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기사] 통 큰 빵집
[Why]프랜차이즈에울었던동네빵집’통큰빵’으로재래시장서웃다
  • 석남준기자namjun@chosun.com기자의다른기사보기
  • 허성훈인턴기자(서울대독어독문4)기자의다른기사보기
    • 입력:2011.02.1203:02/수정:2011.02.1307:12

    지난7일오후6시쯤서울동작구사당동에있는재래시장(남성시장).시장중심골목에있는한빵집이장을보러나온사람들의발길을잡았다.제빵기계와각종재료들이한눈에보일정도로작은빵집에는유리창과문이없는대신가판대(가로4m·세로1.5m)가놓여있었다.그위에는소보로빵,단팥빵,크림빵,롤케이크등이빼곡히깔려있었다.30여분동안40명의손님이이빵집을찾았고,3명을제외한모든손님들은빵이가득든비닐봉지를들고돌아갔다.

    IMF외환위기이후빵집은퇴직자들의인기창업아이템중하나였다.직접빵을만들어파는빵집이동네마다생겼다.동네서점과수퍼마켓이그러했듯빵집시장에도대형프랜차이즈업체가앞다퉈진출하며동네빵집은점차설자리를잃고하나둘씩없어지기시작했다.2007년2427개였던대표적인두프랜차이즈빵집가맹점수는해를거듭하며급속히늘어지난해에는4000개를넘었고전체빵집에서차지하는비중은26%를돌파했다.

    8일오후6시쯤서울사당동남성시장의한빵집에서손님들이5개에2000원인빵을고르고있다./허성훈인턴기자

    대기업의프랜차이즈빵집이동네곳곳으로침투하는동안동네빵집을대신해재래시장에문을연시장빵집도늘고있다.대한제과협회정일석사무총장은"프랜차이즈빵집이하나생기면주변동네빵집2~3개가문을닫는다"며"프랜차이즈빵집이급속하게확산되는동시에문을닫은동네빵집주인중일부가활로를모색하기위해시장에빵집을열었다"고했다.대한제과협회는전국에300여개의시장빵집이있다고추산하고있다.

    프랜차이즈빵집이빵과케이크,음료수,아이스크림등다양한상품을판매하는것과달리시장빵집은나이와관계없이선호도가높은소보로빵,단팥빵,크림빵등의10여가지빵만을직접반죽하고구워서판다.일종의’선택과집중’전략이다.한시장빵집주인은"재래시장을이용하는서민들이붕어빵,떡볶이를사듯빵을사간다"며"프랜차이즈잡아먹을수있는게시장빵이란말도있다"고했다.경기안양의한시장빵집에서일하는이모(50)씨는"하루매출이150만원정도다.점포비와재료값을뺀순이익은월1500만원정도된다"고했다.

    시장빵집의가장큰무기는바로저렴한가격.유명프랜차이즈빵집보다절반이상저렴한가격으로주머니가가벼운손님들을유혹한다.한주부는"프랜차이즈빵집에서빵하나살돈으로시장빵집에선빵3개를살수있어시장빵집을자주찾는다"고했다.프랜차이즈빵집과달리내부장식이없고최소한의제빵기계만구비해판매가를낮출수있다.시장빵집은통상빵을낱개로구입할경우500원,5개를살경우2000원에판매한다.네티즌들이시장빵을한대형마트에서팔았던’통큰치킨’에비유해’통큰빵’이라고부르는이유다.한시장빵집주인천모(43)씨는"프랜차이즈빵집과붙어서이기려면싸게많이파는수밖에없다.박리다매전략이다"고했다.

    지난해크리스마스를앞두고터진’쥐식빵’사건으로제빵업계는타격을입었다.업계관계자는"쥐식빵사건으로업체들은주문이취소되고,판매가줄어들어크리스마스대목을즐기지못했다"고했다.이에반해시장빵집주인들은한입으로"쥐식빵사건이아무런영향을주지않았다"고했다.경기수원의주부최모(44)씨는"시장에서만날보는사람은믿을수있기때문에시장빵집을찾는다"고했다.

    시장빵집은맛에도자신감을보였다.한시장빵집주인김모(40)씨는"전국재래시장웬만한곳에는빵집이다있다.값도중요하지만맛있어야손님이찾기때문에늘연구한다"고했다.또다른시장빵집주인은"프랜차이즈빵집보다저렴한버터를사용하지만,하나하나손으로만들어빵맛이신선하다"고했다.서울사당동에사는주부이모(40)씨는"맛이없다면시장빵을사지않을것이다.시장빵집마다잘하는빵이있어,그빵만골라사면프랜차이즈빵집에갈이유가없다"고했다.

    조선닷컴11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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