고후래쉬잠금으로창으로내다보며
그냥찍어본이아침불빛이다..
등불을마음속에대신켜봐도
이서울의새벽은마음속에서춥다..외롭다..
나이가이리도많은데도고향은어릴적이고향이어야하고
바늘구멍으로내다본뒤란장독대며아직도스러지지않은몇몇별이보인다.
그리고저건너동네에어딘가에는등불하나켜있기를기다리는마음이다.
이나이에도어릴적고향이,어둔아침녁고향집이……
11010806:41서울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