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모든것을말하다-전민조의새책사진전,사진책,사진가
2011.11.2815:24조회905추천3채승우|블로그원문보기
동아일보사진기자이셨던전민조선생이얼마전새책을냈습니다.<사진이모든것을말해주었다.>입니다.참으로입이떡벌어지는책이더군요.동서고금의유명인들이사진에관련해서한말들을모은책인데,등장인물의숫자가688이고그들의한두마디씩1000여문장을모았습니다.책의두께가보는이의기선을제압합니다.
전민조선생이각등장인물에대해친절한설명을달아준덕분에사람이야기를듣는것도재미있습니다.하지만,등장인물에대한설명에도불구하고,짧은한마디만을보고그가어떤맥락에서이런이야기를했는지는알수없습니다.게다가책의구성순서가시대순이나사건순이아닌것도아쉽습니다.등장인물을가나다순으로늘어놓아그이야기가나온시대적분위기가어떤것인지추측해보기가어렵습니다.
저는남의글이나말을인용한다는것은매우주의를요하는일이라는생각을합니다.달랑한구절의말만가지고그의전체뜻과다르게사용되는경우를종종보았기때문입니다.그래서이‘한마디’모음역시보기에조심스런책이었습니다.
예를들어,프랑스의소설가에밀졸라는이런이야기를합니다.“어떤대상을사진으로찍어보기전에는그대상을진정으로봤다고말할수없다.”사실주의소설가였던에밀졸라가말하는‘진정으로본다는것’은무엇일지궁금하기만합니다.
20세기초반의모홀리나기는‘카메라는시야의개방을위한도구이다.’라고말했지만,20세기말헨렌레빗은‘사진은보는능력을막는수단이다.’라고말합니다.
또매그넘의사진가였던조지로저는“나는종군기자로활동하면서실제로폭격기나소총또는탱크로할수있는것보다훨씬많은일을나의카메라가해냈다고자부한다.”라고말했습니다.세계가전쟁을겪던시절할수있을법한이야기입니다.하지만,많은사람들이조지로저에반대되는의미의말을합니다.
어쩌면,처음부터이렇게많은사람들이사진에대해한마디씩했다는것은,아무나한마디씩한것에가깝다는것이며이는곧아무말도듣지못한것과같은것일지도모릅니다.
그런데,이런혼란속에서두꺼운책을한페이지씩넘기는동안,조금씩내눈길을끄는말들이있었습니다.그렇게밑줄을그어놓거나,페이지의한쪽을접어놓은것들을모아놓으니,그글들은유명인들이사진을어떻게생각하는지에대한것이아니라,내가사진을어떻게생각하는지에대한글이되어있었습니다.
제가밑줄을그은구절들은이런것들입니다.
‘나는<라이프>를지독하게경멸했다.사진의시작과중간,결말이있는구성이혐오스러웠다.’-로버트프랭크
‘최근사건들을기록하면서전세계를휘젓고다니는모든젊은사진가들은자신들이죽음의사자라는사실을모른다.’-롤랑바르트
‘사진의사명은인간에게인간을설명하며,자기자신을설명하는것이다.’-에드워드스타이켄
‘사진을찍는다는것은정말못된짓같다는생각이늘드는데,내가좋아하는것중하나가바로못된짓이다.’-다이안아버스
이책에는심각한사진론이야기만있는것은아닙니다.사진과관련된여러가지말들이있습니다.로만폴란스키는미국에서소녀를강간한혐의로50년형을받고프랑스로도망갑니다.폴란스키가소녀를꼬실때,그녀의어머니에게한말도수집되어있습니다.
“프랑스의유명한잡지<보그>에제공할사진을찍을생각이다.함께오지말고딸만혼자보내라.”-로만폴란스키
재미있는책입니다.이방대한분량의말들을어떻게모았는지정말궁금합니다.전민조선생을만나면꼭물어봐야겠습니다.
/채승우rainman@chosun.com
조선닷컴11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