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커지는 사법 불신

소통담쌓은채"판결믿어라"강요…’불신의늪’빠진사법부

[커지는사법불신]■부러진화살에곽노현재판까지’몸살’


  • 남상욱기자thoth@hk.co.kr
    정재호기자next88@hk.co.kr

  • 최근법원의판결에불만을품은집단행동이잇따르는등사법불신이커지고있다.사진은서울서초동대법원청사.김주성기자poem@hk.co.kr

    여전한권위주의
    법정기록공개꺼리고판결문조차불성실

    재판절차불복제도없어
    증거·증인채택불복못해,독일은판결도헌재제소

    스스로권위깎아먹기도
    과거’사법살인’원죄에최근판사들SNS설화까지

    사법부의가장큰버팀목은판결에대한국민의신뢰다.하지만최근들어이러한버팀목이송두리째흔들리는현상이벌어지고있다.

    ‘나꼼수’정봉주전민주당의원의명예훼손,곽노현서울시교육감선거법위반등정치사건은물론이고영화’도가니”부러진화살’파문등에서보듯,일반형사사건까지재판부판결을배척하는일이부지기수로생기고있는것이다.이러한불신풍조는시위나계란투척같은물리적실력행사나영화소설등감성적수단을통해확대재생산되는분위기다.심지어사법부권위를더욱존중해야할검찰마저도’화성인판결’이라고조롱하는판이다.판결은법률과증거에입각한법관의양심에따라내려진다는데왜갈수록불신이팽배해지고있는것일까.

    우선권위주의시대이후로여전히고압적인재판부자세가문제라는지적이많다.’판결을무조건믿고승복하라’는강요앞에서’사법부는아직도우리편이아니구나’라고생각한다는것이다.검사출신의금태섭변호사는"무죄변론을하려는변호사한테오히려피고인에게죄의인정을설득하라고권하는판사가과연자신의판단을피고인에게납득시킬생각이있는지궁금하다"고지적했다.

    최근공판중심주의(구술중심주의)도입으로많은변화가생기고있지만여전히법정기록공개는고사하고판결문조차불성실한경우가많다.이는재판부의판단에법적잣대외외부요인이작용한것이라는의혹을갖게하는이유다.강재섭부산대법학교육대학원원장은"자신에게불리한결과가나오면당사자로서는과정이나이유까지정확히알아야납득할수있다.증거조사나채택등재판부의판단을알려주는측면에서판사가판결문이라도세부적으로쓰는데공을들였는지반성해야한다"고말했다.

    재판절차에대한불복절차가없다는점도큰몫을차지한다.법률에대한위헌성여부는헌법재판소를통해판단을받고,법원판결에대해서는’다시금재판을받을수있는’심급제를이용할수있다.하지만’부러진화살’의김명호전교수처럼재판증거와증인채택에있어’알아서판단하겠다’는판사의말에불복하는당사자를구제할제도가없다.김갑배전대한변협법제이사(변호사)는"법률해석은법관의전권이고,증거판단역시판사의자유심증이라는이유로구제의길을막아버렸다.당연히제도권밖에서영화를만들거나시위를할수밖에없는것"이라고분석했다.반면판결자체에대해헌법재판소제소가가능한독일등외국의경우에는다양한구제수단이있다.

    물론정치사건의경우보수ㆍ진보,좌우세력과언론들이판결을입맛대로이용해불신을조장하는술수가작용하기는한다.하지만죽산조봉암선생과1975년인혁당재건위사건연루자에대한사형선고등소위정치권력에부합해’사법살인’을저지른사법부의원죄역시무시할수없다.여기에다최근에는인터넷과SNS를통해판사들이정치편향성을드러내거나’시정잡배나씀직한비아냥’으로스스로권위를깎아먹는일까지벌어지고있다.

    한상희건국대법학전문대학원교수는"사법부는아직자신들의논리와판단의기준을가지고이를국민들에게설명한다거나납득을구한적이없다.지금이라도신뢰회복을위한소통기구라도제대로만들어야할것"이라고제안했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