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100세 시대, 내 인생 한번 더]<상> 노인끼리도 세대차이 확연
동아닷컴2011-12-31
65∼74세는‘청년’…두번째생업찾기는선택아닌필수
《수명이길어졌다.그리고노인이달라졌다.2050년한국인의기대수명은남성은85.1세,여성은89.3세.지금50세라면남성은35년,여성은39년을더살수있는셈이다.노인인구도500만명을넘어섰다.이젠65세이상을똑같은노인이라일컫기어렵다.본보가1998년과2008년‘노인실태조사’를분석한결과노인은청년기,중년기,노년기로다시세대분화를하고있었다.세대별특성도뚜렷했다.65세이후또한번의인생을시작하는‘두인생체제’가도래한것이다.》

#36년간교사로일하다2007년퇴직한한용섭씨(68·광주·사진).일할만큼했으니등산이나여행을즐길생각이었다.그러나지금까지일한시간만큼남은인생도길어보였다.의학전문대학원에다니는막내딸의비싼학비도짐이됐다.한씨는지난해부터광주고용센터에서취업지원상담원으로매일5시간씩일한다.막무가내민원인도‘내자식이려니’생각하며이해하려한다.업무평가가좋아재계약에성공해올해도일을계속할예정이다.월수입은50만∼60만원정도.

“생활이어렵지는않지만돈쓸곳도많고….일을해야천천히늙잖아요.”

#아들둘,딸둘을둔곽연임씨(85·서울강남구).남편과일찍사별하고30년전전남강진에서상경했다.막내딸가족과지금껏같이살며손자,손녀를키웠다.외로움을달래려고매일아침동네노인정에가서또래할머니들과어울리다가오후4시에집에온다.

노인정에서점심식사만들기를돕고용돈을벌기도한다.소득이라곤월9만원의기초노령연금이전부다.집과노인정을걸어서오갈만큼건강하다.저녁에는온가족이모여밥을먹는다.

“지금삶이어떠냐고?만족스럽지.큰돈이야없지만자식들이잘해주니까….”노인끼리도세대차이가난다.본보가보건복지부의‘2008년노인실태조사’자료를3개집단(65∼74세,75∼84세,85세이상)으로분류해분석한결과다.노인실태조사는3년마다실시되며2008년조사가가장최근에이뤄졌다.

이른바‘100세시대’에는인생주기가한바퀴더돈다.제1인생을청년기,중년기,장년기로나눈다면제2인생또한청년노인(65∼74세)중년노인(75∼84세)노년노인(85세이상)으로나눌수있다.제2인생의시동을거는청년노인이가장활동적이었다.중년노인은소득이줄고건강도나빠지면서고달파졌다.인생을마무리하는노년노인은삶에만족했다.

김용하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은“청년기,중년기,노년기로만분류하는방식은100세시대에는유효하지않다.노년기가세대별로분화했음을이해해야초고령사회를제대로준비할수있다”고말했다.

청년노인의36.5%는일을하고있었다.이비율은중년노인이되면19.4%로,노년노인이되면7.6%로뚝떨어졌다.그러나연령과상관없이모든노인의80∼90%가일을하고싶어했다.일을하는이유는‘돈이필요해서’가첫번째였다.박홍민삼성생명퇴직연금연구소상무는“한국은대학,군대등의이유로직장생활은늦게시작하는반면에은퇴는외국보다빠르다.자녀독립도늦어지고있어노인일자리가필요하다”고말했다.

청년노인은활발한사회생활을여전히바라고있었다.단체활동참여율이80%를넘었고,11.6%는자원봉사경험이있었다.27.4%는평생교육을원했다.

청년노인의월평균소득은50만원이하부터100만∼200만원까지골고루분포해있었다.중년노인이되면50만원미만이37.6%,노년노인이되면37.3%로전반적으로소득이줄어들었다.다만소득에대한주관적만족도는노년노인이26.5%로가장높았다.지출할곳이줄어들었거나삶을긍정적으로바라보기때문인것으로분석된다.

이‘말년의긍정에너지’는건강에도영향을미치고있었다.스스로건강하다고생각한다는응답은청년노인이28.2%로가장높았다.다만중년노인(16.4%)보다노년노인(19.1%)이더높았던것은긍정에너지때문인것으로분석된다.반면삶에대한만족도는청년노인일수록낮았다.김혜숙아주대심리학과교수는“청년노인일수록남은생에대한기대치가높아삶에대한만족도가낮다”고말했다.

긍정에너지를가졌지만노년노인은정서적으로는외로움을호소했다.배우자와사별하거나사회활동이줄어들면서인적네트워크가청년노인의절반으로줄어들었기때문이다.

우경임기자woohaha@donga.com  

▼“자식도움없이당당하게살아가겠다”▼

75세이상‘자립형노인’18%→47%크게늘어

곽연임씨(85·앞줄왼쪽)는매일오전9시경로당에가서오후4시까지친구들과어울려논다.29일서울강남구수서동한아름아파트경로당에서곽씨와노인들이활짝웃으며만세동작을하고있다.양회성기자yohan@donga.com

10년전과비교해노인들은어떤점이얼마나달라졌을까.보건사회연구원이발간한‘1998년전국노인생활실태및복지욕구조사’와보건복지부가발간한‘2008년도노인실태조사’를통해비교해봤다.

자식에게경제적으로의존하지않는노인이늘었다.자식의도움없이자신의소득만으로살아간다는65∼74세노인은1998년40.2%에서2008년53.3%로늘었다.75세이상노인의경우는18%에서46.9%로2배가까이늘었다.그러나일하는노인의비율은별로늘지않았다.1998년에65∼74세노인의35.1%가일을하고있다고응답했는데2008년에도36.5%로큰변화가없었다.오히려75세이상노인중일하는비율은16.3%에서13.5%로줄었다.

일을하는이유가돈이필요해서라는노인이증가했다.1998년엔65∼74세의일하는노인중67.3%가돈이필요해서일을한다고응답했다.이비율은2008년엔90.6%로늘었다.75세이상의경우에도60.3%에서78.4%로늘었다.

오영희보건사회연구원부연구위원은“옛날에는노인들이주로시골에서농·어업에종사했기때문에70,80대가돼도일을하는경우가많았다”며“그러나도시화가진행되며시골에서일하는노인이줄었기때문에일하는노인의비율이줄어든것으로볼수있다”고설명했다.

외부활동을하는노인은크게늘었다.사교활동에참여한다고응답한65∼74세노인은34.2%에서60.1%로증가했다.75세이상노인의경우14.3%에서39.9%로2배가까이늘었다.봉사단체에서활동하는65∼74세노인도0.7%에서3.2%로4배가까이급증했다.

공부에대한열의가있는노인도많아졌다.1998년엔65∼74세노인중16.5%가평생교육을희망한다고응답했지만2008년엔27.4%가희망한다고응답했다.75세이상에서평생교육을희망한다는비율도8.2%에서11.4%로늘었다.타인의도움없이일상생활을할수있다는노인의비율역시높아졌다.노인들이많이건강해진것이다.혼자가게에다녀올수있다고응답한65∼74세노인은76.3%에서92.9%로증가했다.혼자대중교통을이용할수있다는65∼74세노인도69.3%에서91.2%로늘었다.65∼74세노인10명중9명은혼자서외출을할수있게된셈이다.

이샘물기자evey@donga.com  

■전국1만2567가구대상조사

보건복지부의2008년‘노인실태조사’자료를활용했다.계명대산학협력단이복지부의의뢰를받아전국1만2567가구의노인과그자녀를대상으로실시한조사다.이자료에서따로만65세이상노인이있는1만517가구를추렸다.65∼74세,75∼84세,85세이상의세집단으로분류한뒤△경제적상태및일자리△건강과여가△가족및사회관계의특성을분석했다.

10년동안의변화를확인하기위해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1998년‘노인실태조사’자료도활용했다.이는157개표본지역을추출해9355가구,65세이상노인2535명을대상으로조사한것이다.다만이자료는75세이상을세분하지않았다.따라서85세이상집단은따로비교할수없는한계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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