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인의 캠코더

어느노인의캠코더

3월어느날친구네혼사에참석하여식사를끝내고커피짬..

그예식장에딸린식당안에는자동커피판매대가중간층베란다에있었다.

커피를빼어들고빈의자자리를찾았으나빈자리가없다.

베란다안전벽쪽에반쯤기대어햇볕쬐며마시는커피..

다른혼사손님들..한복차림의안노인들이더많이섞인가족..

그가족을향해프로코더가향하고있었다..키가커다란나이많은노인이촬영중이다.

언듯뜨인그광경에시선을모았다…아주조용하게카메라패닝도없이조금촬영하고

다시내리고…다른손님이합세하면아까와똑같은동작..

그리고가끔은위치를바꾸고조용히짧게다시촬영.

‘대단하십니다.(그연세에비디오촬영을하시다니)’

들었을까,못들었을까…나를향한눈초리도,어떤움직임이없이

그노인은하던그모습대로그냥계속한다.

안보는척,여러번그노인을바라보았다…


어제.거의한시간가까이풍물놀이를촬영하였다.

며칠전농악을촬영하였기에내맘속의감흥은좀줄어든상태..

이번엔가운데복도로따저서한차례뒤로올라앉았다.

지난강릉농악땐등장인물이많으니마당을넓게써서내카메라에영상이넘첬다..

전신이다들어가질않았다..

그래서이번엔층계수로아마열계단을뒤로나앉았다.


북공연이많다..농악놀이도있었다…북공연이차지하는비중이더컸다.

변화있는장면이모자란다..북은볼륨큰소리와함께북두드리는손과팔의역동성이

강조되어야할화면.

줌으로당겼다밀었다하는단순변화..그리고확대한채로패닝..

그런나의기능활용도역시나한계에부딛친다..

캠코더를들고북두드리는이들과같은축에서서

일사불란한북채와손과팔의움직임을넣어야하는데.꽉찬관객석..

자리를박차고일어나서돌아다니며촬영한다는것은바랄수없는일이다..


얼마나지났을까.

노인한분이트라이포드에캠코더를달고서내가자리잡은작은가로복도와

위아래로나있는수직복도(?)가운데자릴잡는다..

작은배낭도메고,통로에지나다니는이들이건드릴까봐,아예트라이포드를잡고있다.

그렇게그노인은내내조용히앉아있었다…


이동하고휴대하기편하다는이유로트라이포드를챙기지않는나..

당연히화면이흔들린다…

아직도카메라를동영상촬영하니움직여도된다는생각을지우지못하는나.

그래서당기고밀고좌우로돌리고….

오늘아침새벽6시에한시간예약녹화한교육방송

거기에1인자라는내용이담겨있다…석공…

아마외주를준작품이리라..카메라워킹을보았다…

얼굴표정잡느라,만드는석상의입체감을잡으랴촬영하는이들도나름대로

고민한흔적이보인다.

카메라움직이지말아야지,표정은잡아내야지…

내가그장면을찍었다면아마화면이이리저리흔들려정신없으리라..

지난주걸어서세계속으로..거기엔멕시코서쪽길다란반도를찾아간다..

여성PD가책임자.촬영도하고연출도하고직접출연도한다.

내가말하고싶은건,그처럼안정된화면과진행상태…

웹에들어가서짧은칭찬이라도해야겠다…하고생각하다가…시간이지났다.

그래.

내마음부터안정하고…잡은카메라도안정되고…

그다음엔시간을조금은길게넣어서편집하자..

어제영상은그냥촬영연습으로끝날것이다..

카메라를잡은두노인이떠오르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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